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장판 속 한나라당 단독으로 통과시킨 내년도 예산에 재일민단지원금이 당초 여야가 합의했던 것보다 누락된 것으로 확인 돼 문제가 불거졌다.

이를 두고 한나라당이 예산안 단독처리 과정에서 제대로 정책예산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예산안 단독처리 과정에서 한나라당이 반영하지 못한 예산은 △재일민단지원 사업 △템플스테이 운영 및 시설지원 △춘천-속초 동서고속화철도 사업 등 3가지인 것으로 보도됐다.

재일민단지원 사업의 경우 2007년 이후 매년 73억 원이 지원됐었다. 그러나 내년 정부예산안에는 타 지역 동포단체와의 형평성을 문제 삼아 올해예산 대비 74.2%를 삭감한 18억8천500만원을 책정했다. 이에 대해 정부의 근시안적 예산편성이란 국내외 반발이 일자 상임위 예비심사과정에서 올해 수준을 유지하기로 여야가 합의했다.

하지만, 이번 한나라당이 단독 처리한 내년 예산에는 올해보다 21억9천만 원이 삭감된 51억1천만 원으로 확정됐다.

                              <2001~2011년 재일민단지원 예산현황>
                                                                                            (단위 : 억 원)

연 도	'01	'02	'03	'04	'05	'06	'07	'08	'09	'10	'11
재 단	84.8	84.8	84.8	40	37	37	73	73	73	73	51.1
외교부	-	-	-	40	40	35	-	-	-	-	-
계	84.8	84.8	84.8	80	77	72	73	73	73	73	51.1

또 템플스테이 예산의 경우 정부 원안이 109억5천만 원이었으나 최종 예산안에는 13억 원 증액된 122억5천만 원으로 확인됐다.

앞서 불교계는 올해 예산이 185억 원으로 책정됐던 만큼 내년도 예산도 올해 수준으로 반영해 달라고 정부와 당에 요구했고, 실제로 상임위의 예비심사 과정에선 75억5천만 원 증액된 185억 원으로 되살아났다.

하지만 한나라당이 단독 처리한 최종 예산안에는 불교계 요구 및 상임위 심사결과와 달리 13억 원만 증액돼 있어, 불교계의 반발을 사고 있으며 조계종은 ‘정부여당 인사 사찰 출입 거부’라는 산문폐쇄 조치를 취한 상태다.

춘천-속초 고속화철도사업의 경우 여야 의원들이 예결위 종합심사 과정에서 30억 원을 신규로 반영해야 한다고 제안했으나 최종 예산안에는 아예 빠졌다.

연합뉴스는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예산전용, 예비비 집행, 사업타당성 재조사 등을 통해 예산 증액을 검토하라고 정부에 요구하는 등 부랴부랴 사후 수습에 나섰다"고 전했다.

템플스테이 예산의 경우 관광진흥개발기금 운영 계획을 변경하는 방안이, 재일민단지원사업 예산은 재외동포재단 예산의 전용 등이 대안으로 고려되고 있고, 동서고속철 사업은 예비타당성 재조사를 통해 재정을 지원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것이다.

또 연합뉴스는 “이들 예산은 정부예산이 확정된 뒤 사후에 증액하는 형식인데다 이 과정에서 다른 종교와 지역, 해외동포단체와의 형평성 문제 등이 불거질 수 있다”며, “따라서 정책의 일관성 및 신뢰성에 손상을 초래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고 보도했다.

이번 여당의 내년 예산 단독처리 과정이나 부실심사로 인한 정책예산의 누락 및 삭감 등을 볼 때 당내 조율도 안 된 졸속처리라는 국민적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한나라당은 최종예산에서 빠진 부분을 증액한다는 방침이지만 이래저래 신뢰성을 상실했을 뿐만 아니라 스스로 야당과 국민들의 반발을 초래한 꼴이 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