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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대한민국 국민인데요!”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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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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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만울라 / 다문화강사·전문통역사

파키스탄 출신인 필자는 2013년 대한민국에 첫발을 내디뎠다. 유학 생활을 마치고 나서 본국으로 돌아갈 계획이던 이방인이었지만, 귀화해 한국의 구성원이 됐다. 지금 한국에 대한 자부심과 사랑은 그 어느 한국인 못지않다.

   
 

그러나 필자는 생김새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한국 국민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험을 자주 겪는다. 최근 제주도에 출장 갈 때의 일이다. 공항에서 한국인 전용 수속 통로에 줄을 섰는데 직원이 필자를 향해 “저기요! 외국인 전용 통로를 이용하세요”라고 했다. 주변을 둘러보니 다른 외국인이 보이지 않았다. 필자를 향해 한 말이었다. 직원에게 “전 한국인인데요”라고 말하면서 신분증을 보여주자 그 직원은 당황해하며 사과했다.

이런 일이 처음이 아니다. 얼마 전 귀화한 몽골 친구와 밥을 먹으러 식당에 갔는데 종업원은 필자가 하는 주문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옆에 있는 ‘한국인처럼 생긴’ 몽골 친구에게만 “뭐 도와드릴까요?”라고 물어보았다. 커피를 마시러 갔다가 카페 직원이 “아아 한 잔, 테이크아웃요” 하는 내 유창한 한국말을 듣고 깜짝 놀란 적도 있다. 이럴 땐 속으로 외치곤 한다. ‘저도 한국인인데요!’

물론 귀화 외국인들에 대한 이런 한국인들의 태도는 충분히 이해가 된다. 역으로 한국인이 필자에게 다가와 ‘저 파키스탄 사람입니다’라고 말하면 필자도 놀랄 것 같다. 여전히 한국인들에게도 이곳에서 나고 자란 ‘순수 한국인’이 익숙하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재한 외국인들과 한국에 귀화한 이들의 수가 손에 꼽힐 정도로 적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한국에 관심을 가지고 여기에서 쭉 살 각오로 열심히 한국어를 공부해 귀화하려는 젊은 외국인이 급증하고 있다. 정부도 외국 우수 인재와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여러 우호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으며, 이들이 대한민국에서 영주 및 귀화할 수 있도록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 인구절벽의 위기에 선 한국의 입장에서도 이런 젊은 외국인들의 영주와 귀화는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한국 사람들은 외국인들에 대해 ‘이방인’이라는 인식을 강하게 갖고 있다. 언젠가 이들이 대한민국을 떠날 사람이라고 여기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한 여론 조사에서 재한 외국인 중 83% 이상이 여기에서 평생 살고 싶다고 말했다.

이제는 재한 외국인들에 대한 이방인의 선입견을 버리고 이들에게 익숙해져야 할 때다. 개개인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한국 정부의 과제도 크다고 본다. 정부에서 재한 외국인들에 대한 우호적인 정책을 펼치는 한편 한국에 귀화한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예능 프로그램과 드라마, 영화를 독려하고, 공익광고 등을 만들어 재한 외국인들에 대한 한국인들의 인식을 바꿀 수 있도록 노력했으면 한다. 귀화 외국인들에 대한 인식을 바꾸려면 피상적인 정책에 그칠 게 아니라 보다 적극적인 융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생김새가 다른 이들도 대한민국의 국민일 수가 있고, 한국어가 조금 어눌한 이들도 대한민국의 국민일 수가 있다. 그런 생각이 널리 널리 확산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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