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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도 동포·비동포 차별 … 혈연중심 한국法 이민사회 걸림돌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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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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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공존 한국형 이민사회
재외동포 자유롭게 경제활동
비동포는 비자요건 너무 깐깐
출신국가 따라 체류자격 차별
상위 10% 급여 받아야 영주권
외국인들 항상 쫓겨날 걱정해
'일회용 근로자' 취급 말아야

방송에서 종횡무진 활약 중인 미국인 타일러 라쉬(36)와 벨기에 출신 줄리안 퀸타르트(35)는 한국에서 성공한 대표적인 외국인이다. 웬만한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는 '셀럽'이다. 올해 초 외국인으로서는 국내 최초로 연예기획사 '웨이브 엔터테인먼트'를 차리며 한국에서 꿈을 이뤄가고 있다. 타일러는 방송 이미지 그대로 미국에서도 '엄친아'였다. 시카고대 국제학부를 졸업하고 2011년 정부 초청 장학금으로 서울대 외교학과 대학원 석사과정에 입학한 게 한국과 인연의 시작이다. 이후 방송에 출연하면서 외국인 '뇌섹남' 이미지로 인기를 얻고 있다. 줄리안은 한국 방송 출연 경력이 벌써 20년이 돼간다. 이미 17세부터 리포터, 연기자, DJ, 모델로 방송을 누벼왔다.

이들이 보는 한국은 이민자 불모지에서 더디지만 조금씩 이민사회로 바뀌고 있다. 20년 전인 2004년만 해도 국내 체류 외국인은 75만명에 불과했다. 지금은 3배 넘게 늘며 235만명에 이른다. 아직 전체 인구의 4.5% 수준이지만 인구위기 대응에 따른 이민 활성화로 갈수록 늘어날 전망이다.

줄리안은 "외국인이 늘어나며 이제 한국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기준으로 다문화 국가가 됐다"며 "방송에도 혼혈이나 외국인들이 자주 등장하고 그들을 보는 시선도 달라지고 있지만 진정한 다문화국가는 말처럼 쉽지 않다"고 말했다.

타일러는 "현재 한국의 법적 관념은 이민국가에 적합하지 않은 것 같다"며 "속인주의는 결국 혈연을 따지는 종족주의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비자제도가 근본적으로 차별적 요소를 갖고 있다는 게 그의 시각이다. 그는 "재외동포라면 5년짜리 비자로 한국에서 자유롭게 경제활동을 한다"며 "반면 비동포 외국인은 한국에서 오랫동안 체류해도 언어·경제적 자격 요건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국인 체류자격에서 출신 국가를 따지는 것은 차별적 행위"라고 지적했다.

현재 국내 체류 외국인의 40% 이상, 영주권자의 80% 이상이 중국인이나 중국 등 재외동포라는 현실을 겨냥한 것이다. 단기 외국인 근로자 유치를 위한 고용허가제가 사실상 이민정책 역할을 하면서 정주형 이민사회로 전환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줄리안도 이민 활성화에 역행하는 경직된 영주권 조건을 지적한다. 그는 "결혼이민을 제외하면 한국의 영주권 제도는 오히려 내주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주는 것 같다"며 "대한민국 상위 10% 수준의 급여를 받지 못하면 영주권은 꿈도 꾸지 말아야 하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거주(F-2) 비자에서 영주권(F-5)으로 갈아타는 데 필요한 소득요건은 한국의 전년도 1인당 국민총소득(GNI·2022년 기준 4248만원)의 2배다. 그는 "한국말도 잘하고, 사업도 잘하고, 재주도 많은 외국 인재들이 한국 정착을 포기하고 떠나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웨이브 엔터테인먼트에 소속된 인도 출신 니디 아그르왈(28)은 IT컨설팅 업체인 '니덴'을 운영하는 사업가인 동시에 방송인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는 "외국인을 더 받아들여야 한국 사회가 더 튼튼해질 텐데 여전히 외국인들은 비자 변경에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했다.

주한 브라질대사관에서 근무하는 브라질 출신 카를로스 고리토(37)는 방송인과 유튜버로도 유명하다. 카를로스도 "이민자의 나라인 브라질에선 포르투갈어를 하고 범죄 기록이 없으면 2년 만에 귀화도 할 수 있다"며 "한국에선 외국인들이 항상 쫓겨날 것이란 불안감 속에 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을 단순히 '쓰는 사람'으로 구분 짓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양세호 기자 / 임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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