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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유럽의 한국, 폴란드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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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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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만원 /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에서 우크라이나를 가장 적극적으로 돕고 있는 나라는 폴란드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리더인 독일과 프랑스보다 많은 무기를 보내줬고, 우크라이나를 탈출한 난민의 절반 가까운 400만명을 받아들였다. 폴란드가 올해 우크라이나 난민을 위해 쓰는 예산만 53억달러(약 7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추산도 나온다.

탱크와 자주포, 다연장로켓 등을 우크라이나에 보내다 보니 자국 군대 무기고는 텅 비다시피 했다. 고맙게도 한국 방산업계에 초대형 주문을 해왔다. 추가 도입 물량을 포함해 K-2 전차 980대, K-9 자주포 648문, FA-50 경공격기 48대 등 무려 19조원어치. 한국 방산 수출 역사상 최대 규모다. 대량 수주는 생산원가를 낮춰 국내 방위산업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전망이다.

같은 유럽이라도 전쟁을 불구경하듯 하는 나라도 있는데 폴란드가 팔을 걷어붙인 이유는 뭘까. 우크라이나와 바로 접해 있어 러시아의 위협을 가장 크게 느끼는 것도 있지만, 역사의식도 무시할 수 없다. 한국이 오랜 기간 중국과 일본에 치이며 살아온 것처럼 폴란드도 수백 년간 독일과 러시아 사이에서 주권과 영토를 빼앗기고 때로는 민족성을 말살당하기도 했다. 2차대전 때는 히틀러의 독일에 가장 먼저 침공을 당했고, 전쟁이 끝난 뒤에는 스탈린에 의해 강제로 공산화됐다. 하지만 소련이 해체된 뒤엔 옛 동구권 국가들 중 가장 모범적인 민주주의 국가로 성장했다. 강대국 틈바구니에서 투쟁해온 역사와 민주주의를 지켜내고자 하는 의지를 보면 동유럽의 한국이라 할 수 있다.

한국 방위산업은 오랜 투자 끝에 세계 5위권 진입에 다가서고 있다. 탱크부터 잠수함, 전투기에 이르기까지 세계에 내놓을 만한 무기를 잇달아 개발했다. 가치를 공유하는 협력 파트너만 찾을 수 있다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안정적인 수출산업으로 키울 수 있다. 이번 폴란드 계약이 의미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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