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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담대한 개혁을
뉴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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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1.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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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7.25. 뉴욕 중앙일보 <테마진단> / 차주범 민권센터 교육부장 ]


근래에 들어 세계 각국에서 복지논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한국과 미국을 비롯해 성공한 복지국가들의 표상인 유럽에서까지 복지를 화두로 정치권의 공방이 뜨겁다. 지금 유럽 국가들은 기존의 보편적 복지를 포기하고 선택적 복지로 돌아서는 추세다.

영국의 캐머런 총리는 고소득자에게 지급되던 육아수당을 2013년부터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프랑스의 사르코지 대통령은 공무원 연금개혁 등 집권 이후 저돌적 기세로 복지제도 개선을 추진해 왔다. 한국도 서울시의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초미의 관심을 모으는 가운데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복지가 최대의 쟁점으로 떠올랐다.

우리가 살고 있는 미국의 상황은 갈수록 가관이다. 이미 수년전부터 연방정부와 각 주정부는 세입감소를 이유로 대규모 복지예산 삭감을 단행했다. 이렇게 각 국가들이 복지혜택을 대폭 축소하는 이유는 정부가 재정적자로 몸살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재정적자 악화현상은 복지제도의 근간을 뒤흔들 만큼 위협적이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매우 상식적인 질문을 던지게 된다. 최근에 경기침체로 인한 세입감소로 정부의 재정이 악화된 현상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지난 10여 년의 기간 동안 전체 경제총량은 성장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정부는 빈털터리 신세를 면치 못했느냐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두 가지의 이유를 제시한다. 우선 수차례에 걸친 대규모 전쟁에 막대한 재원을 투입한 사실을 지적한다. 애초의 바람과는 달리 테러와의 전쟁이 무한정 길어지면서 전쟁은 돈 먹는 하마로 둔갑했다.

또 하나의 원인은 부시 행정부의 부자감세 정책이다. 부자감세 정책이 기대하는 경제효과는 이른바 적하효과(트리클 다운)다. 감면 받은 세금을 투자로 돌려 직업을 창출하고 생산을 증가시켜 결국 세입으로 돌아온다는 그럴듯한 발상이다. 지난 수년간의 미국 대기업의 행태를 보면 이 정책은 철저히 실패했음을 보여준다.

부시 행정부 시절 미국의 대기업들은 막대한 이익을 누리면서도 온갖 편법을 동원해 세금 납부를 회피했다. 통계에 따르면 1979년부터 2001년까지 최상위층 1%의 연봉은 157%가 올랐고 1983년 이래 대기업 200개의 수익은 362%나 증가했다.

그럼에도 44개 대기업은 35%의 세금을 내지 않았고 그 중 17%는 단 한 푼의 세금도 내지 않았다. 또한 1995년을 기준으로 자산 규모가 2억5000만 달러 이상인 기업 중 1279개는 수입이 없다는 핑계로 세금 납부를 회피했다.

이들은 대부분 조세피난처인 버뮤다나 케이만 아일랜드에 유령본사를 차려 놓고 절세 혜택을 받았다. 미국 최대 기업 중의 하나인 제너럴 일렉트릭이 2010년에 법인세를 단 한 푼도 내지 않았다는 사실은 아주 유명한 일화다.

결론적으로 연방정부의 재정악화는 정책 당국자, 특히 공화당 집권 시절의 실정에서 비롯됐다. 그런데도 공화당은 적반하장으로 정부의 재정지출을 줄이지 않으면 디폴트(채무 불이행) 사태를 면치 못한다고 오바마의 목을 조르는 형국이다. 이러한 작금의 사태는 연방정부가 재정위기 돌파와 복지제도 유지의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기 위해선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함을 가리킨다. 오바마 집권 1기는 흉내만 내는 개혁에 그쳤다.

다음 선거를 앞두고 오바마는 벌써 막대한 선거자금을 모금했다. 대부분이 소액 기부자들의 후원금이라고 한다. 미워도 다시 한 번이라고 그래도 다시 한 번 그에게 희망을 거는 대다수 보통 사람들의 열망을 오바마는 제대로 수렴해야 한다. 그것은 보다 담대한 개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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