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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와 교육 - (5)- 정보는 정보다
김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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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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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삼오 / 호주한국일보 편집고문, 커뮤니케이션학 박사 ]

 

   
▲ 김삼오 호주한국일보 편집고문

정보란 무엇인가? 이렇게 묻는다면 “정보(情報, information)는 정보다” 하는 대답이 나올 듯하다. 정보와 함께 또는 그 속에 묻혀 사는 우리는 그걸 당연시 하여 설명이 따로 필요 없게 느끼기 쉽다. 그러나 사물과 현상을 체계적으로 설명해야 하는 학자들은 다르다.

언론학자들에 따르면 정보는 불확실성을 줄여주는(Reducing uncertainties) 내용이다. 스무고개 퀴즈에 대답하면서 질문자가 힌트를 한 가지씩 줄 때마다 응답자의 불확실성은 조금씩 줄어들며 정답에 가까워진다.
먼 곳을 가면서 길을 모르면 불확실하다. 이 때 모른다는 것은 정보가 없다는 말이다. 지금 세 갈래의 길인 A지점에서 어느 쪽으로 가야 B지점에 도달할지 모른다고 하자. 이 불확실성을 해결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남에게 묻거나 지도를 봐야한다. 이 때 물어서 또는 지도를 봐서 알아낸 내용이 정보이다. 오늘의 일기 예보, 식품, 취직, 학교 입학, 그 외 일상생활에 대한 안내서와 기사와 들려주는 이야기가 모두 정보이다.

그렇다면 정보는 불확실성과 이용의 영역에 따라 가장 쉽고 간단한 것부터 가장 어렵고 복잡한 것까지 무한하고 다양할 것이다. 앞에서 말한 체계적 설명의 첫 단계는 같은 것은 같은 것 끼리 묶는 분류 작업이다. 그 많은 사물과 현상들을 너절하게 그대로 두고 체계화는 불가능하다.

지구 상 생물의 종류와 수가 얼마나 많은가. 그 연구를 하겠다면 먼저 동물과 식물을 크게 나눠서 봐야 한다. 다음 동물은 척추동물과 무척추동물의 둘로 나누고 척추동물은 포유류, 어류, 파충류, 조류 등으로 나누는 식으로 나가야 한다.
정보도 마찬가지이다. 단조롭지만 그 일을 해보면 과연 정보에 대한 갈피가 잡히며, 정보가 얼마나 우리의 생활과 가까이 있는 가 실감하게 된다.

본론에 들어가기 전에 여담이 되거나 글의 전제 조건이 될 수 있는 한 가지를 밝혀야겠다. 꽤 오래 전 한국의 신문에서 읽은 기사이다. 한국의 사회학회 심포지엄에서 나온 제언인데 “우리도 이제는 외국이 아니라 우리대로의 학문을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었다.
백 번 옳은 말이다. 그러나 따져보자. 대부분 인문 분야에서는 우리가 우리대로 개발한 이론이 없다. 우리대로의 독창적인 리서치(조사, 연구)가 없기 때문이다. 학자들이 강의 노트나 학술 논문을 거의 전부 외국인의 연구 결과를 인용하여 쓰는 사실을 보면 안다.
여기 소개하는 정보의 분류도 주로 해외, 특히 미국 학자들의 것이다. 자연히 용어가 영어일 수밖에 없다. 관련 학자들의 이름은 편의상 뺀다. 일반 독자들에게는 재미가 없겠지만 교포언론, 교민을 위한 복지와 교육 분야에 종사하는 분들에게는 도움이 될 줄 믿는다.

정보의 종류

첫째로 정보(information)와 지식(knowledge)의 구분이다. 그 차이는 존재와 전달 양식에 있다. 대부분 정보는 분산된 조각 상태로 존재하며 그간의 체계를 문제 삼지 않는다. 이와 같이 단편적인 정보는 이미 머릿속에 간직된 기존의 지식 체계에 추가 또는 흡수되어 지식의 일부가 된다.
전자는 단편적 지식, 후자는 통일된 지식의 체계로 이해할 수도 있다. 물이 끓는 온도는 몇 도인가를 아는 것 자체는 전자에 속한다. 왜 그렇게 되는가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체계적 지식과 이론이 필요하다. 그러나 영미인들은 이 두 가지를 섞어 쓰기도 한다. 지식을 정보의 뜻으로 쓰기도 한다. 그런 융통성이 영어의 특징이기도 하다. 여기 정보의 분류도 그런 회색 지대를 어찌 할 수 없다.

