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철 / 재미칼럼니스트

미주총연 조정위원회가 만든 선관위(위원장 김기홍)는 지난 16일 단독 입후보한 김재권 씨를 인준 후 당선증을 전달했다고 발표했다.

주최 측 발표에 따르면 L.A 소재 가든스위트호텔에서 열린 임시총회에 정회원 160명과 비회원 93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오영 전 미주총연 회장의 사회로 김재권 씨를 참석자들의 박수로 당선 인준 절차를 끝내고 김재권 씨가 26대 미주총연 총회장에 선출되었다는 것이 주최 측 주장이다.

문제는 이날의 임시총회가 과연 합법성을 유지할 수 있느냐하는 점이 아닐까?

필자는 임시총회 하루 전 김재권 씨를 만났다.
‘앞으로 변호사들만 좋은 일 하게 생겼다.’
향후 미주총연 회장 감투를 두고 법정 다툼이 일어날 것이 뻔하다는 사실을 당사자인 김재권 씨도 잘 알고 있다는 사실을 토로하고 있는 것이다.

23일이면 미주총연의 정기총회가 시카고에서 개최된다.
이정순 현 회장이 단독 입후보자로 선관위(위원장 정재준)에 등록한 상태이니 이날 열리는 정기총회에서는 이정순 씨가 차기 회장으로 선출되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결국 미주한인회총연합회라는 한지붕 아래 임시총회에서 선출된 김재권 씨와 이정순 씨가 동거를 할 수 없는 일이니 김재권 씨의 주장처럼 변호사 좋은 일 하게 생겼다는 소리가 결코 틀린 말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그렇다면 양측의 주장 중 무엇이 문제일까?
우선 김재권씨 측 인사들의 주장은 L.A임시총회에 참석한 회원의 숫자 그리고 7명에 달하는 전직 미주총연 회장 그리고 6명의 현직 연합회 회장들이 참석을 했으니 민심은 자신들의 편이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과연 그럴까?
그들이 주장하는 전직 총회장 중, 2명은 개회식에만 잠깐 얼굴을 비추었을 뿐 나머지 행사에는 참여를 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되었다.

또 김재권 씨를 지지한다고 성명서에 사인을 한 6명의 연합회장들은 연합회 회원들의 전체 의견이 반영된 것이 아니라 개인 자격으로 지지 성명서에 사인을 했다고 밝히고 있다.

더구나 이번 임시총회에 참석한 회원 대부분이 자비가 아닌 주최 측이 제공한 항공료를 받고 참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미주총연의 고질적 병폐를 또다시 답습하고 있다는 것이 많은 회원들의 주장이고 보면!!!

이미 지난 2011년 부정선거 시비에 휘말려 회장에 당선되고도 법정 다툼 끝에 회장직을 상실했던 김재권 씨가 왜 또 다시 이같은 구태를 반복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것이 대부분 회원들의 지적이다.

헌데 김재권씨 주변 인사들은 숫자 싸움만으로 이번 사태를 종결지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으니 안타깝다는 말이다.

미주총연의 자격을 6월 30일까지 상실된 비회원을 박수로 차기 총연 회장에 선출하고 있는 관계자들의 모습을 어찌 해석해야 할지!!!!

또 다른 문제점은 이번 임시총회의 소집권자가 누구인가 하는 점이다.
그동안은 이민휘 씨가 미주총연 회장 대행을 자처하며 이번 임시총회의 소집권자 행세를 해왔다.

하지만 임시총회가 열리기 며칠전 이민휘씨는 미주총연 측 변호사로부터 미주총연 회장 대행을 계속 자처할 경우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내용증명서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때문일까?
김재권 씨 측 관계자들은 이번 임시총회의 의장 자격을 소집권자인 이민휘 씨가 아닌 이오영 씨에게 넘긴이유가!!!
한마디로 이번 임시총회의 문제점은 소집권자가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그들이 앞세우는 조정위원회에는 총회를 소집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는 사실을 관계자들이 자각하고 있는지가 의문이다.

또 이번 임시총회의 사회를 본 이오영 전 회장은 모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정순 회장의 집행부가 김재권 씨의 후보자 등록을 막았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과연 그럴까?
필자가 확인한 바로는 애초부터 김재권 씨에게 관계자들 대부분이 미주총연 측 선관위가 아닌 조정위원회가 설치한 선관위에 등록할 것을 권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재권 씨 역시 미주총연 집행부가 구성한 선관위에 등록을 시도한 사실조차 없음에도 불구하고 김재권 씨의 후보자 등록을 봉쇄했다는 주장은 무슨 소리인지 알 수가 없는 노릇이다.

사실 김재권 씨 회장 만들기에 앞장선 ‘총사모’라는 실체조차 불분명한 조직의 의도는 이정순 회장의 탄핵이었다.
하지만 총연 회칙 25조에 의거 회장 탄핵은 재적 회원 2/3의 찬성으로 가능하다는 사실을 뒤늦게나마 인지했으니 다행이라고나 할까?!!!

여하튼 이번 미주총연 사태의 최대 피해자는 김재권 씨라는 생각이다.
헌데 버지니아 법원이 6월 30일까지 김재권 씨가 미주총연 정회원 자격이 없다는 확인 판결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소집권자조차 불분명한 임시총회를 통해 당선증 교부를 받은 사실 때문에 법정 모독죄로 고발을 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니 귀추를 지켜 볼 일이 아닌가 싶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