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종욱 / 워싱턴침례대 교수

▲ 허종욱 워싱턴침례대 교수

동에서 부는 바람 서에서 부는 바람

2015년 새해가 밝았다. 광복 70주년과 함께 분단 70주년을 맞는 해다. 36년간 일본 식민지 압박에서 나라를 찾은 광복의 기쁨의 해이며 동시에 조국 한반도가 남북으로 갈라져 세계 유일의 분단 국가로 아직도 남아 있는 분단의 슬픔의 해이다.

70주년은 구약에 나오는 이스라엘 역사 가운데 가장 중요한 사건중의 하나로 ‘민족적인’ 의미를 갖는다. 바빌론 포로로 잡혀갔던 이스라엘 민족이 하나님이 약속하신대로 70년만에 고국 이스라엘 땅으로 돌아왔다. 하나님은 스릅바벨, 에스라, 느헤미아와 같은 지도자들을 보내어 예루살렘을 다시 건립했다. 즉 예레미아 선지자의 예언이 성취된 것이다.

어쩐지 새해에는 한반도에 통일이 오고 동족이 자유롭게 남북을 오갈 수 있는 해가 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래서 새해는 분단의 슬픔의 해가 통일의 기쁨의 해로 바뀌는 역사적인 해가 될것 같다. 사람들은 뚱단지 같은 소리를 한다고 핀잔을 줄런지 모른다. 그러나 이 일은 하나님만이 하실 수 있는 섭리에 속한다. 우리는 그런 역사적인 사실을 이스라엘에서 목격했다. 이 일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하나님이 주시는 지도자들이 필요하다.

지난 70년 동안 남쪽과 북쪽은 각각 많은 변화와 겪어왔다. 남쪽 대한민국은 자본주의를 기반으로 한 자유민주국가를, 북쪽 ‘인민공화국’은 공산주의의 이름을 빌린 이른바 ‘주체사상’을 기반으로 한 3대세습 독재국가가 이루어 졌다. 남한은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를 지나 4만달러 시대로 향하고 있는 ‘번영’을 만끽하는 세상으로, 반면 북한은 대부분의 인민들이 기아선상과 인권박탈속에서 인간으로서 최소한도 생명유지가 힘들고 인간대접을 받지 못하는 ‘지옥’같은 세상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왜 그럴까? 답은 하나다. 지도자를 잘못 만나서다.

우선 한반도가 걸어 온 길을 되돌아 보자. 남쪽은 자유 민주주의를 기초로 한 건국의 터전, 민족상쟁의 6·25전쟁, 군사정권의 산업화, 자유를 갈망하는 시민들을 통한 민주화 과정 등 크게 네 번에 걸친 소용돌이었다. 광복 직후 조국은 남북으로 분할됐으며 좌우갈등으로 소용돌이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공화헌정을 기초로 한 자유독립국가 대한민국은 광복 3년째 1948년에 탄생했다. 민주주의를 배우고 체험한 이승만대통령의 지도력이 발휘된 것이다. 같은 시기에 탄생한 북쪽의 ‘인민공화국’은 애국을 내세우고 공산독재의 기반을 튼튼하게 하는데 심혈을 기우린 김일성을 지도자로 맞았다.

1950년 대한민국이 세살도 채 되지 않은 해에 김일성은 소련을 뒤에 엎고 공산통일을 위한 남침을 감행했다. 3년에 걸친 민족 최대 비극인 이 전쟁은 한반도 전체가 공산주의화 될 수 있는 위기에 처하게 했다. 그러나 미국을 중심으로 한 유엔군의 개입으로 그리고 이승만 대통령의 투철한 반공사상으로 공산화를 막아냈다. 이대통령은 장기집권의 야욕으로 과오를 범했으나 그가 세운 많은 공을 인정해야 한다.

5·16 쿠데타 이후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를 잃었다. 그러나 박정희 대통령이 주도한 수출중심의 공업화와 새마을운동은 나라의 모습을 송두리채 바꾸어 놨다. 1953년 국민소득 67달러에 불과했던 한국은 5000년 역사상 처음으로 굶주림에서 탈출할 수 있는 경제적인 터전을 마련 할 수 있었다.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올라설 수 있는 터전이 이때 마련된 것이다. 박 대통령의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지도력이 이뤄놓은 ‘한강의 기적’이다.

1980년대에 불붙은 민주화 운동은 한국을 다시 자유민주국가로 되찾은 발판이 되었다. 이 운동은 1960년 4·19 혁명에서 불씨가 붙었으며,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 1987년 시민·학생 시위로 이어져 온 민주화운동이다. 한국은 이 운동을 통해 김대중대통령과 노무현대통령과 같은 민주화 지도자를 만날 수가 있었다. 자유민주주의, 산업화, 민주화를 차례대로 겪은 나라가 이 지구상에 어디 있는가? 한국은 그동안 지도자들을 잘 만났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따라서 희망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