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규철 / 재미칼럼니스트, 본지 편집위원 ]


DJ정권 시절 국민들의 가장 큰 원성은 첫째, 북한에 대한 짝사랑이었다.
DJ 정권이 김정일 정권을 지나치게 사모한 이유는 간단하다. DJ의 노벨평화상에 대한 집착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퍼주기의 대가로 얻어낸 것이 김정일과의 만남이었으며 그로인해 DJ는 꿈에도 그리던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또 다른 문제점은 DJ정권의 출범과 함께 시작된 호남인들의 주요 보직 독식문제였다. 오죽하면 DJ정권을 일컬어 국민들은 호남공화국이라고까지 비아냥거렸을까 싶다. 사실 DJ정권 시절 호남 출신이라는 이유가 무엇보다도 더한 배경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때문에 심지어 그동안은 자신의 출신지역을 숨기던 인사들까지 호남인으로 커밍아웃하는 우스운 일까지 펼쳐졌으니 말이다. 그런데 요즈음 한국의 정치판에서 야당인 민주당은 특정 지역 편중 인사를 문제 삼고 있다.

이래서 역사는 돌고 도는 것이라고 하는 것일까?
사실 MB정권의 인사 정책을 지켜보면 과거 호남공화국을 건설했던 DJ정권에 못지않게 더 큰 문제가 있다. 정권 출범 초기부터 고소영 인사 또는 강부자 인사라는 소리를 들어가며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별로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임기 후반전에 연출하고 있는 모습은 한마디로 점입가경이니 말이다.

우선 취임 6개월 밖에 안 된 육군 참모총장을 퇴진시키고 신임 총장을 임명하는 과정을 한번 살펴보자. 이유인즉 8년 전 부동산을 취득하는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참모총장으로 임명할 당시에는 몰랐던 사실이 새삼 불거졌기 때문이라는 것일까?

물론 재산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도덕적 하자가 있었다면 엄중하게 문책을 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것이 국민들의 생각이다. 문제는 과연 육군 참모총장의 8년 전 문제를 들추어내 문책을 할 만큼 과연 도덕적으로 깨끗한 사람들이 모여 있는 집단인가 하는 점이다.

도덕적 문제라면 역대 어느 정권보다도 하자가 많은 사람들로 구성된 집단이라는 사실은 하늘도 알고 땅도 아는 사실인데 말이다. 그런데 하필이면 후임 총장이 어째서 대통령의 고교 후배 일까 싶다. 더구나 3군 총장을 모두 영남인들의 몫을 만들어 비난까지 자초해 가면서 말이다. 또 신임 총장에 임명된 대통령의 고교 후배가 도덕적으로 깨끗한 인물이라면 문제는 다르다.

그러나 임명과 함께 농지법을 위반해가며 강원도에 농토를 구입한 사실 그리고 두채의 아파트와 단독 주택까지 소유한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자신이 소유한 주택들은 모두 전세로 임대를 해주고 정작 자신들은 강남 압구정동의 아파트에 전세살이를 하고 있다고 한다. 이유가 궁금스러울 뿐이다.

여하튼 군의 생명은 구성원들의 사기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국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의 명령에 무조건 복종하는 집단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대통령이 자신의 동향 사람 챙기기에만 집착한다면 군의 사기가 살아날 리가 만무이다.

3군 총장자리를 모두 대통령의 동향사람들이 차지한다고 군대다운 군대, 강한 군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대통령의 생각이 안타까울 뿐이다. 아직도 대한민국에서 군이 총칼을 앞세워 정권을 장악할 수 있다고 믿는 국민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은 동향 사람들이 군을 장악한 모습을 지켜보며 흡족한 표정을 짓는 이유는 무엇일까?
혹시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군대를 믿지 못할 만큼 국민들이 모르는 군 내부 사정이라도 발생했다는 말인가.

지난 선거에서 국민들이 MB를 대통령으로 선택한 이유는 호남공화국을 허물고 영남공화국을 재건하라는 의미가 아니었다.
이제라도 영남공화국의 대통령이 아닌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라는 사실을 자각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