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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한인청과협회 김영윤 회장, 그는 누구인가
김도균 기자  |  kdg@ok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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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1.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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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1가 소재, 교포문제연구소에서 뉴욕한인청과협회 김영윤 회장과 첫 대면을 했다. 김 회장의 인상은 다부지고 빈틈없는 인물로 비춰졌다. 그러나 인터뷰를 이어가다보니 자상하고 인정 넘치는 범상한 인물임을 느낄 수 있었다.

“뉴욕에서 매년 ‘세계한인의 날’ 문화행사와 연계해 개최되는 ‘추석맞이 민속 대잔치’ 는 교포2,3세들에게 정체성을 심어주고 한국인으로서 자긍심을 갖게 하는 행사입니다. 마음을 하나로 묶고, 한국의 위상과 문화도 알리는 이 행사에는 지역 한인뿐만 아니라 현지인까지 참여하는 대규모 행사이다 보니 매년 60~70만 달러가 소요됩니다. 그래서 생각다 못해 모국에 구걸(?)하러 왔지요” 기지와 만난 김영윤 뉴욕한인청과협회 회장의 첫마디였다.

김영윤 회장은 1988년 미국으로 이민을 떠났다. 부모님과 형제들이 미국 뉴욕 쪽에 먼저 이민 가있는 덕분에 쉽게 안착할 수 있었다고 했다. 당시 이민자들의 직업은 미국공항에 내렸을 때 그야말로 누가 마중(Pick Up) 나오느냐에 따라 직업이 결정되는 분위기였다고 한다. 처음 만난 연고자를 통해 직업을 찾게 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대학에서 토목을 전공한 김 회장은 졸업 후 1976년 공무원시험에 합격해 1988년 이민가기직전까지 7년간 전라북도에서 공무원생활을 했다고 한다.

미국에 도착하자마자 뉴저지에 자리를 잡고 청과업을 시작한 그는 형제들의 도움으로 남보다 쉽게 사업기반을 잡게 됐다고 했다. 김 회장은 2000년부터 웨스턴 인디언(트리니다드토바고, 자메이카 등 인근지역) 들이 먹는 음식재료를 주로 취급하기도 하고, 남방물건들은 뉴욕 맨해튼 북동쪽 이스트강을 건너 뉴욕 양키즈구장을 끼고 있는 뉴욕의 거대 식품 도매시장 ‘브롱스 터미널마켓’을 통해 매매를 했다.
2005년까지는 웨스턴 인디언, 웨스턴 아프리카 지역 물품을 수입해 판매하는 도매(wholesale)나 디스트리뷰터(distributor) 역할을 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까지 뉴저지 한인회에서 활동을 하기도 했다. 또 사업을 뒤로 하고 2002년부터 2006년까지 남미에서 선교활동을 하는 등 잠시 외도의 길을 걷기도 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교단내부의 문제로 교인간의 갈등이 증폭되는 경험을 하게 되면서 사람에 대한 회의(시험)를 겪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비록 지금은 교회를 나가고 있지 않지만 믿음만은 굳게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사람은 믿음의 대상이 아니라 사랑의 대상’이라는 말이 실감나는 부분이다.

뉴욕한인청과협회와의 인연

뉴저지에 정착한 김 회장은 청과(슈퍼마켓)업을 하면서 한인외의 사람들과도 많은 인맥을 쌓아갔다. 김 회장의 역할과 리더십 때문이었는지 청과협회에서는 여러 번 이사장직 수락을 요청해 왔다고 했다. 침체되어 있는 청과협회를 이끌만한 사람을 찾기 어렵다는 이유였다고 덧붙였다. 그의 열정적인 사업과 신뢰가 바탕이 되어서인지 뉴욕한인청과협회(이하 청과협회) 이사장을 3년간 역임하기도 했다. 최근 무투표로 청과협회 회장에 당선된 김 회장은 “침체된 청과협회를 두고 볼 수만은 없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뉴욕한인청과상 업체는 2000여개에 이른다. 그 어느 한인단체보다도 큰 조직이지만 회장선거에 있어 교포사회의 고질적인 갈등 같은 것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했다.

