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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칩4’ 참여 당위와 對中 협력 지렛대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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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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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교 /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통상교섭위원회 민간위원장

   
 

지난 5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첫 아시아 순방지로 삼성전자를 선택한 것은 자국 내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미국 행정부의 의지 표현이었다.

반도체는 생산 공정이 국제적으로 분화된 대표적인 산업이다. 설계는 주로 미국 기업이, 장비는 미국·일본·유럽이, 생산은 한국과 대만 기업이 담당하는 구조로 돼 있다. 가전과 자동차에 사용되는 범용 반도체 생산도 중요하지만, 첨단무기·인공위성·인공지능(AI) 등에 필수적인 최첨단 반도체는 세계 최고의 설계·생산기술·물질·제조장비와 소프트웨어를 필요로 한다.

지난해 미국은 한국·일본·대만에 ‘칩4’ 반도체 동맹을 제안했다. 우리나라로서는 한·미·일 3국 간 반도체 동맹이 최적이지만, 미국은 세계 1위의 파운드리 업체인 TSMC를 붙들고 싶을 것이다. 전임 문재인 정부에서는 반도체 동맹 제안에 대해 시간을 끌며 사실상 거부한 반면, 일본과 대만은 미국과 협력하기로 했다. 중국과의 관계를 우려한 판단이었을 것이다.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의 25% 이상이 중국으로 향하고 있어 내키지 않았을 것이다.

미국이 추구하는 반도체 동맹은 정권을 넘어선 초당적 산업정책이면서 국가안보정책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이던 2018년 미국은 AI가 향후 세계질서의 게임체인저가 될 것으로 판단, 초당적 위원회인 인공지능국가안보위원회(NSCAI) 설립을 국방수권법(NDAA)에 반영했다. 위원회 명칭에서 보듯이 최첨단 반도체가 적용되는 AI를 국가안보에 직결시킨 것이다.

2021년 3월 발표된 NSCAI 최종 보고서는 미국 내 반도체 생산 기반 확충을 제안했다. AI는 크게 소프트웨어와 이를 실현할 컴퓨팅 설비로 나눌 수 있는데, 소프트웨어는 미국이 최강이므로 문제가 없고, 첨단 반도체는 설계와 장비 부문 외 다른 공정은 유럽과 동아시아가 선점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임 트럼프의 정책 다수를 지웠지만, 대중국 정책과 국가안보 정책은 계승하거나 더 강화했다. NSCAI 보고서 발표 1개월 후 백악관에서 반도체 회의를 열었고, 미국의 기술·장비·소프트웨어가 일정 수준 이상 포함된 반도체 관련 품목과 서비스의 국제 이전에 대한 수출통제와 외국인 직접투자 심사를 강화했다. 네덜란드 ASML의 극자외선(EUV) 첨단 반도체 장비 수출을 사실상 미국이 결정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미국은 오는 8월 말까지 반도체 동맹 참여 여부를 결정하도록 한국에 요청했다. 중국 시장과 미국의 기술동맹 간 선택 문제 같지만, 기술이 없다면 미·중 어느 나라도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을 주목하지 않을 것이다. 반도체 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유지하려면, 공급망의 안정과 기술 개발 국제 협력이 우선돼야 하고 ‘칩4’ 동맹에 가입해야 한다. 이는 미국의 설계 핵심 기술, 미·일의 장비, 일본의 핵심 소재·부품 없이 반도체 생산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대만 TSMC가 중국에서 철수한 상황에서 우리 반도체 기업은 중국에 필수적이다. 미국 주도 반도체 동맹에 참여하더라도 중국에 우리의 메모리칩 공급이 중단돼선 안 된다. 오히려 중국이 필요로 하는 반도체가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도록 한국 기업은 중국과 반도체 관련 공급망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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