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호 / 기자

영등포·구로·금천·관악구, 한국인 줄고 중국 동포 늘어
생활안정·범죄예방 사업 등 중·장·단기 계획 내년에 수립

서울시가 영등포구 대림2동, 구로구 가리봉동 등 중국 동포가 밀집한 지역을 국제 문화지역으로 개발하기 위한 종합개발계획을 수립한다.

영등포, 구로, 금천, 관악구 등 서울 서남권의 일부 지역은 중국 동포가 몰려들면서 한국인이 점점 줄어들고 고립·낙후화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데, 서울시가 이런 실태를 보완하기 위해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의 중국 거리모습. 가리봉동은 한국인 거주자 보다 중국동포 거주자가 수가 더 많다.  (ⓒ조선일보)

서울시 관계자는 7일 “서울에 거주하는 중국 동포의 상당수가 서남권에 밀집해 살고 있는데 문화 갈등이나 생활환경 변화 때문에 주민 간 불화가 생기고 있다”며 “사회문제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중국 동포 밀집지역을 위한 장단기 발전 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장단기 발전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지난해 하반기 서남권 지역에 대한 정밀 실태조사를 했고 올해는 연말까지 중국 동포 밀집지역 발전방안을 연구하는 용역을 진행한다. 서울시는 올 연말 연구용역이 완료되면 내년에 발전 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서울 서남권 지역은 중국 동포가 몰리면서 한국인 거주자가 줄고 있다. 2015 행정자치부 외국계 주민 통계 자료를 보면, 서울 서남권에 있는 전체 외국인 주민 수는 2011년 말 13만7478명에서 작년 말 18만6113명으로 35.4% 늘었지만, 이 기간에 한국인 주민 수는 160만7198명에서 137만3719명으로 14.5% 감소했다.

서울시에 거주하는 중국 동포는 26만2545명(전체 서울 거주 외국인 주민의 약 57%)으로 이 중 57.9%인 15만2168명은 영등포구(5만6227명), 구로구(4만4684명), 금천구(2만7419명), 관악구(2만3838명) 등 서남권에 집중돼 있다. 대림2동과 가리봉동 등 일부 행정구역은 중국 동포 거주자 수가 한국인 거주자 수보다 많다.

서울시는 서남권 지역의 특수성을 분석한 뒤 저소득 주민을 위한 생활안정 사업과 범죄예방 사업, 중국 동포 자녀 등을 위한 교육 지원 사업 등을 발굴할 예정이다.

시는 이런 내용을 포함한 종합발전계획을 단기(2018년), 중기(2020년), 장기(2025년)로 나눠 수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금 상황을 방치하면 서남권 지역은 한국인이 출입을 꺼리는 지역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며 “(재개발이나 재건축과 같은) 기존의 도시재생 사업보다 거주민의 특수성을 중시한 개발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