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중앙일보=원용석 기자]"분규단체나 분란 핵심인물이 활동하는 단체에는 단 한 푼도 줄 수 없다."

한국 정부가 미주한인회총연합회(이하 미주총연)에게 지원금을 일체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한국 재외동포재단은 미주총연에게 최대 30만 달러를 지원할 수 있다.

실제 미주총연은 매년 재외동포재단으로부터 8만 달러의 지원금을 받아왔고, 지난해에는 18만5000달러를 받았다. 당시 미주총연 내부에서는 "다음부터는 최대치인 30만 달러 전액을 받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았다.

하지만 최근 단체가 두 동강나면서 지원금은 '제로'가 됐다. 재외동포재단 미주담당 관계자는 9일 "분규 단체에는 지원금을 지급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둘로 갈라진 단체는 인정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 미주총연 이정순 회장과 김재권 전 이사장.

미주총연은 현재 김재권씨와 이정순씨가 서로 제26대 미주총연 회장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총연은 두 사람을 지지하는 회원들로 쪼개져 있다. 본지는 "두 동강나 대표성을 상실한 미주총연에게 대한민국 혈세를 줄 필요가 있느냐"고 보도한 바 있다.본지 5월19일 A-4면>

결국 미주총연은 볼썽사나운 내부 다툼으로 명예도 잃고, 30만 달러라는 재정도 잃게 됐다. 동포재단 관계자는 "총연이 정상화가 되면 지원금이 풀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한국 정부는 과거 분란의 핵심인물이 활동하는 단체도 지원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한국전 참전 21개국 지원협의회는 한국전에 참전했다 전사한 고 조셉 갠트 일등상사의 미망인인 클라라 갠트(96) 한인 후원회를 발족할 계획이다. 갠트 미망인은 최근 고령으로 잉글우드 양로병원에 입원했다.

LA총영사관에 따르면 스캇 서 회장은 지난 9일 협의회 멤버인 영 김 부회장과 함께 총영사관에 후원금 지원을 요청했다.

그러나 총영사관에서는 지원금을 일체 지급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회원 중 동포재단 분란의 핵심 인물이 있다는 게 그 이유다. 총영사관 관계자는 "취지는 좋다. 하지만 영 김씨가 과거 동포재단 분란의 핵심 인물이기에 후원금 지원은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영 김씨는 현재까지도 시끄러운 한미동포재단의 전 이사장. 그는 이사장 재직 당시 불투명한 회계처리와 공금 유용 논란으로 이사진의 퇴진요구 속에 사임한 바 있다.

미주총연 한 인사는 "솔직히 말해 내분으로 두 동강 나고, 문제 인사가 단체를 바꿔 핵심 인물로 활동하는 단체에 한국 정부가 지원을 하는 게 비정상"이라며 "이런 걸 두고 망신살이 뻗쳤다고 하는 거 아니냐"고 자조섞인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