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완익 / 변호사·본소 이사]

재외동포청이 2월 28일 ‘해외위난에 처한 재외동포 지원에 관한 지침(이하 ‘지침’)을 제정하였다.

해외 위난 상황으로 피해를 입은 재외동포를 신속하게 지원하여 위기 상황을 극복하는데 이바지 하기 위함이라는 지침의 목적대로 잘 운용되기를 기대한다.

원래 재외동포청은 2024년 주요업무추진계획을 발표하면서 재외동포정책 강화체계 확립을 위한 재외동포 법령정비의 하나로 해외 위난 동포 지원 등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하여 재외동포기본법을 개정하기로 하고, 재외동포 지침 내실화의 일환으로 ‘해외 위난 상황에 처한 재외동포 지원에 관한 지침’을 마련하겠다고 하였는데 신속하게 지침을 마련한 것이다. 후속 조치로 재외동포기본법의 개정도 서둘러야 할 것이다.

그런데 지원의 구체적인 내용으로 첫째, 급식·식품·의류 침구 및 기타 생필품 또는 비용 지원 둘째, 의약품을 포함한 구호물품·장비 또는 비용 지원 셋째, 임시거소 제공 또는 이에 해당하는 비용 지원 넷째, 기타 위기상황 극복에 필요한 현물 또는 비용 지원 등이 포함된다.

올해 예산으로 생필품 지원금 4천만원을 확보하였다고는 하나 많이 부족해 보인다.

지침에 따르면 재외동포사회 차원의 자구적 노력 및 주재국 정부에 대한 지원 요청 등의 선행조치에도 불구하고 현지 제반 상황상 추가적인 지원이 필요한 경우에 재외동포 단체가 재외공관을 통하여 재외동포청에 지원 신청은 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여러 사항을 감안하였겠지만 재외동포 단체만이 지원 신청을 할 수 있는 것일뿐 위난 상황에 있는 재외동포가 직접 신청하는 길이 막혀 있는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현지 상황에 밝은 재외공관이 직접 재외동포청에 지원 요청을 할 수도 있을 것인데 위 지침을 엄격하게 해석한다면 그것도 어려운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

물론 지침 제3조 제4항과 같이 예외적으로 ‘해외 위난의 심각성 및 재외동포 피해 정도 등을 고려하여 선행조치가 없는 경우라도 재외동포청장 직권으로 재외동포 지원을 시행’할 수 있기는 하지만 위 조항은 예외 조항이어서 ‘해외재난, 전쟁이 발생하였거나 전쟁발생의 가능성이 매우 높은 긴박한 상황, 내란 또는 폭동의 발생으로 해당 국가의 치안유지 기능 등이 극도로 마비되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하는 상황, 테러가 발생하였거나 발생할 우려가 현저한 상황’ 등 해외 위난 상황에서 절차에만 얽매여서 재외동포를 제때 지원을 하지 못하는 잘못을 범하여서는 안될 것이다.

재외동포기본법 개정시 이런 우려가 해소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필요하면 지침을 개정할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