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구홍 ㅣ 본지 발행인

지난 7월 24일, 유엔시민적·정치적권리위원회는 일본정부가 위안부 피해 한국여성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하고 배상해야 한다는 권고문을 채택했다.

아베(安培) 일본 총리가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담화’를 회석시키기 위해 별의별 논리를 갖다 붙이던 터에 유엔이 공개사과와 배상을 권고하고 나서자 일본 정부는 당황하는 빛이 영력했다.

위원회는 이날 일본의 시민·정치 자유규약 이행사항을 심사한 최종 견해 발표에서 “(강제 성노예 인권침해) 책임에 대한 일본정부의 공식적인 인정과 공개사과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성노예의 존재를 부인하려는 시도는 규탄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위원회는 성노예가 본인들의 의사에 반해 모집됐다면서도 강제로 국외로 보내진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는 일본의 설명은 모순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위원회는 “성노예를 비롯해 일본군이 자행한 인권침해 협의에 대해 독립적이고 공정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며 “범법행위자가 확인된다면 처벌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동 위원회가 일본정부를 심사한 것은 2008년에 이어 6년만이며 2008년에도 성노예에 대한 법적 책임과 배상 등을 권고했으나 일본정부는 이행하지 않고 있다.
금번 유엔 권리위가 위와 같은 결론을 내리게 되기까지는 국내외 숨은 시민운동가들이 있었다.

서울대 정진성 교수와 이화여대 윤정옥 교수, 미국에서 최초로 위안부 문제를 제기한 이종연 변호사 그리고 ‘재미시민참여센터’를 운영하는 김동석 삼임이사가 그들이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이들에게 활동공간 하나 제대로 마련해 주는데 인색했다.

필자가 뉴욕을 방문하는 길에 김동석 소장을 찾았으나 그는 사무실 세를 마련하기 위해 슈퍼마켓에 아르바이트로 나가 있다고 했다. 참 가슴이 시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