학교의 교과 과목과 그 외 전문 직업훈련의 일부로 배우는 내용은 전형적 지식의 예이다. 법학지식을 배워 놓으면 일생을 두고 이용할 수 있다. 교과서 지식(textbook knowledge)과 학문적 지식(academic knowledge)이 대개 그런 것이다. 단편적 정보와 학문적 또는 체계적 지식이란 두 극단 사이에 여러 가지 형태의 지식과 정보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어떤 학자들은 필요와 응용을 기준으로 지식을 학문적 지식(academic knowledge)과 생활 지식(useful 또는 life knowledge)으로 구분했다. 전자는 당장이 아니라 길게 보아 필요하고 유용한 지식이고 후자는 일상생활을 해나가는 데 당장 필요하고 유용한 지식이다. 학문적 지식은 당장이 아니라 오랜 세월을 두고 잘 쓸 수 있다. 의학을 공부해서 의사가 되면 그 지식의 효용은 일생을 간다.

일상생활 지식에 속하는 것으로는 recipe knowledge(요리 지식은 좋은 예), survival knowledge(생존을 위해 필요한 기초지식, 예컨대 응급치료 지식, 어떤 직업을 택할까, 시장은 어디에 있으며 쇼핑은 어떻게 하는가 등의 생활정보를 여기에 포함시킬 수 있다), maintenance knowledge(자녀들 교육을 어떻게 해야 하나 등)가 있다.

정보(information)와 지식(knowledge)의 구별과 비슷한 방식에 따라 지식을 “knowledge of”와 “knowledge about”란 말을 쓴 학자가 있다. Of와 about의 차이는 지식의 심도(depth), 또는 체계성의 문제이다. 전자는 정보를 귀로 들어서 아는 정도이고 후자는 그에 관하여 깊이 아는 것이라고 이해하면 될 것이다.
이 구분의 뿌리는 미국의 고전적 심리학자 제임스(William James, 1890)의 “knowledge of acquaintance”와 “knowledge about”의 이분법에서 찾을 수 있다. 그는 “눈으로 보아 푸른 것을 알고 물건들을 만져보고 서로가 어떻게 다른가를 압니다. 그러나 그들이 왜 서로 다르며 그들 간의 관계는 무엇인가를 아는 것은 다르다”라고 설명한다.

또 다른 학자는 지식을 인지적 지식(awareness knowledge), 방법론적 지식(how-to-knowledge), 이론적 지식(principles knowledge)으로 나누었다. 인지적 지식은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 정도의 지식이다. “당신 그 사람이 온 것 알고 있었어?” 하고 묻는다면 그가 온 사실을 인지(알고)하고 있는가를 묻는 것이다.

신문 광고를 보고 어떤 사건, 사고, 사실을 알았다면 대개가 인지적 지식의 예이다. “knowledge of”와 거의 같은 개념이다. 방법론적 지식은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절차, 방법에 대한 지식이고 이론적 지식은 그 절차, 방법, 원칙의 이론적 바탕을 설명하는 지식이다. 방법론적 지식은 응용과학 및 기술적 지식, 이론적 지식은 순수 학문 이론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또 다른 학자는 뉴스 내용과 관련, 지식을 사실적 지식(factual knowledge)과 구조적 지식(structural knowledge)으로 구분했다.
“사실적 지식은 독자가 어떤 사건과 문제와 관련해서 아는 이름, 지명, 시기, 사실, 숫자 등에 대한 지식이다. 구조적 지식은 이러한 사실들 간의 관계, 전체에 대한 이해, 즉 그런 사건이나 문제가 왜, 그리고 어떻게 일어나는가에 대한 체계적 지식이다.” 러시아 심리학자(Vyotsky, 1962)가 지식을 순간적 지식(spontaneous knowledge)과 체계적 지식(scientific knowledge)으로 나눈 것도 이와 비슷하다. 결국 사실적 지식, 또는 순간적 지식은 요즘 객관식 취직 시험에 나올 만한 상식문제들에 대한 지식이다.

이상 여러 형태의 지식들을 나는 단순, 구체적 지식(simple and concrete knowledge)과 복잡, 추상적 지식(complex and abstract knowledge)으로 크게 재정리 해보고자 한다. 전자는 사물, 개념에 대한 외형적 지식으로서 쉽게 머릿속에 정리할 수 있는 지식이다. 후자는 사물, 개념에 대한 내면적, 추상적 지식으로 쉽게 머릿속에 정리되지 않는 지식이다. 앞에서 life knowledge, factual knowledge, recipe knowledge, spontaneous knowledge는 전자에, academic knowledge, structural knowledge, principles knowledge, scientific knowledge는 후자에 통합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건 내 개인의 의견인데, 국제간 인구의 이동을 염두에 두고 주류를 위한 정보 (information for the mainstreamers)와 소수 커뮤니티를 위한 정보(information for the minorities)를 구분해 본다면 어떨까 한다. 1980년대에 이민부가 낸 ‘이민자의 정보 욕구’(The Information Needs of Migrants)라는 제목의 400쪽이 넘는 두꺼운 책자를 읽은 적이 있다. 그 후에도 비슷한 문헌이 어디에서인가 나왔을 것이다.
한인회나 단체에 우리대로의 도서관이 있다면 그런 자료를 공금으로 구입해서 연구용으로 비치되어 있어야 할 텐데 우리 커뮤니티에 그런 걸 걱정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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