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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력, 토네이도
뉴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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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1.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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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5.27. 뉴스코리아 / 최윤주 편집국장 ]


   
요즘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유머 중 공대생 개그라는 게 있다. 공대생들만의 특유의 사고와 생활행동을 희화한 이 유머는 몇 개의 영어단어만으로도 공대생을 구별할 수 있다.

‘정의’를 영어로 justice라고 답하면 평범한 일반인, definition라고 말하면 공대생이다. 탠(tan)이라는 단어를 보고 햇볕에 태우는 행동을 떠올렸다면 평범한 일반인이지만, 삼각함수를 떠올리면 공대생이다. 또, 트랜스포머(transformer)라는 말을 듣고 변압기를 떠올리면 뼛속까지 공대생이란다. 역으로 이런 유머를 하나도 못 알아듣겠다면 뼛속까지 인문대생일런지도 모르겠다.

언젠가 인터넷에서 봤던 이 유머가 갑작스레 떠오른 건 토네이도 때문이다. 터치다운(touch down)이라는 용어를 듣고 토네이도를 떠올리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텍사스 인을 비롯해 토네이도를 경험한 사람이어야만 가능한 연상 작용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터치다운’하면 너무나 당연하게 미식축구를 떠올릴 테니까.

괴력의 회오리바람, 토네이도는 세상에서 가장 큰 파괴력을 지닌 바람이다. 최저등급인 F0일 땐 나뭇가지를 부러뜨리거나 달려있는 간판을 부수는 정도지만, 최고등급인 F5는 도시를 통째로 삼키고 인간의 상상력으로는 불가능한 물체들까지 휘감아 올리는 위력을 갖고 있다.

그렇다고 오즈의 마법사와 같은 동화속 이야기를 상상하면 곤란하다. 캔자스 시골마을의 도로시가 별안간 마법의 나라로 가게 된 것이 집을 통째로 오즈로 옮겨버린 토네이도 때문이었지만, 현실 속 토네이도는 동화 속 이야기처럼 그리 낭만적이지 않다.

웅장한 구름이 몸을 뒤틀면서 땅의 기운과 손을 맞잡은 후 세상의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위압적인 장면을 한번이라도 경험했다면, 왜 토네이도를 ‘신의 손가락’ 혹은 ‘악마의 꼬리’라고 부르는지 그 이유를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최근 5년 내에 미국에서 가장 많은 토네이도가 발생한 해는 2008년이다. 2008년 한 해 동안 발생했던 1,692개의 토네이도는 126명의 목숨을 앗아갔고 수천 명의 부상자와 이재민을 발생시켰다.

올해는 피해규모가 더 심각하다. 5월 25일 현재, 예비 집계된 토네이도 발생건수만 1,228개. 이는 작년 한 해 동안 생성됐던 1,282개에 육박하는 숫자이고 2009년의 발생건수인 1,156개를 이미 훌쩍 넘어버린 집계다.

사망자수는 더욱 심각하다. 지난 다섯 달 동안 공식적인 사망자 수만 504명이다. 2007년부터 2010년까지의 사망자수를 모두 합친 것보다 많다. 최근 2년 동안의 통계를 볼 때 5월보다 6월에 토네이도 발생수가 높고 사망자수도 더 많아 관계당국의 긴장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현재의 기상예보 기술은 토네이도 발생 11분전까지 예측가능하다. 예보 시스템이 전무했던 1925년, 한 번의 토네이도로 695명이 사망하고 2,027명이 부상당했던 엄청난 인명피해 실정에서는 벗어났지만, 아직까지 9분의 여유를 더 가질 수 있는 발생예측 20분의 목표는 달성하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토네이도가 휩쓸고 간 도시를 바라보며 어떤 언론은 말했다. 지하벙커에 있지 않은 한 모든 조치를 다 취했어도 그 누구도 생존할 수 없었다, 라고. 인류의 과학기술이 쉼 없이 발전하고 있는데도 대지진, 대홍수, 토네이도 등 자연의 대재앙 앞에서 인간은 대처도, 대항도, 대비도 할 수 없는 속수무책의 존재인 것이다.

이 시대의 토네이도가 ‘신의 손가락’에 가까운지, 인간을 골려먹는 ‘악마의 꼬리’에 가까운지 그 누구도 알 리 없다. 그러나 토네이도가 지나간 곳에 신의 흔적은 없어 보인다. 인간의 심성이 점점 악에 가까워 가고 있어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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