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시립미술관이 하정웅 씨 6차 기증을 기념하는 첫 전시로 오는 22일까지 강경자의 ‘인간만사’전을 개최하고 있다. 사진은 강경자 作 ‘비밀’. ⓒ광주시립미술관 제공

광주시립미술관(관장 조진호)은 하정웅 씨 6차 기증을 기념하는 첫 전시로 오는 3월 22일까지 제5·6전시실에서 재일교포 3세 여성작가 강경자의 ‘인간만사’전을 개최하고 있다.

강경자 씨 작품은 1999년 국내에 처음 소개됐으며, 2003년 하정웅 씨 3차 기증으로 광주시립미술관에 2점 소장됐다 지난해 37점이 추가 기증됐다.

강경자 씨는 일본 교토에서 태어나 조선중고급학교에서 수학한 뒤 고려미술전과 재일한국 조선현대작가미술전 등의 전시를 통해 재일화단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그는 재일교포 작가 3세대에 속하는 여성작가로, 기존의 재일화단이 이념을 통한 재일인 정체성 회복에 힘쓴 것과 달리 순수한 미적대상탐구로써 모더니즘 미술을 수용해 발전시켜 왔다.

강 씨는 미술대학에서 교육을 받지 않았음에도 대상의 재현을 넘어선 독특한 표현법과 색채감각을 통해 독창적 예술세계를 구현해 왔다. 대범한 화면구성과 대상의 자유로운 묘사, 강렬한 색채 사용은 그의 그림을 매우 개성적이고 현대적인 경향으로 분류하게 하고 있다.

그의 작품 주제는 인간이다. 인간 주변에 존재하는 삶의 다양한 형태와 방식, 그 안에서 서로 부대끼며 발생하는 감정과 심리상태를 표현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재일(在日)’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그는 보편적인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문제 외에 다소 소외되거나 불편한 상황과 마주하는 삶을 살아왔다. 그는 미술을 통해 자신을 구속하는 것들로부터 자유롭기를 갈구했고, 암담한 현실 안에서 희망을 꿈꿨다. 강씨는 미술이라는 영역 안에서 자신의 문제와 인간사의 단편들을 표현해 내며 자기치유의 노력을 해왔다.

강 씨는 “조국 땅에서 특히 이렇게 훌륭한 미술관에서 전시를 할 수 있게 돼 너무 감사하고 감개무량하다”고 밝혔다. (문의. 062-613-7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