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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살만의 전통 의상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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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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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원 / 논설위원

   
▲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2일(현지 시각) 리야드의 야마마궁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무함마드 빈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왕세자 겸 총리와 함께 걸으며 대화하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빈 살만 왕세자를 만난 사진이 각 신문에 크게 실렸다. 여기서도 빈 살만은 흰색 바탕에 빨간 격자무늬의 긴 스카프를 머리에 두르고 있었다. 2019년과 지난해 방한 때와 똑같은 모습이었다.

   
 

빈 살만이 한 사우디 남성의 전통 의상은 4가지가 필수 요소다. 머리에 쓴 흰색·빨간색 스카프는 흔히 터번으로 불리지만, ‘슈마그’가 정확한 명칭이다. 길이가 1m가 넘는다. 슈마그를 머리에 고정하는 링 모양의 틀이 ‘이칼’이다. 셔츠 모양의 긴 원피스는 ‘쇼브’이고, 그 위에 걸쳐 입는 외투가 ‘바시트’로 주로 공식 석상에서 착용한다. 슈마그는 모자, 스카프 또는 목도리 기능을 갖고 있는데 중동에서 각 지역에 따라 다르게 발전해 머리에 두르는 것을 보면 국적이나 주거지를 쉽게 알 수 있다.

쿠웨이트와 UAE 국민은 사우디와 비슷한 차림을 한다. 아라비아반도 북부의 팔레스타인이나 레바논은 조금 달라 정사각형 모양인 경우가 많다.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의 고(故) 아라파트 의장은 한쪽 어깨를 덮는 스타일을 즐겨 입으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미국 등 서구의 특수부대도 중동에서 활동하면서 현지의 관습을 수용해 머리에 이를 두르기 시작했다. 이는 대부분 수니파의 전통이다.

시아파 성직자들은 머리를 튤립 모양으로 둘둘 감는 터번을 착용한다. 이란에서 검은 터번은 예언자 무함마드의 후계자들만 맬 수 있다. 파란색 터번은 최고위 성직자를 나타낸다. 터번은 인도의 펀자브 지방에서 발전한 시크교 신자들의 상징이기도 하다. 이들은 터번을 신성한 의상으로 간주한다. 어디서든 착용을 고수해 미국에 이민 간 시크교도들이 터번을 쓰고 경찰 복무를 하려 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중동과 인도에서 머리를 감싸는 복장이 전통이 된 것은 변덕스러운 사막 기후와 종교 때문이다. 슈마그는 태양과 모래로부터 얼굴을 보호하기 위해 착용하기 시작했다. 예배를 드릴 때 단정한 머리카락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응급 시에 지혈을 하거나 압박붕대로 쓰인다고 한다.

빈 살만은 2018년 조지 W 부시 전 미 대통령의 텍사스주 휴스턴 자택을 방문할 때 슈마그를 벗어던지고 현대식 양복 차림을 한 적이 있다.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을 흰색 와이셔츠에 노타이 차림으로 만난 사진도 있다. 빈 살만은 한국인을 만날 때는 대체로 슈마그 차림의 전통 복장을 고수한다. 아직 한국과는 머리를 드러내고 만날 만큼 친숙하다고 느끼지 않는 것일까. 양국 관계가 앞으로도 더 발전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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