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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렌 토마스의 서글픈 퇴장90세의 노(老)기자, 50년 백악관 출입기자 생활 마감할 듯 / 이스라엘 비난이 원인
남선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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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0.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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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선우 변호사 ]


백악관 출입기자들의 브리핑 때 맨 앞줄에 앉아 손자 손녀뻘들 가운데서 사자후를 토하던 90세를 두어 달 앞두고 있는 헬렌 토마스를 이제는 TV에서 못 보게 생겼다.

그는 UPI 통신사의 기자로서 백악관 출입을 시작한 것이 케네디 대통령 시절이던 1960년이니까 문자 그대로 반세기 동안 10명의 대통령과 그들의 공보비서들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던져왔던 여걸이다. 신문이나 방송사의 기자들이 거의 남자들이었거나 여자들이 간혹 있었다하더라도 의상이나 출산과 육아 등 여성 문제를 다루던 시절에 기자 생활을 시작했던 토마스는 여러모로 자신의 이름 앞에 여성 최초의 수식어를 헌납 받던 사람이다. 최초로 백악관 출입 기자단원이 되었고 또 최초로 그 조직의 우두머리가 되었을 뿐 아니라 워싱턴 정 관 언론계 스타들의 사교클럽 그리드아이언(Gridiron)의 첫 여성 회원이기도 했으니까 후배 여기자들을 위해 많은 문을 열어 놓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UPI가 2000년에 통일교 산하의 언론기관에 흡수되자 허스트 신문 계열의 칼럼니스트로 있던 토마스가 이번 주 초에 사직을 할 수밖에 없었던 배후에는 그의 반 이스라엘 정서가 자리 잡고 있다.
직접적 발단은 유대인의 교직자 하나가 5월27일 유대인 전통 유산에 관한 백악관 행사에 참석했다가 토마스에게 “이스라엘에 대해 논평해 주시겠습니까(Any comments on Israel?)”라는 질문을 한데 대한 그의 대답이었다. “이스라엘 사람들 즉 유대인들은 꼭 팔레스타인에서 떠나야 한다(get the hell out of Palestine)”이라는 대답에 질문자가 어디로 가야 하느냐 반문하자 독일, 폴란드, 그리고 미국을 거명하는 토마스의 모습이 그대로 비디오에 잡혔고 데이비드 네센오프라는 그 교직자는 그것을 RabbiLIVE.com이라는 자신의 웹사이트에 게재한 결과 토마스에 대한 비난이 소용돌이 쳤다.

부모가 레바논 출신이니까 토마스가 팔레스타인 피난민들에게 동정적일 수 있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히틀러의 600만 유대인 학살의 역사를 고려하거나 강제 수용소에서 천신만고 끝에 살아남은 폴란드계 유대인들이 세계 2차 대전 후 고향엘 찾아갔다가 집단 학살을 당한 사례들을 생각해 보면 토마스의 말이 얼마나 몰인정한 것인지를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작년 8월 토마스의 89세 생일 때에 컵 케이크를 들고 기자실로 그를 찾아와 생일축하 노래까지 불렀던 오바마 대통령도 대경실색을 했음직하다. 로버트 깁스 대통령 대변인이 토마스의 언사가 ‘불쾌하며 비난받아야 마땅하다(offensive and reprehensible)’고 논평한 것이 오바마의 의중을 대표한 말일 것이다. 1948년 이스라엘의 건국으로 많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피난민들이 된 것도 사실이지만 로마가 예루살렘을 정복한 주후 70년까지는 팔레스타인이 유대인들의 고국이었던 것도 사실인 만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문제는 풀기 어려운 난제 중 난제다.

헬렌 토마스는 백악관 출입기자 중 유일하게 같은 자리에 앉을 수 있는 특권(?)이 있었다. 맨 앞줄 한가운데였는데 기자가 아니라 칼럼니스트였기 때문인지 질문이 기자로서는 부적절한 내용이 많았다는 지적도 있다. 예를 들면 최근에 그는 오바마에게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대해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졌다는 것이다. “언제 당신은 아프가니스탄에서 나오겠습니까? 왜 우리가 계속 그곳에서 죽이고 죽고 해야 합니까? 정말 핑계는 무엇인가요? 우리가 그곳에 가지 않으면 그들이 이곳으로 올 것이라는 부시식 핑계는 하지 마십시오.”

부시 대통령에 대한 토마스의 질문이 얼마나 날카로웠던지 오랫동안 부시가 토마스를 무시했다가 2006년에 그에게 질문 기회를 주자 토마스는 이렇게 말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당신이 이라크를 침공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수천수만의 미국 사람들과 이라크인들의 죽음을 초래했습니다. 적어도 공적으로 제시되었던 모든 이유가 진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되었습니다.” 부시가 그의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하고자 했을 때 토마스는 계속 장광설을 계속했기 때문에 부시가 여러 차례 “Excuse me, excuse me”하고 사정할 정도였다는 게 어떤 기자의 목격담이다.

좌우지간 워싱턴 언론계에서 재미있는 사람 하나가 사라지게 되었다. 너나 나나 할 것 없이 인종 편견을 없애야 할 터인데 말처럼 쉽지만은 않은 게 문제다.

(미국 한인네트워크 KTFACE / 2010.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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