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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의 제국(帝國)'으로 가는 미국
동북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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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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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식 / 한중도시우호협회장 ·서울미디어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

   
 

요즘 국제 관계를 보면 화약고가 연쇄적으로 터지는 느낌이다. 지난해 2월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이 1년 8개월째 계속되는 와중에 중동의 화약고인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관계가 최악의 국면에진입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인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촉발된 이스라엘ㆍ팔레스타인 전쟁은 이미 수천명의 사상자를 냈다. 그리고 이 전쟁은 국제 유가 상승 등으로 세계 경제에 큰 어려움을 안겨줄 것으로 전망된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쟁은 자타가 인정하는 세계 최강 패권국가인 미국의 글로벌 거버넌스가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미국식 일방주의의 실패이자 국제관계가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의 위기에 직면했음을 의미한다. 또한 한반도 문제가 미국의 대외관계 우선 순위에서 밀려 한반도 위기 상황이 촉발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제2차 세계대전 중이던 1942년 2월 미국, 영국, 소련이 크림반도의 휴양도시 얄타에서 다자주의에 기반한 국제 관계, 즉 얄타 체제를 설계했다.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등 다자주의로 대표되는 얄타 체제가 냉전 시기와 탈냉전 이후 국제 관계 안정화에 중심 역할을 했다. 나토, 바르샤바조약기구, 샌프란시스코 강화 조약, 코메콘, 유럽경제공동체 모두 얄타 체제의 산물이며, 모순적으로 보이는 이러한 공존은 21세기에도 지속됐다.

그러나 21세기 들어 강화된 미국의 일방주의는 국제 관계에 새로운 도전이 되었다. 다자주의에 의한 국제 관계의 균형은 깨지고, 나토는 러시아 국경까지 세(勢)를 확장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본질은 러시아를 고립시키려는 미국의 구상과 러시아의 생존 전략이 충돌한 것이다.

미국의 일방주의가 직면한 새로운 도전은 중국이다. 중국은 1978년 개혁개방 이후 미국식 세계화의 틀 안에서 G2까지 국력을 키웠으나, 미국은 그에 따른 관계 재정립을 거부하고 대중(對中) 압박전략을 지속하고 있다.

이같은 미국의 일방주의와 대(對)중국 압박 전략은 얄타 체제의 붕괴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무력화를 초래해 각중 국제 분쟁에 대한 효율적 대응을 어렵게 만들었다. 소모전과 대리전 양상으로 전개되는 우크라이나 전쟁은 러시아 뿐만 아니라 미국과 서방에도 큰 부담이 되고 있다. 미국이 이ㆍ팔 전쟁에서 팔레스타인의 독립을 빼고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것이 효과적이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승패없는 더러운 전쟁이 되고 있고, 결국은 한국전쟁과 같은 결말을 맺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현 국면에서 미국이 세계 평화를 위해 선택해야 할 길은 중국과의 협력을 전면적으로 복원하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든, 이ㆍ팔 전쟁이든 글로벌 G2 국가인 중국을 배제하고 해법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다. 특히 미국의 정치 리더십이 표류하는 지금은 중국과의 협력이 더욱 절실하다. 기후변화와 빈곤, 팬데믹에 대응하는 국제사회의 역량도 미중 협력이 있어야만 효용성이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대중(對中) 적대시 전략과 일방주의는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고 있다. 미중 협력을 배제한 패권주의와 일방주의는 미국을 무기력한 '황혼의 제국(帝國)'으로 만들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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