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본대한민국단(이하 민단, 단장 오공태) 산하 재일한국상공회의소(이하 한상련, 회장 박충홍)의 독립문제로 야기된 두 단체 간의 갈등이 표면화 된 가운데 지난 5월 18일 동경지방재판소가 ‘부동산 명도단행 가처분 명령신청 사건’에 대한 판결을 내림으로써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1962년 설립된 재일한국계 최대 경제단체인 한상련은 그동안 민단의 산하단체로 활동을 해 왔다. 그러다 작년 5월 23일 한상련은 정기총회를 개최해 일반사단법인 취득을 만장일치로 결의하고, 11월 감독관청(일본 경제산업성)으로부터 ‘일반사단법인 재일한국상공회의소’로 법인 인가를 받았다.

민단은 이에 대해 “한상련이 사전협의 없이 법인 취득을 통해 일방적으로 독립을 표명하는 것”이라며, “조직체계를 무시한 민단사회의 혼란과 분열을 초래하는 조직파괴 행위”로 규정하고 지난 2월 15일 상임위원회에서 한상련에 대한 직할조치를 단행했다.
직할 조치 후 민단은 한상련의 직인과 공문서를 압수하는 한편, 사무실을 폐쇄조치 한 바 있다.

결국 두 기관은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한상련이 민단중앙을 상대로 동경지방법원에 ‘부동산 명도단행 가처분 명령신청’을 함으로써 법원의 판단에 따르는 상황에 이르게 된 것이다.
동경지방법원은 이 사건에 대해 5월 18일 「채무자(민단중앙)은 채권자(일반사단법인 재일한국상공회의소)에 대하여 이 결정 송달일로부터 3일 이내에 별지물건목록(한상련 사무실) 기재의 건물을 잠정적으로 명도 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한상련은 법원의 판결을 토대로 각 관계기관에 ‘민단중앙본부에 대한 법적조치(사무소 명도 가처분 신청) 사건에 관한 결정’이란 제목의 공문을 발송하고 민단중앙본부를 압박하고 있다.

한상련은 이 공문에서 “재일한국상공회의소(한상련)을 승계한 ‘일반사단법인 재일한국상공회의소는 민단중앙본부가 3월 17일 행한 재일한국상공회의소 사무소의 불법점거에 대하여 조직의 존속(계속성⋅동일성⋅정통성)과 보존을 위해 동경지방재판소에 명도 이행 가처분 신청을 한 바 있으며, 법원이 이를 전적으로 받아들였다.”고 주장하고, 민단이 뚜렷한 이유 없이 직할조치를 통해 사무실을 일방적으로 폐쇄한 것은 폭거이며, 지난 5월18일 개최를 강행한 민단중앙의 직할회장 명의에 의한 한상련 명칭을 사용한 정기총회도 염연한 무효임과 동시에 한상련을 구속하는 어떠한 권한도 없다고 밝혔다.

한상련은 법원의 결정으로 명실상부한 독립단체임이 입증되었음을 표명하고, 향후 다른 단체가 한상련(재일한국상공회의소) 명칭을 사용하거나 승인을 받지 않고 한상련 명칭을 사용하는 일이 있을 경우 법적인 대응을 할 수밖에 없다고 못 박았다.

이 같은 일본 법원의 결정과 한상련의 주장에 대해 민단중앙이 어떻게 대응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