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충홍 / 일반사단법인 재일한국상공회의소 회장 ]

▲ 박충홍 일반사단법인 재일한국상공회의소 회장

제68주년 광복절을 맞이하여, 일제강점기 국가, 문화, 언어, 이름을 빼앗긴 민족 시련의 역사를 되돌아보며, 조국독립을 위해 일신을 바치신 순국선열에 대한 깊은 경의와 넋을 기립니다.

우리 조국은 1945년 8월 15일, 36년에 걸친 일본의 식민지 지배로부터 독립한 후, 6ㆍ25전쟁에 의한 국토의 황폐화와 남북분단의 시련을 겪으면서도, 2012년에는 명목GDP 11,550억 달러(1964년의 국가예산은 3억5천만 달러 규모)를 달성하여 세계15위의 경제대국으로까지 성장하였으며, 1962년 당시에 103달러(세계 최빈국 그룹)였던 일인당 GDP는 2만3천 달러를 돌파하였습니다.

이러한 한국경제의 놀라운 발전은 1965년부터 1996년까지, 30년간에 걸친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경이적인 경제성장의 성과이며, 또한 1997년의 통화위기를 극복하고 한국경제가 지식기반경제로의 구조전환과 글로벌화에 성공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즉, 민관일체가 되어 생활향상, 경제발전을 위하여 강한 의지를 가지고 적극적인 행동력을 발휘하여, 격변하는 세계경제의 변화에 잘 적응한 결과이기도 합니다만, 동시에 재일동포 1세들의 모국에 대한 대규모의 지원과 투자로 인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우리 상공회의소의 창립자 멤버이기도 했던 많은 재일동포 1세 기업가들은 「고향에 금의환향(錦衣還鄕)하겠다」라는 굳은 의지로 한국의 경제발전과 생활수준의 향상을 위해 경제, 사회, 교육분야 등에서 폭넓은 지원활동을 하였으며, 스스로 자본, 기술, 경영 노하우를 투입하여 기업을 세우고, 개발초기의 한국경제를 주도하며 조국의 경제발전에 큰 족적을 남겼습니다. 한편, 이러한 68년 동안 우리 재일동포사회는 1세~2세로부터, 3세~5세로 세대교체가 되었으며, 현재 재일동포 수는 뉴커머(1980년대 이후의 재일한국인)를 포함하여 약 53만 명(특별영주권자는 약 30만 명)이며, 그 동안 일본에 귀화한 재일교포는 약 30만 명을 넘어섰고, 지금도 연간 평균 약 8,000명이 일본에 귀화하고 있습니다. 100년의 역사를 가지며 21세기에 돌입한 재일동포사회는 지금 역사적인 전환점에 서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근래에 들어와서 재일동포의 인구감소와 민족적 정체성(identity)이 희박해져 가고 있고, 재일사회의 구심력과 연대감의 약체화가 염려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기존의 재일조직이나 단체가 엄격한 환경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종래의 수구주의나 권위주의로부터 벗어나, 미래지향적인 자기개혁을 꾀하지 않으면 안 될 것입니다. ‘변화를 두려워하여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조직은 쇠퇴한다.’는 사실은 역사가 증명하고 있습니다.

재일경제인을 둘러싼 경제 환경은 나날이 크게 변화하며 글로벌 경제하에서의 기업 간 경쟁은 내외를 불문하고 점점 더 격화되고 치열해지는 상황입니다.

50년의 역사를 자랑하며, 재일동포경제와 한국경제의 발전에 기여해온 우리 상공회의소는 지금까지의 전통을 계승하면서 격변하는 경제 환경과 글로벌화에 대응하는 조직체제의 확립을 위해 일반사단법인으로 전환하였습니다.

우리 상공회의소는 사단법인화에 의해 확고한 법적지위를 확립해 ①브랜드의 강화와 사회적 신용의 향상을 도모한다. ②일반사단법인으로서의 실적을 쌓아 장래에 공익사단법인화에 의한 재정확립(개인 기부금에 대한 40%의 면세특전)과 재일사회에의 재정공헌을 도모한다. ③상공회의소의 세계적인 네트워크와의 연결에 의한 국제화의 실현을 도모한다. ④일본국적 취득자나 뉴커머 및 한국적을 갖는 총련계 경제인을 포함한 폭넓은 재일동포상공인의 결집을 도모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우리 상공회의소는 사단법인화에 의해 공인경제단체로서의 법적지위를 확립하였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자주ㆍ자립을 추구하며 어디에도 속박 받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국가에 있어서도 개인에 있어서도 스스로가 존속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경제활동(실업)입니다. 경제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면 사회도 국가도 풍요로워지며 발전합니다.

즉, 경제활동이야말로 국가를 움직이는 엔진입니다. 돈을 만들어내는 것은 비즈니스에 종사하며 세금을 지불하는 경제인입니다. 따라서 경제단체가 정치나 행정 등(세금을 받는 자)의 속박을 받아서도 안 되며, 또한 시장경제주의 체제의 국가에서는 그러한 예가 존재할 수 없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재외동포의 행복도 국민행복의 일부라며, 해외동포가 조국의 경제발전에 적극적으로 참가할 것을 바란다고 표명한 바 있습니다. 더불어 한국정부는 재외동포들의 문제해결에 전력을 다하고, 재외동포가 한국인으로서의 긍지와 민족적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실 것을 약속했습니다. 박 대통령의 이러한 재외동포에 대한 기대에 부응하여 우리 상공회의소는 재일동포경제인의 선두에 서서 재일사회의 경제발전과 조국의 경제발전에도 진력할 것을 다짐합니다.

끝으로 제68주년 광복절에 임하여, 다시 한 번 민족의 자립과 존엄을 지키기 위해 희생하신 많은 선열들께 마음을 모아 한없는 경의를 드리오며, 그동안 우리 상공회의소에 베풀어주신 관계제위의 후의에도 깊은 감사를 표하는 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