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사할린포럼’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박선영 의원(자유선진당)은 22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외통위)와 교육과학기술위원회(교과위) 그리고 행정안전위원회(행안위)가 어렵사리 마련한 한 많은 사할린 예산을 정부는 형님예산 챙기느라고 통째로 뒤집어엎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번 국회 상임위 예산편성과정에서 외통위는 사할린 한인학살피해자 추념비 건립지원 15억 원을 신설했고, 행안위에서는 사할린지역 강제동원 희생자 유해 실태조사와 유해봉환용 예산으로 6억 8천만 원, 교과위에서는 사할린 유적조사연구 관련 사업비 4억 원을 신규로 편성하여 예산에 반영했지만 한나라당 단독으로 강행 처리한 예산파동을 겪으면서 사할린관련 예산은 ‘사할린 원폭 피해자 연구비’ 1천만 원만 남긴 채 모두 날아갔다.

｢사할린 한인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을 비롯해 4개의 사할린 관련 법안을 제출중인 박선영 의원은 “이번 예산안 파동으로 인해 한일강제병탄 100년을 맞는 올해에 의미 있는 사업을 새로 마련하기는커녕 상임위에서 어렵사리 마련한 예산마저 전혀 반영하지 않고, 한나라당이 밀실에서 졸속 처리하면서 사할린 예산이 몽땅 날아갔다”며, “이는 만행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는 폭거”라고 비판했다. 또 “예산으로 책정된 연구비 1천만 원은 연구자 2명의 비행기 값과 호텔숙박비로도 부족한 금액”이라고 정부의 역사의식 부재와 동포에 대한 몰이해를 지적했다.

박 의원은 “간 나오토 총리가 지난 8월 10일 한일 강제병합 100년을 맞아 발표한 사과 담화문에서 사할린 한인들을 위한 지속적인 지원을 약속했으면서도, 정작 내년예산에 대해서는 일본정부가 사할린 강제징용 한인들을 위한 예산을 삭감할 것으로 알려져 비판을 샀는데, 우리 정부까지 예산안 졸속처리를 강행했으니, 한일 양국정부가 사할린 한인들과 그 유족들을 두 번 세 번 모욕한 처사가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어 박 의원은 “일제 강점기엔 국가가 힘이 없어 사할린 한인들이 버림받았지만, G20 정상회의 의장국이 되고 경제대국 10위권 안에 든 상황에서도, 사할린 한인들을 외면하면서 관련 예산을 전혀 확보하지 않은 한나라당은 역사 앞에 죄인”이라며, “정부는 이제라도 사할린한인들을 위한 추가예산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정부의 대책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