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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법’의 악법성
미주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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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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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종준 / 변호사

   
 

2005년 제정된 소위 ‘홍준표법’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재외동포 2세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 악법이며 이에 대하여 홍준표 전 의원도 상당한 책임이 있음을 지적하는 바이다.

첫째 ‘홍준표법’에 대한 가짜뉴스 유포.
원정출산과 병역기피자를 막는다는 명목으로 2005년 홍준표법이 통과된 뒤, 홍 전 의원은 재외동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사이비, 진짜 동포 구별위한 것, 법안은 원정출산이나 일시 체류자들의 병역기피자에 관한 것이지 해외에 영주하는 재외국민과 재외동포들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홍준표법에 의하여 “한국 호적에 올리지 않은 선천적 복수국적 남성들에게도 국적이탈 의무가 생겼으며 만약 18세가 되는 해 3월 말까지 국적이탈을 하지 않으면 병역의무가 부과되어 병역기피자가 되고 또한 38세까지 한국국적이탈이 불가능해졌다”는 진실을 밝히지 않았기에 가짜뉴스인 것이다. 여기에서 선천적 복수국적자란 외국에서 출생시 부모 중 한 사람만 한국 국적이면 자녀는 자동으로 한국 국적을 가지게 된 자를 뜻하며, 국제 결혼한 자녀의 복수국적도 대물림되고 있다.

이 가짜뉴스는 오늘날까지 포퓰리즘의 파도를 타면서 ‘국민정서’ 내지는 ‘기회적 병역면탈 방지’라는 근거 없는 논리로 헌법재판소 및 법조계와 정치권 그리고 국민정서 속에 깊게 자리잡게 된 것이다.

둘째, 새로운 국적이탈의무의 부과.
유승준은 한국 태생으로, 미국 시민권자가 됨과 동시에 한국 국적이 자동 상실된다. 반면 재외동포 2세는 미국 태생으로, 한국국적이 자동 상실되지 않는 모순이 있다. 이 모순은 원정 출산과 이민 출산을 구분하지 못한 2005년 홍준표법 때문에 생겼다. 2005년 이전에는 한국에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재외동포 2세 선천적 복수국적자는 국적선택을 하지 않으면 한국국적이 자동상실되었다.

그러나 홍준표법은 국적법 제12조 제1항 단서 중 ‘대통령령’을 삭제함으로써 이민 출산 선천적 복수국적자에게 국적이탈 의무를 새로 부담시키게 된 것이다.

한편 2006년 헌법재판소는 홍준표법의 위헌성을 고치기는커녕 오히려 선천적 복수국적자에게 이익이 되는 법이라고 한술 더 뜬 결정을 내렸다.

즉, 구법에 의하면 국적이탈을 18세가 되는 해 1월 1일까지 해야 했으나 홍준표 법에서는 3월 말까지 연장해주었으니 오히려 3개월 유예 혜택을 주었다고 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호적에 없는 선천적 복수국적자에게는 국적이탈의무가 새로 생겨 오히려 불이익이 된 점을 미처 헤아리지 못한 실수를 저질렀으며, 2020년 필자의 5차 헌법소원에서 ‘헌법불합치 결정’을 선고함으로써 15년만에야 번복되었다.

셋째, 조속한 입법의 필요성.
2020년 헌법재판소 결정에서는 국적선택에 관한 개별 통지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최근 법무부 공문에서도 재외동포 2세의 주소지 파악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에 국적이탈에 대한 개별적 통보를 못하는 것에 대해 양해를 구한 바, 현행 국적법의 ‘예외적 국적이탈 허가제’도 적법절차 위반으로 인한 실효성이 없는 법안이란 것을 재확인했다.

홍준표법은 ‘모국과 재외동포 2세 사이의 38선’이 되었는데, 그 이유는 외국에 주된 생활 근거를 둔 선천적 복수국적자에게 국적이탈 통보도 없이 국적이탈을 하지 않았다고 병역 의무를 부과하고, 또한 병역기피자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지난 18년 동안 전 세계 750만 재외동포의 차세대는 거주국에서 복수국적자로서 공직이나 정계 진출 및 사적인 풀브라이트 장학생 신청 등에 발목이 잡혀 많은 고통을 받고 있다. 그러나 한국과 한국인의 디아스포라를 막는 홍준표법을 바꾸려고 해도 ‘병역기피’를 돕는 것으로 오해 받고 공격의 빌미가 될까 두려워하는 상황이었다.

대한민국 헌법 제2조 제2항은 “국가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재외국민을 보호할 의무를 진다”고 명시하고 있는데, 재외동포 차세대를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발목을 잡는 ‘홍준표법’은 악법이고 반민족적 법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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