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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첫 부족출신 대통령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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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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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진 / 논설위원

   
 

인도의 첫 부족출신 대통령간디와 함께 인도의 가장 위대한 지도자로 꼽히는 빔라오 람지 암베드카르 초대 법무장관은 ‘불가촉천민(달리트)의 아버지’로 불린다. 달리트는 힌두교 기반의 신분제도(카스트) 내에서 브라만(사제)과 크샤트리아(귀족·무사), 바이샤(상인 등 서민), 수드라(노예) 4개 계급에 들지 못하는 최하층 천민 계급을 통칭한다. ‘닿기만 해도 부정을 타는’ 부류로 도축과 오물·시신 처리, 청소 등 사회적으로 가장 힘든 일을 담당하지만 교육도 제대로 못 받고, 폭행·강간 등에 노출되는 극단의 소외계층이다.

본인 역시 불가촉천민 출신인 암베드카르는 운좋게 교육받을 기회를 얻었고, 결국 자신과 같은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교육과 공직 진출의 기회를 헌법에 명시하는 입법을 완성시켰다. 수혜 대상에는 카스트 밖 소수 종교인과 지방부족민도 포함됐다.

암베드카르의 이런 사회 통합 노력은 독립 후 인도를 크게 바꿔놨다. 역대 14명의 대통령 중 2명이 달리트 출신에서 나왔다. 의원내각제인 인도에서 대통령이 실권 없는 상징적 존재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달리트 출신 정치인은 수십 년 전만 해도 꿈꾸기 힘든 현실이었다. 힌두교가 압도(80%)하는 나라에서 무슬림 대통령도 세 명이나 나왔다. 또 버스터미널에서 차와 빵을 팔던 소년(나렌드라 모디)이 총리가 돼서 8년째 집권하고 있고, 달리트 출신 소년(나렌드라 자다브 푸네대학 총장)이 인도 최고의 경제학자로 추앙받는 것도 그런 변화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

지난주 또 한 명의 ‘암베드카르 키즈’가 등장했다. 집권 인도국민당(BJP) 소속 드라우파디 무르무 전 자르칸드주 주지사(64)가 15대 대통령으로 선출된 것. 여성으로는 두 번째, 카스트제도 밖의 1000여 개 지방부족 출신으로는 첫 번째 대통령이다. 모디 총리는 “무르무의 당선이 억압받고 소외받는 이들을 위한 한 줄기 희망으로 떠올랐다”고 축하했다. 인도 14억 인구 중 지배계층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정치인은 차고 넘치지만, 무르무처럼 소수 부족민과 종교인들을 대표하는 정치는 이제 막 시작이라는 지적이다.

3500년 넘게 이어온 카스트 제도가 곳곳에서 파열음을 내고 있다. 법적으로는 금지돼 있지만 아직도 인도 사회 곳곳에 남아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인도를 바꿔보려는 ‘흙수저들의 반란’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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