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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疏通)의 부재(不在)가 남긴 상처들
서승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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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4.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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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승건 / 재미 칼럼니스트]

최근 애틀랜타 한인사회에 발생한 애틀랜타한인회 보험금 수령 문제와 '2023 코리안페스티벌' 결산 문제는 의사소통(意思疏通)의 부재(不在)로 한인사회에 형성된 패거리 집단의 양극화 현상을 제대로 보여주는 참담한 모습이다.

한 예로 어떤 가정에 아내를 소 닭 보듯이 하며 말 한마디도 나누지 않는 남편이 있었다. 보다 못한 어린 아들이 “제발 엄마와 마주보고 대화 좀 나누면 안되요.”라고 애원했다. 남편은 아내를 힐끗 돌아보며 말했다. "당신은 대화, 그런게 필요하다고 생각해? 으허허허…” 결국 대답의 앞부분은 아내와 대화가 필요없다는 평소 마초(Macho)적 소신을 드러낸 말이다. 뒷 부분의 웃음소리는 묘한 여운을 남긴다. 무심코 내뱉은 몰상식한 발언으로 멋쩍음을 얼버무린 것이다. 아니면 아내가 감히 대화라도 요구하면 그냥 두지 않겠다는 경고성 신호인지 잘 분간은 안되지만.

   
 

이 장면을 보면서 면대면(face to face)의 소통방식은 인간사회의 관계를 원만하게 유지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기본 자세라는 점이다.이와 같이 가족과 같은 소규모의 친족집단 안에서도 면대면의 의사소통이 사라지면 오해와 갈등이 생기기 마련인데,한인사회 대표단체라는 조직내에서 소통이 단절 된다면 조직 운영에 심각한 동맥경화가 초래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인간이 살아가면서 꼭 되새겨야 하는 유명한 명언이 있다. 바로 아리스토텔레스의 명언이다. 그의 말처럼 우리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기 때문에 관계를 벗어나서는 혼자서 살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과 인간이 만나게 되는 만남의 순간과 과정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우리에게 만남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재의 모습이 되기까지, 그리고 앞으로 살아갈 미래까지 포함하여 계속해서 타인과의 만남을 통해서 영향을 받고 변화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애틀랜타 한인사회가 소통의 부재로 혼란의 소용돌이에 휩싸이고 있다.애틀랜타한인회의 보험금 수령 논란과 2023' 코리안페스티벌 관련 임원들과 한인회의 불협화음 문제등 소통의 부재로 인해 발생한 안타까운 상황이다. 결국 전직 애틀랜타한인회장단이 모임을 갖고 현 한인회장에 대한 불신을 주장하며 사퇴와 탄핵을 주장하는 의견과 잘못을 인정하고 한인사회에 사과하라는 의견속에 치열한 논의가 있었다.결과적으로 전직한인회장이라는 참 어른의 모습을 보여주며 화합이라는 결론을 내려 다행이라 생각한다.

이날 모임에서 소통은 의외로 단순한 원리에 있었다. 대립각의 상대를 대화를 통해 서로 통하게 하면 된다. 혈액순환이 안되는 이유는, 혈관이 막혀 피가 안 통하기 때문이다. 소통이 안되는 이유도 마찬가지로 벽처럼 꽉 막혔기 때문이다.

인간은 언제 벽에 막히는가? 한쪽이 자신의 생각에 갇혀 있을 때 막힌다. 사실과 생각을 구분하지 못하고, 자신의 프레임으로만 세상을 바라보면 막힌다. 그 부분만 뚫어주면 세상을 보는 관점이 달라진다.

전직 한인회장단 모임을 주재한 배기성 전 한인회장은 뛰아난 순발력으로 지혜롭게 회의를 끌어나갔다. 현 한인회장은 보험금 수령 사실을 제때 보고하지 않은 점에 고개 숙여 사과 하고, 보험금 수령과 관련 횡령, 배임, 사기라고 주장한 전직 한인회장도 사과했다.

자칫 한인사회에 창피한 한인회장들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배기성 전 회장은 여기저기 불협화음을 조화롭게 하나의 소리로 표현한 훌륭한 오케스트라 지휘자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항상 문제를 제기하는 집단은 사실과 생각을 분리하는 것에 대하여 생소하고 의식적으로 거부하는 사람들이 많이 속해 있다.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라 감정이 격해질 때가 많고, 이성적으로 생각하기 보다는 감정적으로 대처할 때가 많이 있다. 애틀랜타한인회의 보험금 수령과 관련 한인회에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집단은 감정에 치우쳐 꼬투리 잡기에 혈안이 된다.

결국 근거를 주장할 증빙자료도 확인 없이 무턱대고 횡령, 배임, 사기라는 군중 심리를 악용할 단어들을 표현하며 선동하고 분란을 일으킨다.

당연히 현 한인회장도 보험금 수령 사실을 보고하지 않은 점에 대해 한인사회에 공개적으로 사과하여야 한다. 어떤 사건이 발생했을 때 그 사건에 대한 나의 생각과 사실(팩트)을 분리하는 연습을 평소에 했다면 이런 악수를 두지 않았을 텐데, 알고 보면 우리는 일상에서 사실을 바라보려 하기 보다 나의 감정적인 생각으로 어떤 사건을 바라볼 때가 많다는 점이 아쉬운 부분이다.

'2023 코리안페스티벌(이하 코페로 약칭함)' 조직위도 봉사를 통해 수고와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코페의 성공이라는 자부심도 인정 받아 마땅하다.

결론적으로 많은 봉사자들이 이루어낸 빛나는 코페의 성공이 결산이라는 부분으로 빛을 바래서는 안된다. 현재 '2023 코페' 조직위는 장외 투쟁을 통해 한인회와 치열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이 문제 역시 소통의 부재로 생긴 안타까운 상황이다. 그러나 의외로 문제의 해결은 간단할 수도 있다. 코페 대표자와 코페 감사 그리고 한인회장과 한인회 감사 이렇게 4명이 만나 현금 관련 수입 지출만 확인하면 되는 것이다. 몇 시간 만나 서로 확인만 하면 되는 과정임에도 서로 기싸움만 하고 있는 상황이다.

소통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우리는 보통 침묵하거나 다양한 무리수의 상상만 하게 된다. 상대방은 어떤 생각과 마음인 지, 왜 그런 말과 행동을 했는 지 등에 대하여 내 마음대로 상상하고 추측하게 된다. 하지만 침묵과 상상은 소통에 최악의 방법이다. 침묵과 상상은 관계와 상황을 더 악화시킬 확률이 높다. 침묵과 상상 대신 대화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오해했던 것들을 풀기 위해 소통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말하지 않으면 서로의 생각을 알 수 없다. 말하지 않아도 상대가 내 마음을 알아줄 확률은 정말 희박하다. 대화를 통해 서로 다른 생각을 충분히 좁혀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처한 곳곳에서 생각과 마음, 감정이 통하는 것이 최고의 행복이 아닐까, 그러나 지금은 소통에 목마른 시대이다. 그만큼 소통을 향한 갈망 또한 간절하다. 사람을 향한 따뜻한 마음과 손길, 대안 없는 비판이 아닌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 애틀랜타 한인사회를 사는 우리들의 사명이 아닐런지...

지금 애틀랜타 한인사회는 이익을 함께하는 한국식 노조단체의 패거리 집단이 형성되어 건수 잡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 애틀랜타 한인사회를 사랑하는 진심의 뜻이 통하여 서로 오해가 없는 소통(疏通)의 시대를 만들어 나가자는 평범한 바램을 담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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