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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의 숲속에서-죽음에 대한 단상
동북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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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4.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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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림/ 니가타산업대학교 교수

   
 

요사이 주변에 병든사람이 많다. 누님 두명이 간경화를 앓고 있고, 조카처가 유방암이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해온다. 가까이에 살고 있는 친한 친구가 뇌종양이 발견되어 당장 큰 수술을 받게 되었다. 이런 얘기를 하는 나도 태평스럽지만은 않다. 혼자서 외로이 살면서 고독 속에서 언제 저도 모르게 돌연사를 할지 하는 근심이 가끔 든다.

모든 생명은 스스로의 의지에 의하여 태어나는 것도 아니며, 자살을 제외하면 스스로의 의지에 의하여 죽어가는 것도 아니다. 우리가 왜 태어났고, 왜 죽는지 그 의미를 과연 제대로 다 헤아릴 사람이 얼마나 많으랴? 모든 생명이 한번 태어났으면 꼭 죽음을 피할 수 없는 법이거늘, 그러면 우리는 죽음 앞에서 초연(超然)해질 수 없을까? 모든 생명이 태어나고 죽어가는 과정이 우주의 자연적인 법칙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으로 보면 제일 합리적인 해석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아무리 이렇게 합리적인 해석을 해본다 하여도 정작 죽음이 가까이에 다가온다면 막연한 불안감을 떨칠 수 없고, 육체의 사후에도 어떤 영적(靈的)인 세계에서의 영생(永生)을 갈구하게 된다. 아마 이런 갈구 때문에 종교가 생겨나고, 종교가 필요하리라.

아침이면 태양이 떠오르고 저녁이면 석양의 노을이 진다. 만물은 조화를 이루고 그 속에서 너무나도 심오하고 불가사의한 원리로 생명이라는 현상이 발생한다. 1000억개 이상의 세포로 절묘하게 구성됐다는 인간의 뇌구조 하나만을 관찰해봐도 생명체가 과연 자연의 운동법칙만에 의하여 생성됐다고 단언할 수 있는지? 아직 100% 확신을 하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우주의 생명체는 우리가 다 상상할 수도 없는 거룩한 조물주(造物主)의 의지에 따라 생성됐다고 생각하고 싶다. 모든 생명이 스스로의 의지에 태어난 것이 아니고, 스스로의 의지에 따라 죽어가는 것이 아니라면 이런 생명현상의 이면에는 스스로가 아닌 다른 의지가 작동하는 것이 아닐까?

나는 여러 종교 모임에 나가보고, 종교 서적을 읽어봤다. 성서를 읽어보면 제일 평가하고 싶은 것이 이 책의 첫장부터 마지막장까지 조물주(하느님)의 존재를 의식하지 않는 곳이 없다는 것이다. 즉 성서는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조물주의 존재를 인정하고 조물주를 경외(敬畏)하고 조물주의 의지대로 살아가려는 사람들의 기록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성서를 읽어보면 수긍하기 어려운 대목도 많고, 교회에서 목사들이 하는 설교를 들어보면 아전인수적이고 세속적인 경우도 많다. 결국 성서도 인간의 인지능력으로 조물주의 의지를 다 헤아리지는 못하는 한계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교회를 한창 다니다 사찰에 가보니 무조건 부처님 불상을 향하여 절하는 행위는 더 마음에 안 든다. 인간의 번뇌에서 해탈하는 방법을 수행을 통하여 스스로 깨달으라는 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이라 이해하고 싶은데 무조건 부처님을 신앙의 대상으로 하는 것이 과연 옳은지?

나의 마음에 내가 인정하고, 경외하고, 그 의지대로 살아가려는 조물주(하느님)를 모시겠다. 그리고 자연과 호흡하고 자연의 섭리(攝理)를 유심히 관찰하면서 거기서 조물주의 의지를 헤아리도록 노력하겠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성서를 자세히 읽어보고, 불교의 경전, 동서양의 고전들을 두루 읽어가면서 인간의 삶의 의미와 지혜를 터득하면서 오늘을 만족하게 살았으면 내일의 죽음도 두렵지 않다는 초연한 자세로 내 인생을 살아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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