   
▲ 지난 해 뉴욕에서 열린 '추석맞이 민속 대잔치'에 참석한 찰스 랭글 연방하원 의원이 무대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당시 김영윤 당시 뉴욕한인청과협회 이사장(왼쪽 3번째)
1973년 설립된 청과협회는 50여명의 회원으로 시작해 지금은 정회원만도 2500여명에 이르는 미주 한인사회 최대 직능단체로 성장했다. 한인청과협회는 뉴욕시 청과유통시장의 65~70%를 장악하고 있다. 청과협회는 뉴욕한인사회가 성장하는데 원동력이 되어 왔고 나름의 자부심도 대단하다. 그러나 지금은 조직의 방대함에 비해 결집력은 다소 약하다는 게 김 회장의 진단이다. 김 회장은 “청과협회가 직능단체로서 회원들의 권익신장과 이익을 대변하고 있기는 하지만 나름대로 그동안 성공한 한인청과상들의 비협조로 적극적인 여론주도나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는 측면에서는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안타까움 드러내기도 했다. 지역 한인회의 역할부재와 협력이 아쉬운 대목이기도 하다.

김 회장은 청과협회 나름의 역할을 찾고 있다. 지난 수년간 지속해온 한인사회를 위한 활동들을 더욱 구체화하는 일이다. 청과협회 홍보나 이익을 대변하는 것보다는 한인사회에 이바지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실천하는 일이 그것이다.
청과협회의 연중 가장 큰 행사 중 하나는 ‘추석맞이 민속대잔치와 농식품 박람회’라고 한다. 김 회장은 “올해 대회를 분수령으로 해서 이 대회가 안정적인 행사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일과 관련해 청과협회 회장 취임 후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해 청와대 관계자,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문방위), 농림식품부 관계자들을 만나 예산지원과 협조를 요청했다고 한다. “이 행사가 청과협회를 알리는 행사이라기보다는 교포2,3세들에게 정체성을 일깨우고 한민족의 얼을 심어주며, 한국을 알리는 홍보역할을 할 수 있다는 자부심 때문에 발 벗고 나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교포들의 정체성 함양을 위해 교회나 한글학교 등에서 ‘한글배우기’ 등의 프로그램이 많이 실시되고 있지만 이런 중요한 행사에는 교포들의 관심과 참여를 유도하는 시스템이 없다”며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 역삼동 삼정호텔에서 뉴욕한인청과협회와 제주감귤연합회, 농협중앙회 제주지역본부가 제주감귤의 미국 수출 활성화를 위한 공동협약식을 체결했다. 왼쪽부터 제주감귤연합회 강희철 회장, 뉴욕한인청과협회 김영윤 회장, 농협중앙회 강덕주 부본부장
한인들에게 중요한 대규모의 행사를 한인회가 아닌 청과협회가 맡게 된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사실 이런 행사는 한인회가 해야 할 몫이지만 미주한인회의 특성상 새로운 회장이 선출되면 조직과 사람이 바뀌는 바람에 행사의 연속성을 보장받지 못하는 반면, 우리 청과협회는 오랫동안 같이 사업을 해 오던 사람들이 모여 있는 조직이어서 행사의 연속성을 기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뉴욕교포사회에서 이만한 행사를 치를 수 있는 단체는 청과협회외에는 없습니다.”

적자가 나는 행사를 지속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이 행사는 이제 청과협회와 한인사회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었습니다. 한인뿐만 아니라 현지인 원주민들까지 기대하고 참여하는 행사가 되다보니 이제는 손을 뺄 수도 없는 실정입니다. 매년 규모는 커지고 소요예산은 늘어나는데, 근본적으로 본국정부가 지원하는 체제가 되었으면 합니다.”라며, 본국정부의 일회성 지원이 아니라 장기적인 지속성 있는 지원이 절실히 요청된다고 강조했다.

한인사회의 구심점...추석맞이 민속 대잔치

뉴욕 청과도매시장은 유태계와 이탈리아계 그리고 한국계가 주도하고 있다. 이중 유태계의 한국 업체에 대한 견제는 심한 편이다. 미국에 이민 온 한인1세들이 쉽게 뛰어들 수 있었던 시장이 청과업계였다. 10년 전만 해도 뉴욕 청과시장의 80%를 한국 업체들이 점유하고 있었으나 지금은 65~70%로 떨어졌다고 한다. 그 이유에 대해 김 회장은 “교포2,3세들이 대를 잇지 못하고 전문직종으로 옮겨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금은 신규 청과업을 창업할 경우 비용도 많이 들뿐만 아니라 인건비도 비싸 창업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65%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는 것은 대단한 성취임에는 틀림없다.

이러한 한인청과협회가 존속하며 그 시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구심점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김 회장의 지론이다. “적자가 계속 되기 때문에 행사취소도 고려해 봤지만 이 지역 한인들이 이날만을 기다리고 있고 한인들의 구심점이 되고 있기 때문에 이 행사를 없앨 수도 없다.”며 그 분위기를 전했다.

