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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조선인 아리랑망간탄광에 새겨진 차별과 가해의 역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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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0.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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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이용식
옮긴이      배지원
분야      한일관계, 한국현대사
쪽수      200
정가      10,000원
판형      신국판 변형
출판사   논형



“망간기념관은 내 무덤이 될 것이다. 이것은 조선인의 역사를 남기는 일이다.”

고립무원의 망간탄광에 울리는 메아리
차별의 암반 위에 잊혀 가는 재일조선인들의 역사를 새긴 단바망간기념관 7300일의 기록

이 책은 재일조선인으로, 차별의 벽에 맞서 단바망간기념관을 세운 두 부자의 이야기다. 독자들은 아버지 이정호 씨와 그의 아들이자 이 책의 저자인 이용식 씨의 삶의 궤적을 통해 나라의 상실과 식민지, 유랑과 이산, 차별과 빈곤, 해방과 분단이라는 재일조선인의 역사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죽더라도 앞을 향해 쓰러지며 죽자”는 다짐으로, 단바망간기념관을 통해 재일조선인들의 역사를 남기고자 했던 아버지 이정호 씨의 모습은 책장을 덮고 난 후에도 긴 여운으로 남는다. 일본에는 현재 약60만의 재일조선인이 거주하고 있다. 일본 국적을 취득한 사람들까지 합하면 수백만 명에 이른다. 해방이후 그 어느 쪽으로도 편입되지 못한 채 세월 속에 스러져간 이들의 한(恨)의 역사는, 일본을 비난하기에 앞서 그동안 그들의 존재를 덮어두고 잊으려 했던 우리의 모습을 뒤돌아보게 한다.

2009년 5월 31일자로 단바망간기념관은 폐관되었지만, 현재재건을 위한 움직임이 국내외로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일본인으로 귀화하고 일본에 동화하는 것이 아니라, 차이를 인정하고 공존하는 것. 자신이 변해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일본을 변화시키는 것에 도전하며, 재일조선인이 있는 그대로 민족의 자긍심을 갖고 차별받지 않고 살 수 있는 사회. 그 자손들도 다름을 인정받으며 살 수 있는 사회. 이것이 아버지의 염원이었을 것입니다.”라는 저자의 고백이 큰 울림으로 전해져 보다 많은 이들이 재일조선인의 역사에 관심을 기울이고, 공감하길 바란다.


지은이
이용식
재일조선인 2세로 1960년 일본 교토에서 출생. 기타구와다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79년부터 망간 광산 채굴 작업에 종사하였다. 1986년 단바망간기념관 건설에 착수하여, 89년에 개관하였고, 아버지이자 초대관장인 이정호씨의 퇴임이후 95년부터 관장을 역임하였다. 2006년 일본 전국 인권자료 전시 네트워크대표로 활동하였으며, 2009년 5월 단바망간기념관 폐관 이후 재관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옮긴이
배지원
1971년 서울태생으로, 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과를 졸업하고 일본상지대학교 대학원에서 저널리즘석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2001년부터 KIN(지구촌동포연대)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책 속으로

나의 아버지 이정호는 1934년 한반도에서 건너와 게이호쿠초에서 살았습니다. 아버지는 돌아가시는 날까지 트럭운전수 조수를 비롯해 갖은 일을 해왔습니다. 그중에서도 망간광산에서의 일에 아버지는 가장 열정을 쏟았습니다. 좁은 광산의 갱도에서 쭈그린 자세로 포대에 200킬로그램이나 되는 망간 광석을 등에 지고 나르는 노동은 상상을 초월하는 가혹한 것이었습니다.

아버지와 동포들이 운반한 망간은 건전지, 맥주병 등 사람들이 일상에서 사용하는 필수품을 만드는 데에 사용되었고, 국가의 기반이 되는 철강을 생산하는데 필수적인 것이었습니다. 이런 목숨을 건 조선인들의 노동으로 일본인들의 생활은 윤택해졌지만, 그것에 대한 일본과 일본인의 ‘보답’은 물에 빠진 자에게 채찍질을 가하는 것과 같은 잔인한 ‘차별’ 이었습니다.

