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현장에서의 재외동포의 취업 쿼터를 축소하고, 불법취업자를 단속하여 국내인력의 일자리 보호를 추진하는 내용의 정부정책이 발표 돼 재외동포들의 건설업 취업이 더욱 힘들어질 전망이다.

고용노동부(장관 박재완)는 12월 20일 건설현장의 체불․유보임금 문제와 일자리 문제에 대한 제도개선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건설근로자 고용개선 대책』을 발표했다.

노동부는 이번 ‘대책’이 건설일용근로자의 근로조건 보호 등을 위해 건설현장에서 가장 시급히 개선이 요구되는 과제의 해결에 초점을 두고 관계부처와의 협의를 거쳐 마련한 것으로 건설현장의 고질적인 체불 및 유보임금 문제를 개선하여, 건설일용근로자들의 고용안정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로 인한 재외동포들의 취업은 상대적으로 위축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6만 5천명에 달하는 재외동포 취업쿼터제 대상자는 중국동포와 CIS지역 동포들이다. 올해 고용노동부 외국인력정책위원회의 재외동포에 대한 신규 쿼터 배정은 전무하다.

정부는 국내 건설인력 수급상황을 고려하여 이들 중국동포들의 국내 건설업을 실질적으로 제한하는 방침을 세운 것이다. 대신 이들 동포들에게는 인력난이 심각한 지방 제조업과 농축산업에서 장기 취업할 경우 가족초청․영주권 등 인센티브 부여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내 재외동포 ‘취업등록제’ 쿼터로 인한 기존 6만 5천명(10월 현재) 수준은 계속 유지하되, 건설업 쪽 취업이 축소 될 경우 남은 인력은 알아서 제조업이나 농축산업으로 옮겨 취업하라는 것이다.

또 이들 재외동포들은 내년 1월부터 ‘건설업 취업인정증명서’ 대신 사진이 부착된 ‘신분증명카드’를 발급받아 착용해야 한다. 이것은 건설현장 불법취업자의 단속과 함께 불법고용 사용주도 제재하는 것이어서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이번 고용노동부의 대책은 기획재정부, 국토해양부와 협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재외동포정책 업무를 관장하고 있는 외교통상부의 역할이 무엇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더구나 재외동포재단은 외교부가 정한 지침을 집행만 하면 된다는 식이여서 이래저래 재외동포들은 정부 정책에 휘둘릴 수밖에 없는 처지다.

법적으로 엄연히 보호 받아야 할 중국동포(재외동포)들은 법적으로 보장된 재외동포(F-4)자격도 전면 부여받지 못한 채 정부의 눈치만 보아야 하는 힘겨운 날을 보내고 있다. 재외동포재단의 역할이 무엇인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