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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반도체부활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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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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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춘렬 / 논설위원

   
 

일본은 1980년대 세계 메모리 반도체시장을 호령했다. 당시 글로벌 10대 기업 중 6개를 포진시키며 세계시장의 80%를 장악했다. 일본은 기고만장했다. 소니 창업자 모리타 아키오는 1989년 극우정치인인 이시하라 신타로와 함께 쓴 ‘노(NO)라고 말할 수 있는 일본’에서 반도체를 무기 삼아 미국을 뛰어넘자고 주장할 정도였다. 그는 “미국기업이 돈놀이와 인수합병(M&A)에 열중할 뿐 제품을 만드는 활력과 창조력을 잃어버렸다”고 비판했다. 화들짝 놀란 미국은 일본의 반도체시장 점유율을 제한하는 반도체 협정과 3년 만에 엔화가치를 2배로 절상한 플라자 협의로 일본 반도체를 초토화했다.

40여 년이 흐른 지금 이번에는 일본이 미국을 뒷배 삼아 반도체부활을 꿈꾸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미국의 대중 반도체 봉쇄에 맞춰 어제부터 첨단반도체 노광·세정 장비 등 23개 품목의 수출통제를 시작했다. 앞서 일본 정부와 도요타·소니 등 대표기업들은 작년 11월 파운드리(위탁생산) 신생기업 라피더스(빠르다는 뜻의 라틴어)를 출범시켜 2025년 2나노 공정 기술을 적용한 최첨단 반도체를 양산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일본 기술은 한국과 대만에 비해 20년 정도 뒤처져 있는데 5년 만에 따라잡겠다는 야심 찬 도전이다.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일본은 반도체 소재, 부품, 장비 분야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 여기에 한국과 대만 이외의 생산거점이 절실한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라피더스는 미 IBM에서 최첨단 기반기술을, 벨기에 반도체연구개발기관인 IMEC으로부터 필수장비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2대를 지원받을 것으로 전해진다. 대만 TSMC와 미국 인텔, 마이크론 등은 일본 현지에 반도체 생산공장을 짓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머지않아 일본은 범용부터 최첨단 반도체까지 모두 생산하는 반도체 제조 강국으로 변신할 것이다.

미·중 간 반도체 전쟁에 끼인 한국은 살얼음판이다. 삼성전자는 낸드플래시의 40%를, SK하이닉스는 D램 40%와 낸드 30%를 중국에서 생산한다. 미국의 대중 반도체 봉쇄 탓에 한국 반도체가 과거 일본처럼 희생양으로 전락하는 게 아닌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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