그러나 아버지는 고된 노역에도, 차별에도 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아버지가 돌연 어느 날, 망간광산에 박물관을 세워야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진폐증으로 숨 쉬는 것조차 괴로워하시던 아버지는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 ‘망간박물관은 내 무덤이 될 것이다’ ‘조선인의 역사를 남기는 일이다’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망간 광맥이라도 뚫을 듯한 아버지의 강한 의지가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게이호쿠초 고립무원의 한 조선인 일가가 조선인의 역사를 남기겠다는 뜨겁고 뜨거운 가슴으로 두껍고도 두터운 차별의 암반을 깨부수어 갔던 것입니다. 그리하여 1989년 5월, ‘단바망간기념관’이 탄생하였습니다. 이 책은 그 후 20년이란 세월동안 20만 방문객과 함께 걸어온 ‘단바망간기념관’ 7300일의 기록이기도 합니다.

‘단바망간기념관’은 일본인에게 일본전후(戰後)의 존재방식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는 강력한 레지스탕스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일본은 이대로 가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차별의 역사, 이것은 그야말로 인권이 짓밟혔던 재일조선인의 고투의 역사를 의미합니다. 이른바 한국‧조선인 문제라고 하면, 한국인과 조선인이 갖고 있는 문제인 것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사실 일본인 자신의 문제인 것입니다. 한국‧ 조선인을 전후60년이 넘도록 아무의미도 없이 차별해온 일본 측에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모르는 일본인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기념관을 재건하는 모임이 발족되어 감사한 마음뿐이나, 재건은 단념할 수밖에 없습니다.

2009년 5월 31일부로 ‘단바망간기념관’은 문을 닫습니다. 그러나 저는 싸우지 않고 패배를 인정해 버리는 일은 하지 않겠습니다. ‘단바망간기념관’은 폐관하지만 저의 투쟁은 계속될 것입니다. 그리고 ‘아버지의 여정’도 아직 끝난 것은 아닙니다.
아버지께서 입버릇처럼 하시던 말씀이 있었습니다. “가령 공격을 받아죽더라도 뒤로 쓰러지지 말고 앞을 향해 쓰러지며 죽자.” 일본전후의 역사, 차별의 역사와 싸우다 돌아가신 아버지께 이 책을 바칩니다. -본문 중에서

역사를 아이스크림처럼 맛볼 수는 없을 것이다. 그것도 어둡고 무거운 우리의 근현대사를, 그 일부인 재일조선인의 역사를. 이 책이 지닌 덕목의 하나는, 결코 아이스크림처럼은 아니겠지만, 어떤 정겨움으로 우리에게 그 고난의 역사를 접할 수 있게 한다. 저자는 그 아버지와 자신의 삶을, 이를 둘러싼 세계를 참으로 객관적으로 묵묵히 우리에게 들려준다. 우리는 어느새 그동안 몰랐던 재일조선인의 세계와 역사 속으로 들어가 그 전체상을 알고 이해하게 된다. 이렇게 편하고도 알기 쉽게 재일조선인을 이해할 수 있는 책이 세상에 있었던가? 결코 흔하지 않다. 이 책은 나에게 무엇보다 기쁨이었다. 저자의 담담한 필치에, 아니 그 인품과 노력에 반가운 감사를 전하고 싶다. - 추천의 글 중에서


차례

추천의 글

들어가며

1부 ‘단바망간기념관’ 7300일
   1장 아버지, 어머니가 걸어온 길
   2장 ‘재일’에 새겨진 역사
   3장 아버지 이정호가 추구했던 것
   4장 아버지와 길을 떠나다: 조선인 강제연행과 망간광산
   5장 진폐증과의 싸움
   6장 ‘단바망간기념관’의 탄생
   7장 ‘단바망간기념관’ 관장직을 이어받아

2부 나의 연구 노트
   1장 재일조선인 차별로부터 해방을 향하여
   2장 가해의 역사를 직시하며
   3장 역사 왜곡을 밝힌다: 다나카 사카이의 􋺷망간 파라다이스􋺸3장 비판

자료편
글을 마치며
역자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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