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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만 잘 만들면 만사형통일까, 총선보다 더 중요한 게 이거다
김삼오  |  oktime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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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4.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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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삼오 / 커뮤니케이션학 박사, 전 호주국립한국학연구소 수석연구원]

짧고 맵거나 사이다와 같은 발언으로 된 글이야 잘 읽히는 줄 알면서도 어렵게 길게 쓰는 이유는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려면 그래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독자님들의 이해를 구한다.

대의민주주의 정치제도 아래 국회는 국민을 대표해서 국장 운영에 가장 크게 참여한다. 우리가 늘 듣고 보는대로 법률의 제정, 행정부에 대한 국정감사, 대통령이 임명하는 고위직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좋은 예다.

   
 

그 중 보통 입법(立法,legislation)이라고 불리는 법률 제정이 가장 먼저로 여겨지는 것 같다. 그러길래 미국에서는 국회의원을 흔히 Lawmakers(법 만드는 사람)이라고도 부른다. 우리가 국회의원의 실적을 회기 동안 제안한 법안 건수를 가지고 따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법이란 무엇인가. 굳이 한마디 한다면 나라를 다스리기 위해 필요한 기구의 설치와 그 권한, 그에 필요한 인력의 안배와 예산 등에 대한 세칙(행정법)과 국민의 바람직한 행동 규범과 범법에 대한 처벌(형법)을 정한 문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가운데 가장 큰 골격을 정한 게 헌법이다. 헌법 아래 분야별로 우리 생활만큼 셀 수 없이 많은 관련 법과 명령과 규정이 있다. 그럼 이런 것들이 잘 완비되어있으면 나라는 당연히 잘 될까? 없어서는 잘 될 수 없지만, 있다고 해서 잘 된다는 보장도 없다. 비교적 잘되는 나라와 아닌 나라가 있다고 생각된다. 내가 보기에는 아직까지는 한국은 후자이며 좋은 사례 연구감이다.

1945년 갑자기 해방을 맞이 하였을 때까지는 이 나라는 주권이 없는 식민지였고, 우리대로의 살림을 해나갈 법과 제도와 전문성 있는 인력을 갖추지 못했었다. 적어도 국내에서는 일제가 만든 법과 제도와 기구와 제도 아래 배우고 양성된 관료와 그에 맞는 지식인과 전문인이 전부가 아니었던가 한다.

법전공자가 우대받는 나라

이러한 공백을 메우기 위한 비상조치로 미 군정청은 포고령으로 일제의 법규정과 제도를 당분간 그대로 사용하도록 하였다. 해방 후 얼마 동안 한국에서 일제 때의 육법전서 (六法全書)가 그대로 통용되었고, 내가 대학을 다닐 때 배운 행정법, 경찰법, 민법, 형법, 토지수용령 등 대부분 우리 생활과 가까운 법령이 일제의 우리말 번역판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지난 거의 80여년간 국내에서 교육 받은 전문인과 늘어난 해외 유학파들의 꾸준한 노력으로 한국은 과학기술은 물론, 모든 법과 기구와 제도와 정책은 우리대로 어느 선진국 못지 않게 구비되어 있다고 나는 본다. 특히 법전공자가 우대 받는 나라라 법 조문 하나는 구물같이 촘촘하게 잘 만든다. 공직자와 밥 먹을 때 얼마 이상은 안 된다고 정한 이른바 김영란법을 보라. 이런 어리석은 법이 어디 지켜지며 우리의 생활상이 선진수준에 와 있는가? 무슨 소리냐고 반박할 사람에게 크게 아래 세 가지 사례만 들어보겠다.

(1) 지난번 총선거가 투표용지의 대량 조작 등 원색적인 부정이었다는 주장이 그 당시는 물론, 다가오는 총선을 앞 두고도 큰 선거 쟁점이 되고 있는 사실이다. 지금이 언제인데 대명천지에 그런 불법이 가능할까, (2) 경제발전에 걸맞지 않게 아직도 각 분야에 걸쳐 팽배한 사기 사건, (3) 세계적으로도 유래가 없는 북한의 인권탄압과 독재를 보면서도 간첩이 득실거린다는 말들을 할 정도로 많은 현행법을 위반하는 친북 행위의 사례다. 나는 이 발언을 증명할 통계 숫자와 자료를 모을 리서치를 할 처지에 있지 않다. 그러나 실증 자료보다 독자들의 체감이 더 먼저가 아닐까 싶다.

양심, 정의, 공정, 수치심

법과 제도는 그 자체로는 제품에 지나지 않는다. 사람이 그것들을 현실에 맞추어 충실히 사용할 때 비로서 효력을 낸다. 우리 국민(특히 법관)이 그런 수준의 사람일까 아닐까는 사회풍토가 결정한다.

개인이 아닌 집단 또는 민족을 단위로 본 사람은 주로 역사와 문화적 이유로 예의, 양심, 정의감, 공정심, 수치심, 기회주의, 과욕 등 물질이 아닌 인격적 덕목과 자질로 봐 상당한 평균적 차이가 있는 게 보통이다. 대대수의 구성원들이 불의나 불공정을 밥 먹듯하며 이기주의와 기회주의적이고 탐욕적이며, 그리고도 부끄러울 줄 모른다면, 달리 말해서 그게 대세이고 사회풍토라면 법과 제도와 정책은 아무리 잘 만들어 놓아도 장식일 뿐이다. 다수 개인은 대세를 따르며 고립되어 손해 보며 살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법과 제도 자체가 애당초 위와 같은 인격적 덕목과 자질을 높이기 위한 것이지만 그게 잘 안될 때는 법과 제도에 더하여 대세와 사회풍토를 자체적으로 고치려는 행태 격상을 위한 국민운동이 필요하다. 그 방법은 많다. 가까운 곳에서 쉽게 실행할 수 있는 한 가지만 제시해보겠다.

다가오는 총선이 중요하다지만…

지금처럼 권력과 부를 차지한 사람이 아니라 그러지 못했더라도 양심적이고 정의롭고 공정하고 과욕을 부리지 않으며 소리 없이 타의 모범으로 지내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찾아 대접하고 격려만 해준다면 길게 봐 사회풍토는 쇄신된다. 과분한 자리와 부를 좇아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동분서주(東奔西走)하는 자기 이익 밖에 모르는 잘난(?) 사람들이 대접 받고 득세하기에 사회풍토가 어지러워지는 게 아닌가.

다가오는 총선을 바라보고 한국사회와 심지어 해외 한인사회가 들떠 있다. 그러나 누가 국회의원이 되고, 어느 당이 다수당이 되든 법은 잘 만들어도 그게 왜 안 지켜지느냐에 대하여는 일말의 식견이나 소신이 없고, 본인들 자신이 법을 지키지 않으면서 말 잘하고 법만 잘 만드는 법 전공자와 그들 동료들 속에 함몰 된 정치인들을 백번 잘 뽑아봤자 달라질 건 없어 보인다. 그간 매 정권 때마다 똑똑히 보아 오지 않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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