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채순 박사 / 극동문제연구소 ]


복지 확충,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정신

우리네 서민 중산층이 정부의 신자유주의와 대기업 위주의 경제정책으로 엄청난 고통을 감내하고 있다. 열악한 보육기반에서 육아, 과도한 사교육비, 청년실업과 강제되는 비정규직, 감당이 어려운 주거비용, 노후의 의료비 등이 그것이다.

한국은 2010년에 6.1%의 경제성장을 이루었고 세계 7대 무역대국이 되었다. 그러나 이런 경제 수치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비정규직 근로자 등의 서민 생활은 더욱 더 피폐해진 것이 현실이다. 빈곤이 단지 개인의 책임만이 아니고 국가의 책임도 많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건전한 공동체에서 일부만 풍요를 향유하고 많은 시민은 빈곤으로 고통을 겪는 현상은 전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에 의해 ‘복지’가 우리 국가 사회의 가장 중요한 이슈가 된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이제까지 복지는 가난하고 무능한 사람에게 정부가 시혜하는 것으로 되었으나, 이제부터는 복지 확충에 대한 철학이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정신이 되고 있는 것이다.

선별적 복지와 보편적 복지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는 복지를 망국의 원인, 세금 폭탄, 포퓰리즘으로 매도하고, 잔여주의, 선별적 복지를 고집한다. 보편적 복지 확대가 국가의 재정적자를 키우고 국민의 세 부담을 가중시키며, 복지 혜택을 받는 빈곤·서민층의 근로의욕 감소와 도덕적 해이를 불러 국가 경제 발전을 저해한다는 것이다.

보수정권은 물이 차면 흘러넘친다는 낙수효과로 잔여 재원으로 선별된 대상자에만 시혜함으로 사회를 구제한다는 정책을 고집한다. 그러나 가진 자들의 탐욕으로 둑을 높이고 방수를 하여 만족할 재원은 결코 마련하지 않는다는 데에 문제가 있다.

반면 민주당은 무상급식, 무상의료, 무상 보육, 그리고 반값 등록금 등 이른바 3+1의 보편적 복지를 주장한다.

민주당은 물질 만능에서 사람이 중심이 되는 사회를 만들자는 것이다. 복지확대가 수혜자들의 가처분 소득을 늘려 소비가 증가되고 내수와 국가 재정이 증가되어, 결국 복지 확대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복지 지출이 재투자되어 경제를 성장시킴으로, 이제 경제 패턴을 보편적 복지로 바꾸어 일자리·주거 복지로 확장한다는 민주당의 야심찬 계획이다.

가난 구제는 국가의 책임이다

옛말에 “가난은 나라님도 구제 못한다.”고 했다. 그러나 이제 국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모든 국민들이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복지의 철학이다.

민주당은 이명박 정부의 부자감세 철회와 4대강 사업 등 대규모 국책사업에 대한 예산 절감, 건강보험료 부과기반 개선, 국세수입에 대한 비과세 감면비율 축소 등을 통해 복지예산을 확보하여 과감하게 복지 분야에 투자한다는 것이다.

최근 한겨레가 실시한 한 여론조사에서 “세금을 더 내더라도 복지를 늘려야”한다는 의견에 53.1%가 찬성했고, “복지확대를 위해 최상위 부자들에게 부유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주장에 응답자의 81.3%가 찬성했다. 국민이, 세금 폭탄이라는 한나라당의 견강부회한 주장을 배격하고, 보편적 복지를 위해 세금을 조정하자는 데 묵시적인 합의를 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 국민은 함께하여 민주주의 제도를 쟁취했듯이 보편적 복지 확대에 참여할 준비가 되었다는 의미다. 이제 가난 구제를 국가가 책임지라는 국민의 냉엄한 주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