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규철 / 재미칼럼니스트, 본지 편집위원 ]


라스베이거스 ‘Beauty EXPO’ 사건으로 인한 후폭풍이 뷰티 업계에 거세게 불고 있다.
대체로 이번 사건의 주인공인 대형 한인 모발 수입업자에 대한 불만들이 주를 이룬다.
사연인즉 이렇다. 이번 사건에서 주인공 역할을 담당했던 ‘Shake & Go’사 측은 ‘신아’사의 제품을 판매할 경우 자사 제품의 공급을 중단하겠다는 것이었다.

물론 상대 소매업소가 Shake & Go사의 헤어 제품만 판매하는 대리점이라면 문제가 될 것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회사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업소를 상대로 특정 회사의 제품을 팔지 못하도록 판매 방해를 펼치는 것은 실정법 위반에 해당된다.
이것은 연방 정부가 금지하는 공정거래법에 대한 위반행위로 민사가 아닌 형사 사건에 해당된다.

여하튼 문제는 그들이 실정법을 위반하는 위험한 무리수까지 두며 시장 점유율도 미미한 신아 사를 상대로 이처럼 신경질적인 반응을 나타내고 있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중국의 최대 인모 생산 업체인 레베카 사와 서로 얽혀 있는 관계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우선 레베카 사는 신아 사의 여홍산 대표와 사업적 파트너 관계로 시작된 회사이다. 그러나 레베카 사가 중국 증시에 상장하는 과정에서 서로간의 사업적 관계를 청산했다고 한다. 반면 Shake & Go 사는 90년대 창업 이후 레베카 사의 제품을 미주 시장에 판매하며 미주 헤어시장 업계 1위로 부상했다.

그런데 Shake & Go 사와의 관계가 약2년 전부터 무슨 이유에서인지 뒤틀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레베카 사의 제품이 중국 생산 업체 중 품질 면에서 가장 우수하다는 것은 모발 수입업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문제는 레베카사와의 관계에서 금이 간 Shake & Go 사는 고급 인모 제품인 Remy 제품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반면 레베카 사로부터 Remy 제품을 공급 받기 시작한 서부의 한인 모발 수입상인 Midway 사는 현재 승승장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동안 미주 모발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던 Shake & Go 사였지만 현재는 경쟁사들에게 1위 자리를 내어 준 지가 이미 오래전이라고 한다.
그런데 신아의 여홍산 씨가 지난해 레베카 사가 생산하여 유럽 시장에서 절찬리에 판매중인 최고급 인모 제품 Remy Couture의 미주 독점 판매권을 확보했다. 신아측이 Beauty EXPO를 통해 한인 소매업자들에게 이 제품을 소개한다는 것이 Shake & Go 입장에서는 심기가 불편해지는 것은 당연지사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레베카라는 회사와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다.

여하튼 엑스포 쇼 행사장에서 펼친 해프닝만으로는 성이 차지 않았던 탓일까?
자신들의 고객인 한인 소매상들을 상대로 신아의 수입 제품을 판매할 경우 자사 제품의 공급을 중단하겠다는 식의 협박성(?) 발언까지 서슴지 않고 있는 이유가 말이다. ‘그들이 연출하는 오만의 끝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대다수 한인 소매상인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다. 오죽하면 한인 소매업자들의 입에서 일부 대형 모발 수입 도매상들의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한 고발조치를 해야 한다는 말이 나올까 싶다.

사실 한인 도매업자들의 판매 가격 담합 그리고 공정거래 위반 행위를 범하고 있는 정황은 여기저기서 발견된다. 한인 도매업자들은 서로가 다른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을 수입해 판매하고 있다. 당연히 제품의 품질의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기할 정도로 한인 소매상들에게 판매되는 상품의 가격은 일정하다. 당연히 수입 도매상간에 자유 경쟁이 아닌 담합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일부 한인 도매상들이 작정하고 퍼트리는 악성 루머이다.
대표적인 예가 중국의 라베카라는 생산 공장이 미국 소매 뷰티시장에 직접 진출한다는 ‘카더라’식의 루머들이다. 사실 한인 소매상들의 입장에서는 한마디로 살 떨리는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불경기 여파로 생존자체를 걱정하는 처지에서 세계 최대의 모발 생산 업체인 레베카가 자본을 앞세워 미국 소매 시장에 직접 뛰어든다면 문제는 심각해 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우선 현재 레베카가 한인 모발 수입상들을 통해 미국 모발 시장에 수출하고 있는 액수는 2억 달러 정도로 알려지고 있다. 여기에 유럽 그리고 아프리카 지역의 시장도 레베카 사가 장악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내 상장 기업인 레베카 사의 수입원은 모발 시장보다는 타 업종에 있다. 중국내에 소유하고 있는 유료 고속도로가 2개나 된다. 건설업, 광산업, 그리고 호텔을 비롯해 중국내에 소유한 부동산의 규모가 엄청난 재벌급 회사이다.
뿐만 아니라 미주의 뷰티 소매업소가 취급하는 품목은 만물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이런 상황에서 레베카 사가 헤어제품만 들고 뷰티 소매업에 진출한다는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 레베카 사에 대해 정통한 한 업체대표의 설명이다.

문제는 이런 상황임에도 일부 수입도매상들이 현실적으로 전혀 가능성도 없는 소문을 퍼트리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또 공상소설 같은 이야기로 소매상인들에게 헛소문을 퍼트리며 한인 소매인들 사이에 공포감까지 조성하고 대형 한인 도매상인들의 나팔수 노릇을 하고 있는 S씨의 속셈은 무엇일까 하는 것이다. 더구나 S씨는 과거 소매상인들의 대표기관인 NBSDA를 이끌었던 인물인데 말이다.(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