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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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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1.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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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12.09. 뉴스코리아 <데스크칼럼> / 최윤주 편집국장 ]


   
영국 옥스퍼드 사전이 Squeezed middle을 올해의 단어로 선정했다.
중동 민주화 시위를 이끈 ‘아랍의 봄’과 ‘독재정권의 몰락’, 전 세계를 경제 한파로 꽁꽁 얼린 ‘글로벌 금융위기’, 금융권의 탐욕과 부패에 분노해 일어난 월가시위의 구호 ‘점령하라’ 등 굵직한 이슈들을 누르고 Squeezed middle이라는 생경스런 단어가 2011년 최고의 단어로 꼽혔다.

압박받는 중간층, 쥐어짜인 중산층, 쪼그라든 중산층 정도로 해석되는 Squeezed middle은 옥스퍼드 사전 영국판과 미국 판 모두에 수록된다. 선택이 갈렸던 예년에 비교하면 이례적이다.
사전은 이 단어를 “경제가 어려울 때 물가상승, 임금동결, 정부의 공공지출 감축의 영향을 특히 많이 받는 사회계층으로 주로 소득수준이 낮거나 중간인 사람들”이라고 정의했다. 한마디로 경제라는 거대한 고래싸움에 새우등이 터진 사람들이라는 것.

스퀴즈(Squeeze). 무엇인가를 있는 힘껏 쥐어 짤 때 주로 쓰이는 영어단어다. 중산층 앞에 붙은 스퀴즈라는 단어가 이렇게 적절할 수 없다. 경제위기로 인한 생활고에 짓눌려 쪼그라들고, 쥐어짜이고, 압박받는 서민들의 실상이 이 단어 하나에 고스란히 전해진다.

이 단어가 올해의 단어에 뽑힌 것도 의미하는 바가 크다. ‘쥐어짜인 중산층’이라는 단어는 현시대를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현상인 동시에 전 세계가 직면해있는 가장 핵심적인 문제다. 또한 ‘중산층의 삶은 빚으로 가는 징검다리’라는 극단적인 표현이 현실화되고 있는 위기의 반증이기도 하다.

텍사스의 교육전문가 루비 페인 박사는 빈곤층과 중산층, 부유층은 각각의 계층에 맞는 고유의 생활양식과 특성을 지닌다고 주장한 바 있다. 가령 이런 식이다.
밥을 먹은 후 빈곤층은 “배부르게 먹었니?”라고 묻고, 중산층은 “맛있게 먹었니?”라고 묻는 반면, 부유층은 “차려진 음식이 보기 좋게 나왔니?”라고 묻는다는 것.
옷 하나를 입어도 다르다. 빈곤층은 내 스타일을 강조하고 중산층은 브랜드를 중요시한다. 그러나 부유층은 예술성을 따진다.

관심 가는 대목은 삶의 태도다. 빈곤층에게 삶은 운명이다. 아무리 발버둥 쳐도 안 되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중산층에게 삶은 선택이다. 선택에 따라 잘 풀리는 것도 있고 안 되는 일도 있다. 반면, 부유층의 삶은 부와 권력, 명성을 지닌 귀족답게 사회에 대한 책임을 다하는 것이다. 그 유명한 ‘노블레스 오블리주’다.

계층 속에 숨어진 규칙을 잘 살펴보면 세상이 보이고 사람이 보인다. 서글프게도 부의 유무가 단지 돈의 많고 적음만을 나타내지는 않는다는 걸 깨닫게 한다.

압박받는 중간층, 쥐어 짜인 중산층, 쪼그라든 중산층을 뜻하는 Squeezed middle. 견디기 어려울만한 무게에 압박받아도, 매달 밀려드는 세금과 이자와 빚으로 쥐어짜여도, ‘쪼그라드는 중산층’만큼은 받아들일 수 없다.
혹한의 경제위기가 닥쳐도 희망이 존재하는 건 다른 계층에는 없는 투철한 오뚝이 정신이 중산층에게는 있기 때문이다.

내년 옥스퍼드 사전에는 ‘쪼그라든 중산층’ 대신에 ‘다시 일어선 중산층’이 강력한 지지 속에 선정되기를 염원한다. 더불어 수년간 불어 닥친 경제 한파에서도 꿋꿋하게 자신의 자리를 지켜왔듯이, 내년 한 해도 쪼그라들지 말고 움츠리지 말고 오뚝이같이 일어서는 미주 한인 동포사회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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