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휘진 / 주시드니한국대사관 총영사

호주는 1960년대에 아시아권의 학생 등을 초청, 교육 연수하는 콜롬보 플랜을 시행했다. 이때 한국에서는 매년 30여 명의 학생 등이 호주의 대학과 정부기관 등에서 교육 훈련을 받은 바 있다.

이제 호주 정부는 역으로 아시아에 대한 이해 증대와 교류 확대의 목적으로 2014년부터 5년에 걸쳐 아시아 국가로 호주의 학생들을 유학 보내는 신 콜롬보 플랜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에는 한국에 6개월 이상의 장학생 2명과 단기 연수생 111명을 파견할 예정이다.

호주 정부는 몇 년 전에 아시아 세기 속의 호주라는 백서를 발간한 바 있다. 한국어, 중국어, 일본어, 인도네시아어, 힌두어 등 5개 언어를 주요 전략언어로 지정해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호주에서는 전체 40여 개의 대학 중에서 6개 대학에서 한국어를 정식 과목으로 채택하고 있으며, 초·중·고등학교에서는 61개 학교의 학생 8500여 명이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다. 52개의 주말 한글학교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재외 동포들의 한글 교육에 헌신하고 있기도 하다.

호주에서는 동남아만큼 한류가 인기 있지는 않지만 케이팝(K-POP) 같은 한국의 노래를 배우고 싶어 한국어 공부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실정을 반영해 뉴사우스웨일스(NSW) 주 고등학교에서는 내년부터 대학입시 과목에 기존의 3개 한국어 과정 외에, 호주인들에 대한 한국어 초급과정이 재개된다. 호주인들을 위한 한국어 초급과정은 당초 1992년부터 시작됐지만, 응시자 부족으로 2007년부터 중단되었는데, 최근의 한국어 교육 수요 증가에 따라 한국어 초급과정 재개설을 위해 공관이 한국어교사회 및 한인동포사회와 꾸준히 노력하여 결실을 보게 된 것이다. 이를 통해서 한국어를 배우는 호주 학생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고등교육과정에서는 국내의 대학과 다수의 호주 대학이 자매결연을 하고 학생 및 교수 교류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 NSW 대학에서 양국의 교육부 지원 아래 한국의 6개 대학과 호주의 9개 대학 국제교류처장 등 주요 인사가 참석한 가운데 심포지엄이 개최돼 교육 분야의 교류 협력 현황과 발전 방향에 관한 깊이 있는 논의가 있었다.

또 호주의 울릉공대에서는 한국의 한밭대 등 수 개 대학의 교수를 초청, 전자재료 등 공학 분야의 교류에 관한 세미나를 개최했다. 울릉공대와 한국 대학의 교수·연구진의 교류를 통해 양국 대학 간의 강의·연구를 통한 실질적인 협력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응용과학 지식과 호주의 기초과학 간의 상호보완적 협력이 이뤄지는 측면에서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본다.

호주의 대학에는 2014년 12월 기준으로 59만 명의 외국 학생이 수학 중이고, 그중 한국 학생은 2만8000명으로 중국, 인도, 베트남에 이어 국가별 순위에서 4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은 호주의 제4위의 교역 파트너이고 외국인 학생 수에서 4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호주의 대학에서 한국은 외국인 유치를 위한 중요 시장의 지위를 가지고 있다.

이제 앞으로 우리가 일방적으로 호주에 유학을 오는 현실에서 벗어나 한국에서 추진하는 대학의 국제화 프로그램이 보다 진전돼 호주의 학생들이 점차 한국 유학을 매력적으로 생각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하며, 이를 위해 총영사관과 교육원·문화원에서는 대학 관계자를 접촉하면서 한국의 매력을 열심히 알리고 있다.

▲ 지난해 9월 12일 호주 시드니한국문화원에서 열린 한국어 교사 워크숍에서 40여 명의 참석자가 한국 전통 악기인 장구 치는법을 배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