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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한조선족연합회 문화공연 행사를 지켜본 소회
김도균 기자  |  kdg@ok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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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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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서울 도심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은평구 ‘은평문화회관’에서는 700여명의 재한중국동포와 국내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중국동포들의 한마당 큰잔치가 벌어졌다. 한중수교 20주년과 연변조선족자치주 창립 60주년을 맞이해 ‘재한조선족연합회’가 개최한 문화행사였다.

이 문화행사는 조선족의 대동단결과 발전을 염원하며 마련한 자축행사다. 연변조선족자치주의 찬란했던 위상이 급격한 중국의 경제발전과 환경변화 등으로 예전보다 많이 약해진 것은 사실이나 공동체를 지켜려는 이들의 몸부림은 눈물겨웠다.

9월 5일 중국 연길에서 성대히 거행된 조선족자치주 창립 60주년 자축행사와 괘를 같아하여 재한조선족연합회 주최로 나름의 의미 있는 문화행사를 연 셈이다. 잘사는 나라의 동포에게만 관심이 쏠려있는 한국정부와 관련기관의 못된 인식과 시선에도 불구하고 조선족연합회는 이 문화행사를 위해 수개월간 준비를 해왔다.

이들은 낮에는 온갖 힘든 일에 종사하다, 밤이면 피곤한 몸을 이끌고 모여 무더위와 싸워가며 수개월동안 연습의 연습을 거듭하며 행사를 준비했다. 1천여 명이 모이는 동포단체로는 큰 행사였기에 예산절감을 위해 중국에서 의상을 제작해 공수하기도 했고, 일부는 원단을 들여와 직접 의상을 만들었다고 한다. 대합창과 무용, 국악연주, 부채춤 등 14개의 프로그램으로 이뤄진 이날 공연은 전문 예술가가 수놓은 무대보다 흥이 있고 정감이 넘치는 장엄한 무대였다. 국내 누구도 관심 갖지 않는 그들만의 잔치였지만 나름의 단결과 화합의 장을 이뤘음은 물론이다.

1992년 한국과 중국이 수교할 당시 64억 달러에 불과했던 두 나라 교역은 지난해 2206억 달러에 이르렀다. 97년 협력 동반자 관계였던 양국은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로 발전했다.
한국의 최대 교역국으로 부상한 중국과의 민간교류나 국제적 위상은 단순한 협력 동반자관계가 아니라 국가의 미래발전을 놓고 양국이 전략적인 관계를 형성해 나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한중간의 발전에는 알게 모르게 중국동포들의 역할과 노력이 있었음은 말할 나위 없다.

역사의 땅 연변조선족자치주.
연변지역 버려졌던 황야의 벌판을 곡창지대로 개척한 이들이 바로 중국의 조선족동포들이다. 이 지역은 우리의 독립투사들이 일제에 맞서 싸웠던 역사적인 요람이요, 한민족의 얼과 문화를 지켜온 동포들의 삶의 터전이 간직된 곳이다. 중국의 소수민족 정책에 따라 민족자치권을 부여받고 살아왔지만 근래 들어 연변조선족자치주 위상이 흔들리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먹고 살기위해 진출했던 한국행. 그러나 이들을 맞이한 모국의 냉대는 심했다. 재외동포로서의 누려야할 법적지위도 찾지 못하고 이들은 다른 힘 있는 나라 동포들과는 달리 이방인으로 취급당하고 있다. 이들에게는 자유방문과 자유취업이 보장되지 않는다. 많은 중국동포들이 한국정부의 외면으로 추방당하거나 불법체류자가 되었다. 또 과거 위명여권 경력이 문제되어 많은 중국동포들이 또다시 내 몰리고 있고, 입국이 불허되고 있다. 이에 대한 정부의 대책도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전 세계 재외동포들의 업무를 관장하는 재외동포재단에서라도 재외(在外), 재한(在韓)을 따지지 말고 동포들에 대한 동포애를 발휘해야 한다.

이번 재한조선족연합회는 대규모 행사를 치르면서 약 2천5백만 원이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다. 잘 사는 나라 동포단체들이 이런 규모의 문화행사를 했다면 아마 족히 1억 원 이상이 소요됐을 것이다. 그에 맞는 재외동포재단의 후원도 이뤄졌을 것이다.

행사가 끝난 후 재한조선족연합회 사무실이 있는 무악재역 근처 식당에서 뒤풀이가 이어졌다. 그동안 수고한 이들과 무대출연자들을 위한 자리였다. 200여명의 대다수 관련자들은 대중교통을 이용해 먼 길을 마다않고 모여 서로를 격려하고 축하인사를 나눴다. 그런데 같이 참여한 일부 20여명의 중국동포들이 안자마자 자리를 떴다. 차려놓은 밥상을 두고 나간 것이다. 이유는 이랬다. 재한조선족연합회측이 예상을 초과한 행사비용 때문에 식비로 1만원씩을 거두기로 했는데 식비가 부담이 됐던 동포들이 자리를 뜬 것이었다. 그들의 뒤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재한조선족연합회 총무의 얼굴에서 분노와 서글픔을 읽을 수 있었다.

못사는 나라 동포들이 외면 받는 현주소를 보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서울시장을 비롯한 야당 대선후보들은 축전까지 보내 이들의 행사를 마음으로 격려하고 위로했다. 반면, 집권여당에서는 아무도 관심을 보이지 않아 실망과 아쉬움이 더했다. 7백여 명이 모인 동포단체의 행사에 대한 국내 언론의 무관심도 마찬가지다.

술잔을 부딪치며 ‘내외동포는 하나다!’ ‘자유왕래! 자유취업!’을 외치는 그들의 구호가 언제 실현될는지 한 맺힌 사연들을 쏟아내며 기울이는 술잔에 밤은 깊어만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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