1982년부터 개최 된 ‘뉴욕 추석맞이 민속대잔치 및 고국 농식품 박람회’는 이미 뉴욕에서는 25만 명이 참가하는 알아주는 연례행사로 자리 잡았다. 회원들의 회비와 후원단체 후원금, 재외동포재단의 지원금 등으로 대회를 치르고 있지만 매년 10~15만 달러 정도 적자가 나고 있다. 적자부분은 고스란히 회장의 몫으로 돌아온다.
“청과협회만으로는 사실 벅찹니다. 모국정부와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와 후원을 바라고 있습니다. 한인들의 마음을 하나로 묶고, 한인의 정체성확립과 자긍심을 고취하는 역할뿐만 아니라 한국의 위상과 문화를 널리 알리는 홍보사절단 역할을 톡톡히 해 내는 대회효과를 생각하면 절대 외면할 수 없는 중요한 행사입니다.” 김 회장이 개인사업과 열일을 제쳐두고 이 일에 매달리는 것도 이 때문이기도 하다. 김 회장은 “타국 땅에 살다보면 다 애국자가 된다더니 본의 아니게 그런 자리에 서게 된 것 같다”며 교포들의 역할을 강조했다.

“행사가 열리는 브롱스 랜달스 아일랜드 팍(Bronx Randall's Island Park)에는 이틀 동안은 행사를 보기위해 수많은 차가 장사진을 이루지요. 작년의 경우 탈을 이용한 태권도 공연과 비보이, 현대무용, 타악기 연주 등의 공연으로 한인뿐만 아니라 현지인들부터도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이 공연만 해도 수천만 원이 소요되는데, 올해 행사를 앞두고 마음은 설렘 반 걱정 반입니다.”라며 대회의 성공적 개최에 대한 간절한 염원을 피력했다.

‘뉴욕 추석맞이 민속대잔치’행사와 같이 개최되는 ‘농식품 박람회’ 또한 뜻 깊은 행사이다. 올해로 15회째를 맞이하고 있는 이 행사는 한식의 세계화와 우리 농식품 판로를 개척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김 회장은 청과협회와 농식품 박람회는 밀접한 관계에 있기 때문에 한국의 농산물이 세계의 청과도매시장이라 할 수 있는 뉴욕청과시장에서 유통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 회장은 박람회를 처음 시작했을 때만 해도 꽤 잘 되는 편이었다고 했다.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니까 업자들이 다른 곳으로 납품하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영세업자들만 남아서 품질도 떨어지고 수준이 낮아졌습니다.”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김 회장은 “청과협회와 거래하는 업체만도 3000여개가 넘기 때문에 한국의 농식품이 들어와 자리를 잡는다면 다른 나라에 수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확보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한국 AT센터(농수산물유통공사)와 지자체를 통해 참가업체를 요청하고 있으나, 참가하는 대부분의 업체가 일회성 행사에 그치고 있다고 그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상품 개발은 하지 않으면서, 한 번 참여하고서는 수출실적이 없다며 책임을 우리에게 돌리는 식”이라며 관련자들의 인식 전환을 촉구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일회성 행사를 지양하고 자자체의 상품 카탈로그를 통한 홍보와 세미나를 연계하는 계획을 구상중이라고 밝혔다. AT센터 등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앞장서야 하는데, 무관심 하는 것 같아 안타까운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 2011년, 뉴욕청과협회 임직원이 한국을 방문하여 박희태 국회의장과 면담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전 세계 청과도매시장이라 불릴만한 뉴욕청과도매시장에서의 한인들이 시장지배력은 아직도 상당하다. 이 도매시장을 통해 많은 한인들이 큰돈을 벌었다. 1주일에 15~2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큰 매장을 수십 개나 가지고 있는 한인들도 있다고 한다. 김 회장은 “미국에서 기반을 잡은 한인들이 한인사회를 위해 일익을 감당하고 봉사하는 일에 앞장서도록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과협회 일에만 올인 하고 있는 김 회장은 개인 비즈니스는 남의 일이 돼 버렸다고 털어놨다. 청과협회 회원들의 권익신장과 행사의 성공을 위해 고민하는 흔적이 역력하다. “누군가는 총대를 메어야 할 일이기에 내가 십자가를 지기로 한 것입니다.”라는 그의 말속에 결의가 대단함을 느낄 수 있었다.

“한국 경제력 규모가 세계 15위, G20개최지 하며 떠드는데, 실제 외국에서의 한국 이미지는 아직 미흡합니다. 한국인만 그렇게 부르짖지 외국인은 아직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 홍보 역할을 우리가 하려는 것이죠. 민간 외교관 역할 말입니다.” 이렇게 말하는 그는 애국심이 안 생길 수 없다며 웃는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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