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효삼 / 중국동포 작가, 자유 기고가 ]


‘네덜란드는 인삼 한 뿌리 나지 않는 나라지만 머리를 써서 인삼의 주성분인 사포닌을 분출해내는 기술을 이용하여 인삼을 먹기 좋은 알약처럼 만들어 세계 인삼수출의 40%를 점한다’는 보도를 들으면서 두뇌의 창발력, 그 무한한 잠재력의 힘에 대하여 새삼스럽게 생각해 보았다. 머리가 바로 생산력이요 머리가 바로 재부이며 머리를 쓰는 것이 바로 돈이며 가치라는 것이 더욱 확실해진다.

인간이 원숭이와 차별되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머리를 더 잘 쓰기 때문일 것이다. ‘소가 힘세다고 왕노릇 하랴!’는 속담이 있다. 기실 힘내기를 한다면 소의 힘은 사람의 힘에 비해 몇 곱절이다. 허지만 숨만 크게 쉬여도 넘어갈 일곱 살 어린것이 고삐를 잡아도 순순히 끌려가는 것은 사람에게 무조건 복종하는 그 습관된 관념도 있겠지만 힘은 세지만 머리를 전혀 쓰지 않는 우직함 때문이기도 하다. 아무리 짐승의 힘이 세다해도 머리를 쓰는 인간이 두뇌를 당해내지 못하는 것이다.

한편 인간사회에서도 한 지구촌에 살면서 어느 나라는 발전하고 어느 나라는 뒤쳐졌는가를 생각해보면 머리를 잘 쓰고 못 쓰는 그 차이 때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한 나라의 발전지수는 정치제도의 선진에 있고 정치제도의 선진화는 다름 아닌 바로 인간 두뇌의 창의력을 마음껏 발전시킬 수 있는 인간존중의 척도가 얼마큼 작용하는가에 달려있다. 때문에 어떤 나라는 자원이 넉넉하고 물질이 풍부하지만 뒤쳐져 있는가하면, 한국같이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자원이 매우 열악한 환경에 있는 국가들은 기술력과 머리로 다른 나라들을 앞서가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이제는 ‘땅이 넓다거나 물산이 풍부하다.’는 자랑만으로 뽐낼 때는 지나가지 않았나 싶다.

이것은 또한 우리 중국 조선족의 역사적 상황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비록 숫자로는 소수였지만 우리 조선족이 일찍 대민족의 주류사회에 들어가 떵떵 큰소리치며 작용할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우리가 타민족보다 머리를 잘 썼기 때문이다. ‘머리를 썼다’는 자체가 남보다 앞서 교육을 발전시켰다 것을 의미한다.

인간이 교육을 중시하는 것은 바로 교육을 통해 두뇌의 잠재력과 지능을 개발하기 때문이다. 교육을 통해야 두뇌가 발달해지기 때문이다. 물론 어떻게 교육하는가에 따라 창의력의 증감여부가 달라지기도 하고, 부단히 교육방법을 개선해야할 필요성이 있지만 우선은 ‘교육자체가 있느냐 없느냐, 얼마만큼 중시하는가’에 따라 두뇌의 개발이 좌우되기도 한다. 그래서 나라마다 민족마다 교육을 중시하고 교육을 발전시키는 것이다. 이렇게 교육을 통해 머리가 앞섰기에 비록 소수민족이라 해도 써주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아무리 인맥관계가 중요하다고 하지만 ‘알아야 면장을 한다.’는 식으로 머릿속에 지혜가 있기에 인정해주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2천년이나 나라 없이 떠돌던 유태인들이 만약 머리로 살지 않았더라면 오늘같이 뛰어난 인재가 많은 민족으로 세계인의 각광받을 수 없었을 것이다.

이제 우리 중국 조선족도 이와 유사하다. 그것은 아직도 우리가 소수민족으로서 교육만은 뒤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껏 조선족사회에 존재하는 이런저런 문제점들을 놓고 많은 사람들이 미래가 불확실하다고 운운하고 있지만 아직도 교육에 대한 집념과 추구가 결코 다른 민족에게 뒤지고 있지 않다는 것은 그 얼마나 희망적인가!
상대적으로 놓고 보아도 우리 조선족은 교육을 받은 사람, 특히 고등교육과 첨단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비록 권리도 약하고 인맥도 두텁지 못한다 할지라도 우리의 지혜와 총명한 머리로 자신의 창의력을 충분히 발휘한다면 우리 민족은 의연히 앞서가는 민족으로 그 위치를 굳힐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우리 젊은이들에게 ‘현실이 각박하고 상황이 어려울수록 머리로 살아라, 머리가 앞선 민족이 앞서가는 민족이다.’라고 권면하고 싶다.

‘머리로 살아라’ ㅡ 어쩌면 이것이 21세기는 물론 앞으로 인류가 살아가는 준칙이 될지도 모르겠다. 앞으로의 세상은 그 어떤 새로운 발견과 창조로 어떻게 변하고 발전할지 상상할 수 없다.
누군가는 “지혜가 없는 힘은 그 자체의 무게로 하여 무너진다.”고 했다. 이제 세계는 사람의 많고 적음이나 주먹의 힘에 의해서가 아니라, 누가 먼저 두뇌개발을 제창하고 머리를 남보다 많이 쓰는가에 따라 그 발전 좌우되는 시대가 이미 도래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