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국적 허용범위 확대 등을 골자로 하는 「국적법 개정안」이 4월 21일 국회를 통과했다.
법무부는 지난 해 5월 ‘글로벌 고급인력, 해외입양인’ 등에 한해 제한적으로 복수국적을 허용하는 내용의 국적법 개정안을 입법예고 하여 8월에 공청회를 거쳐 9월초에 법제처에 개정을 심사 의뢰한 바 있다.

복수국적 허용을 위해 국적포기 방식에서 서약방식으로 변경

이번에 통과된 국적법 개정안의 주요 내용을 보면 우리 국적을 취득한 외국인 중 우수인재, 해외입양인, 결혼이민자, 고령의 영주귀국동포 등에 대하여는 외국 국적을 포기하지 않더라도 국내에서 외국 국적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하는 경우, 선천적 복수국적자들이 우리 국적을 선택할 경우 법이 정한 기한 내에 국내에서 외국 국적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서약만 하면 결과적으로 복수국적을 허용하는 것이다. 단, 선천적 복수국적자 중 원정출산자는 반드시 외국국적을 포기해야만 우리국적을 선택할 수 있게 함으로써 복수국적 허용범위에서 제외하였다.

기존의 외국국적 “포기” 방식에서 “서약”방식으로 변경함으로써 복수국적을 유지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서약방식’ 적용대상으로는 ①혼인상태 유지하면서 귀화허가 받은 결혼이민자, ②대한민국에 특별한 공로가 있거나, 우수 외국인재로서 귀화허가를 받은 자, ③국적회복허가를 받은 자 중 특별한 공로가 있거나, 우수 외국인재로 인정되는 자, ④해외입양인으로서 우리 국적을 회복한 자, ⑤ 해외에 장기 거주하다가 65세 이후에 국내에 영주 귀국하여 우리 국적을 회복한 동포, ⑥우리 국적을 취득한 후 종전의 외국국적을 포기하고자 하여도 외국의 법률 또는 제도로 인하여 외국 국적 포기의무를 이행하기 어려운 자(구체적으로는 대통령령에 위임) 들이다.

서약방식 적용 대상자가 아닌 사람은 외국국적을 포기할 경우 한국국적 취득일로부터 6개월 내 포기하도록 되어있는 것을 1년 내 포기하도록 기간이 연장됐다.

복수국적자의 대한민국 국적이탈 요건 및 절차 강화 등

또 복수국적이 허용된 사람일지라도 한국 내에서는 외국인의 지위를 주장할 수 없고 한국 국민으로만 처우되며, 복수국적자가 한국국적을 포기(국적이탈)하려면 외국에 거주하고 있는 경우에만 재외공관을 통해 포기 신고를 할 수 있게 하여, 사실상 실제 국내에 생활기반이 있는 자의 한국국적 이탈을 제한하였다.
이 경우에도 원정출산자는 병역을 필하거나 면제처분을 받은 사람에 한하여 한국국적 포기를 할 수 있다.

국적선택명령제도 도입

한편, 복수국적자가 선택 기간 내 국적선택을 하지 않아 법무부장관이 하나의 국적을 선택하도록 명령하였으나 이후 1년 내에 국적을 선택하지 않으면 한국국적이 상실되도록 했다.
반면, 한국국적을 선택한 사람이 외국 국적을 행사하지 아니하겠다는 서약을 했음에도 그 서약의 취지에 현저히 반하는 행위를 하는 경우에도 법무부장관이 국적선택명령을 할 수 있고, 명령 후 6개월 내에 외국국적을 포기하지 않으면 한국국적을 상실하게 된다.
그리고 복수국적자가 국가안보, 외교관계 등에서 대한민국 국적자로서 현저히 부적합한 행위를 한 경우에는 법무부장관이 한국국적의 상실시키는 국적상실결정제도를 도입했다. 다만, 선천적으로 우리국적을 취득한 자는 제외된다.

국적자동상실자 등에 대한 복수국적 허용

이 개정안은 그동안 국적선택을 이행하지 않아 한국국적이 자동 상실된 사람 중 여자 전부와 군복무를 마친 남자에 대해서는(단, 원정출산자는 제외) 2년 내에 한국국적을 재취득한 경우 ‘외국적(外國籍)불행사(不行使)서약’만 하면 복수국적을 가질 수 있도록 하였다. 아울러 그동안 한국국적을 취득하기 위해 외국국적을 포기한 사람이 5년 내에 그 외국국적을 재취득한 경우에도 ‘외국적 불행사 서약’만 하면 복수국적을 허용키로 했다.

이밖에 한국 국익에 기여할 수 있는 우수 외국인재의 경우 국내 거주기간에 관계없이 귀화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이중국적 용어를 복수국적으로 변경하는 한편, 복수국적자는 국내법 적용에서 대한민국 국민으로만 처우하고 관계 법령상 외국 국적을 보유한 상태로는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분야에 종사하려면 외국국적을 포기하도록 하였다.

이번 국회를 통과한 개정 국적법은 연내 국적법 개정 법률안 하위 법령을 마련하고, 4~5월 개정 국적법 공포 및 일부 조항을 시행한 후 내년 1월 1일부터 본격 시행될 예정이다. 단, 공포일 현재 국적선택 기한이 만료되지 아니한 복수국적자의 경우 ‘외국적 불행사 서약’ 방식으로 우리 국적을 선택할 수 있는 규정 등 일부조항은 공포 즉시 시행하도록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