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영남 / 전 댈러스 한인상공인회장, 4.19혁명 유공 “건국훈장” 수상자 ]

▲ 박영남 회장

한국의 이번 대통령 선거는 한국 민주주의 역사 발전에서 큰 획을 그은 매우 인상 깊은 선거였다. 다소간의 잡음이 있었던 것은 민주 발전이라는 큰 물줄기 흐름에 종지 잔 놀음이었고 어쩜 새로운 한류를 선보인 쾌거였다. 1945년 해방 정국의 난마를 생각 할 때 지금의 한국은 격세지감을 말하기에 충분하다고 자부한다. ‘한국은 산업화에는 성공했으나 정치적 구태들이 한국의 도약을 가로 막아왔다’는 볼멘소리가 있어 왔지만 이번 선거 한방으로 이런 것들이 말끔하게 불식되고 아름다운 시민의식이 선거를 축제의 한 마당으로 승화시켜 주었다. 한국 정치계도 이젠 국민의 눈높이를 가늠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너무나 평범한 진리를 읽어 가고 있어 다행이다. 옥에 티라 할 수 있는 진보 세력의 억지 춘향 같은 생떼도 잘 극복해 주었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패한 것은 다 된 밥상에 코 빠뜨린 지도부의 범실이었다. 국민이 가지고 있는 안보 불안을 너무 가볍게 여긴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정희 후보의 생떼를 그냥 보고만 있었던 것은 민주당에게는 득보다 훨씬 큰 실을 안기는 결과를 가져다주었다고 볼 수 있다. 1%를 오락가락하는 표에 연연할 것이 아니라 아닌 건 아니라고 단호히 일갈했다면 한국정치 마당에 청량제가 되었을 것이다. 이것은 후보 토론 때도, 사퇴 성명 때도 필요했던 조치였다. 진보 세력을 백성으로 포용하는 문제와는 또 다른 차원의 결심 표명이다. 엉거주춤했던 모습이 국민의 심층에 자리하고 있는 안보 불안 심리를 자극해서 막판 역전을 허용했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안철수 현상은 이번 선거의 청량제며 비타민 같았다. 그가 보인 아쉬운 듯, 모자라는 듯한 행보에서 절제의 모습을 읽을 수 있어 좋았고 실제로 그의 샌프란시스코 행은 한국의 이번 대선을 끝까지 아름답게 장식한 것으로 평가하고 싶다. (속 좁은 정치 공학적 계산이 없음) 박수를 보낸다. 우리네 같이 ‘빨리 빨리’에 길들여진 국민에게는 더욱 그렇다. 정치 행간에는 이런 달림과 멈춤이 있어 국민들이 순간순간 뒤 돌아봄의 시간을 가지는 지혜가 필요할 듯하다.

끝으로 보수와 진보의 대결은 색깔 대결이 아닌 민생 복지 차원을 위한 정책의 대결이 되어야 한다. 국가의 근간인 안보문제와는 당연히 괘를 달리 하는 명제인 것이다. 그런데 아직도 색깔론으로 덧칠하는 모습이 보여 안타깝다. 이것은 국론 통일에 아무런 도움이 될 수 없다는 점을 이야기 하고 싶다. 색깔 공세가 남북통일과 오버랩 되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 동서간의 통일이 있은 후에야 성공적인 남북통일을 기대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 시대 성공을 기원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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