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이나 신문, 교과서 어디에도 가해역사를 남기지 않으려는 일본정부의 전후 처리 방식은 잘못 됐습니다. 일본은 가해역사에 대한 기념관 건립과 운영에는 1원 한 푼 지원하지 않습니다.” 일본 교토부에 있는 ‘단바망간기념관’ 이용식 관장의 말이다.


24일 서울 동숭동(대학로) 흥사단 강당에서는 일제 때 전쟁물자로 사용된 망간을 채굴하기 위해 강제징용당해 단바 망간광산에서 가진 고난과 고통을 간직한 채 진폐증으로 죽어간 수많은 재일조선인의 역사를 담은 ‘단바망간기념관’ 재건을 위한 한국추진위원회 발족식이 열렸다.

남경필 한나라당 의원(외교통상통일위원회 위원장), 강창일 민주당 의원, 박선영 자유선진당 의원을 비롯해, 반재철 흥사단 이사장, 김창곤 동북아평화연대 공동대표, 김종철 지구촌동포연대 공동대표, 이용선 우리민족서로돕기 공동대표,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 소장, 정승천 해외동포민족문화교육넷 대표 등이 한국추진위 공동대표로 참여하고, 161명의 각계 시민단체 대표와 시민들이 추진위원으로 참여해 힘을 실었다.

반재철 흥사단 이사장은 개회사를 통해 “우리가 잊어야 할 것도 있지만 잊어서는 안 될 일이 있는데, 단바망간기념관은 한국과 일본이 역사에 교훈으로 삼을 잊어서는 안 될 중요한 역사적 장소”라며, “그동안 이곳을 방치하고 잊어지도록 만든 것은 우리 무관심의 소치”라고 말했다.

2009년 폐관한 이후 재건을 힘을 쏟고 있는 이용식 관장은 이날 발족식에 참석해 “강제징용, 일본군위안부 등 가해역사를 기념하는 기념관은 일본에 하나도 없다”며, “단바망간기념관이 그나마 유일한 역사기념관이다”고 밝혔다. 이 기념관조차도 강제징용당한 이용식 관장의 아버지(故, 이정호)에 의해 사비로 건립된 것이다.

이 관장은 “기념관 재건은 가해역사를 남기지 않으려는 일본의 역사의식을 바꾸는 것이며, 결국 아시아와 일본이 진정한 화해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일본의 역사의식 전환을 촉구했다.

▲ 실행위원 중 최연소인 송유니게(대학생) 위원이 발족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한국추진위원회는 발족식 선언문을 통해 “단바망간기념관은 강제징용이란 역사를 무기로 일본을 성토하는 곳이 아니라 재일조선인과 일본사회, 우리와 일본의 진정한 화해를 위한 것”이라고 밝히고, “사람과 진실에 대한 사랑, 역사와 정의에 대한 믿음이란 큰 물(틀) 안에서 강제 징용의 아픈 역사를 만나고 함께 앞으로 나아가는 곳”이라며 ‘단바망간기념관’ 재건에 작은 힘이라도 보태줄 것을 호소했다.

내년 3월 재개관을 목표로, 재건에 필요한 경비는 약 1천1백만 엔이다. 매월 운영경비로 매년 최소 500만 엔이 소요된다. 현재 일본에서는 250여명의 후원자를 통해 450만 엔이 확보됐다.
윤도현 밴드 공연수익금을 통해 500만 엔을 확보할 계획이다. 한국추진위원회 황의중 실행위원장은 한국의 경우 현재 약 780여만 원 정도 모금된 상태라고 밝혔다.

한국추진위원회는 이정호 씨의 고향 경북 김해군, 한국의 광부들, 노숙인에 이르기까지 모든 국민들을 상대로 모금운동을 전개한다는 방침아래 최소 월 5,000원의 정기후원을 할 수 있는 후원회원제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 후원 문의 : 지구촌동포연대(KIN) / Tel. 02-706-58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