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82년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소속 '오학원' 운영자인 오 모 씨에 포섭돼 지령을 받아 국가기밀을 탐지·수집해 보고하는 등 간첩행위를 한 혐의로 붙잡혀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박박(56·일본 명, 요시다 다케시)씨 등 재일교포 3명에 대해 28년 만에 무죄가 확정됐다.

대법원1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12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들에 대해 1984년 당시 1,2심과 대법원에서 징역10년과 자격정지 10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했던 박 씨와 징역3년과 자격정지 3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한 윤용진(72), 이정후(67)씨에 대한 재심사건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일교포인 이들 3명은 지난 1983년 국군보안사령부에 영장 없이 불법 연행돼, 구속영장이 발부될 때까지 40여 일 동안 외부와의 연락이 차단당한 채 불법감금과 고문, 가혹행위 등을 당했다.
이들은 이듬해인 1984년 1월, 1심에서 징역 10년과 자격정지 10년, 징역3년과 자격정지 3년 형을 각각 선고받고, 같은 해 7월 2심(항소심)에서 같은 형량을 선고 받았다. 3개월 후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돼 억울한 옥살이를 해야만 했다.

이들은 2006년 11월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에 진실규명을 신청해, 2010년 6월 재심사유로 인정을 받았다. 법원은 이들 3명에 대해 2011년 7월 재심을 개시했으며, 12월 서울고등법원에서 국가보완법 위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박 씨 등의 자백과 진술은 불법감금과 가혹행위에 따른 임의성 없는 진술이어서 증거능력이 없으며, 이들이 수집한 자료 역시 오학원 산하 전문학교 유학생을 모집하는 광고문 또는 안내물 등으로 국가기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이에 대해 이번에 대법원이 "공소사실 중 국가보안법 위반에 대해 범죄의 증명이 없어 무죄라고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판결함으로써 최종적으로 무죄를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