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낙준 / 변호사

2014년 11월 20일 오바마 대통령은 일부 서류미비자들에 대한 추방유예를 주 내용으로 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하였다. 행정내용 중에서 추방유예와 관련된 것들을 살펴보면, 우선 청소년 추방유예 대상자의 나이제한을 삭제한 것과 시민권자나 영주권자를 자녀로 둔 부모들에게도 동일한 혜택을 준다는 점이다.

지난 2012년에 발표되었던 행정명령에서는 미국에 16세 이전에 입국하고 2007년 6월 15일부터 미국에 계속하여 거주하고 있던 청소년들이 대상이었지만 이번 발표에서는 2010년 1월1일부터 미국에 계속 거주하고 있는 청소년들로 확대하였으며 허가기간도 2년에서 3년으로 연장하였다. 따라서 30세가 넘는 청소년들도 다른 조건을 충족할 경우 신청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또한, 2010년 1월 1일부터 미국에 거주하고 2014년 11월 20일이나 그 이전에 태어난 시민권자 자녀나 나이에 상관없이 영주권자인 자녀를 둔 서류미비자인 부모들도 추방유예를 신청하게 되었다.
이번 행정명령의 시행일은 청소년 추방유예의 경우 발표일로부터 90일 이내에, 부모들의 경우 180일 이내이기 때문에 청소년의 경우 2015년 2월, 부모들의 경우 2015년 5월경부터 접수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의하여야 할 것은 특히 청소년의 경우 지난 2012년 발표 시 요구되었던 내용들(나이를 제외한)도 모두 충족하여야 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미국 입국 당시 나이가 16세 생일 이전 이여야 하고, 현재 학교 재학 중이거나 고등학교(또는 동등학력 인정)이상 졸업자이고 범법사실이 없어야 한다. 부모들의 경우도 당연히 범법사실이 없어야 함은 물론이다.

추방유예 승인을 받은 청소년이나 부모들의 경우 모두 승인기간 동안 미국에 거주하며 합법적으로 일을 할 수 있고 해외여행도 가능하며 승인기간 3년이 만료될 경우 갱신할 수도 있다.
추방유예 신청 및 승인과 관련하여 대상자들이 가장 어려움을 호소하는 것이 서류준비의 어려움인 것 같다. 즉, 2010년 1월 1일 이전에 미국에 입국했다는 것과 계속하여 미국에 거주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할 서류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가 이다. 물론 미국 입국 시 입국심사를 거쳐 입국한 경우에는 I-94로 간단히 입국증명이 되지만 그렇지 못한 분들은 다른 방법 또는 서류를 통하여 입국을 증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과거에 승인된 청소년 추방유예의 경우를 보면, 미국의 입국과 계속적인 거주를 증명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있음을 알 수 있다. 학생의 경우에는 재학 또는 졸업증명서로, 학생이 아닌 경우에 은행 거래내용이나 휴대폰 요금 등 Utility Bill을 통하여 증명할 수 있었다. 이 경우에도 5년 기간에서 중간에 2~3개월의 Term이 발생할 경우 거의 모두 보충서류 요구가 있었지만 주위에 있는 분들의 진술서 등을 통하여 별 어려움 없이 승인 받을 수 있었다.

이번에 새로 대상이 된 부모들의 경우, 유사한 방법으로 입국 및 거주를 증명해야 한다. 세금보고 내용이나 부동산 거주를 위한 소유 또는 리스 기록, 은행 거래 내역, Utility Bill, 크레딧카드 사용내역, 미국 내에서 촬영한 사진, 진료기록, 그리고 종교단체나 기타 속해있던 단체 또는 구성원들의 진술서 등은 유용한 증명방법으로 사용할 수 있겠다.

마지막으로 추방유예 혜택을 받으려면 범법사실이 없어야 하는데, 혜택을 받기가 어려운 범법자라 하면, 첫째, 중범죄: 강도, 강간, 유괴, 폭행, 방화 등 1년 이상 징역형에 준하는 범죄를 저지른 경우; 둘째, 중대한 경범죄: 1년 미만의 징역형을 받을 만한 범죄를 저지른 경우나, 징역형이 아니라도 가정폭력, 위협, 성추행, 착취, 무단침입, 절도, 사기 뇌물공여 체포, 불법 총기소지, 불법 마약거래 등에 해당되는 경우; 셋째, 중대한 경범죄를 제외한 일반 경범죄를 3회 이상 저지른 경우(같은 날, 같은 행위인 경우 신청 가능); 넷째, 미국의 안전과 공공질서의 위협에 해당하는 행위를 저지른 경우 등이다.

이상의 범죄에 해당되지 않는 다른 범죄기록이 있는 경우에는 이번 행정명령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이 될 수 있으므로 해당범죄에 대한 경찰조서, 법원기록, 각각의 범죄에 대한 벌금 또는 형을 마쳤고 근신기간이나 사회봉사를 완료하여 완전히 정리되었음을 보여주는 기록(변호사의 편지 등)을 준비해야 한다.

오바마 행정명령을 통하여 좀더 많은 우리나라 서류미비자들이 혜택을 받게 되기를 기대하였는데 그 폭이 너무 제한적이라는 점이 너무 안타까운 마음이다. 아무쪼록 해당되는 분들이라도 모두 미리미리 서류를 준비하여 조기에 그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되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