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영호 / 영산대학교 교수 ]

▲ 최영호 교수

지난 5월 6일 일본 NHK TV는 뉴스를 통하여 일본 국제협력기구(JICA)가 내달 6월부터 해외에 진출하고자 하는 일본기업의 사원을 청년 해외협력대원으로 파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외협력대 대원에 일본기업 사업을 받아들이고 이들을 활용하여 신흥시장 현지 비즈니스에 도움이 되는 능력을 갖게 하겠다고 한다.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해외 신흥시장에 진출하는 일본기업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정부도 국제협력 기구를 통하여 현장 경험을 익히게 하여 외국어와 비즈니스 경력을 개발하게 함으로써 일본기업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전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청년해외협력대(Japan Overseas Cooperation Volunteers)는 1965년 4월 당시 7,287만 엔의 예산을 들여 정부사업으로 발족되었다. 1961년에 시작된 미국 정부의 평화봉사단을 모델로 한 것이다. 일본정부로부터 위탁을 받아 해외기술협력사업단이 내부에 사무국을 설치하고 사업을 운영하다가 1974년 8월 JICA 발족과 함께 JICA가 담당해 오고 있다. 라오스에 처음으로 협력대원을 파견한 이래 47년 동안 총 3만 6천 명을 파견했고 2012년 1월 현재에도 80개 국가에 3,040명이 활동하고 있다. 한국은 JICA 해외협력대의 노하우를 활용하여 KOICA를 주무부서로 하여 1990년 9월 해외봉사단을 출범시켰다.

일본의 청년해외협력대원

해외협력대는 일년에 봄과 가을 두 차례에 걸쳐 개발도상국의 필요에 적합한 기술, 지식, 경험을 보유한 일본 국적자 가운데 봉사정신이 투철한 자를 모집하고 있다. 현재 JICA의 홈페이지에 게재된 안내문을 보면 협력대원에 응모할 수 있는 요건으로 청년 대원의 경우 20세에서 39세, 시니어 대원의 경우는 40세에서 69세까지로 되어 있고, 활동 분야로는 농림 수산, 보건 위생, 교육 문화, 스포츠, 기획 행정 등 다방면에 걸쳐 있다. 파견 기간은 2년을 원칙으로 하고 있는데 1개월 정도이상 참가할 수 있는 단기 파견 제도도 있다.

JICA는 내달부터 새롭게 시행되는 일본기업 사원 파견제도에서 올해 50명 정도를 선발할 계획이며 해당 기업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1년간의 파견도 인정하겠다고 한다. 해외협력대 제도는 본래 지원자 개인의 주체적인 봉사를 기본으로 하는 것이지만 경우에 따라 지원자의 의도와 달리 현지 지방정부나 JICA에 배속되어 원치 않는 업무에 종사해야 하는 일도 발생한다. 또한 현지 사정이 이들을 받아들이는데 여의치 않아서 지원자의 불만을 야기하고 임기 도중에 중단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보호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현지에서 사망하는 사례가 발생하는 등 이 제도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최근에는 일본의 시민단체가 운영 실태를 감시하고 문제점을 고발하겠다고 나서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일단 협력대원으로 참가한 사람들은 귀국 후에도 파견국 현지인과의 네트워크를 지속하면서 유학 업무나 국제봉사 활동을 지속하는 등 개인적으로 활동 폭을 넓히는가 하면 국가적으로도 국제교류에 커다란 기여를 하고 있다. 일본의 기업에 있어서도 사원의 파견은 결과적으로 해외사업 전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다만 일시 노동력 결손에 따른 부담 때문에 사원의 파견에 적극 임하지 못했던 점에 비추어 이번에 일본정부가 산관(産官)협력 방안으로서 기업의 부담을 경감시키는 형태로 사원 파견 방안을 제시했다. 자국의 해외 진출 기업들에 대해 일본정부가 개발원조(ODA) 자금을 통하여 시장 개척을 지원해 오고 있는 가운데, 이제는 해당 기업의 인력 개발을 돕겠다고 나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