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남구 대연동 부산문화회관 근처에 자리잡은 일제강제동원역사관.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강제동원희생자 등 지원위원회 제공

국내 유일의 일제강제동원역사관이 개관 7개월 만에 공식 국립박물관이 됐다. 또 첫번째 유물 기증자도 나왔다.

일제강제동원역사관(관장 김우림)은 13일 “문화체육관광부가 일제강제동원역사관의 1종 전문박물관 등록을 알려왔다”고 밝혔다. 국립박물관은 소장 유물이 100점 이상이면 1종, 70~99점이면 2종이 된다. 일제강제동원역사관은 전국 41번째 국립박물관이 됐다. 부산에선 국립해양박물관(1종)에 이은 두번째 국립박물관이다.

첫번째 유물 기증자도 나왔다. 부산 기장군 정관면 정관읍에 사는 사할린 영주귀국 동포 안해준(78)씨가 지난 11일 ‘결의형제서약서’ 2부를 일제강제동원역사관에 기증했다. 결의형제서약서는 낯선 이국땅 사할린에 혈혈단신으로 끌려간 안씨의 형 등 조선인 피해자 17~18명이 1950년 3월12일과 1957년 2월17일 사할린에서 두차례 작성했다. 해방 뒤에도 고국에 돌아오지 못하고 사할린에 살고 있는 척박한 환경 속에서 서로 도우며 가족·형제처럼 지내자는 의미로 작성해 1부씩 나눠 가지고 있었다. 두차례 작성된 서약서엔 각각 9명씩 이름이 올라있는데 1명을 빼고 모두 이름이 다른 것으로 미뤄 서약자는 17~18명이 유력하다. 이들 서약서는 동생 안씨가 형의 서약서를 보관하고 있다가 기증했다.

일제강제동원역사관은 1939~1945년 아시아·태평양전쟁 당시 전범국인 일본제국주의의 비인도적 강제동원 실태를 조사하고 기록한 자료들을 공개한 최초의 공간이다. 국무총리실 소속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가 해방 70돌을 맞은 지난해 12월 개관했다. 2010년 착공한 지 5년 만이었다.

522억원을 들여 부산 남구 대연동 부산문화회관 근처 7만5465㎡ 터에 지상 7층으로 지었다. 이곳엔 일제강제동원 관련 문서와 명부, 사진 등 354점과 전시패널 452점, 영상물 43개, 일본군 성노예(위안부) 행위 장소와 탄광 등을 재현한 12곳의 모형물이 있다.

일제강제동원역사관은 개관 이후 피해자와 유족을 위한 추도기념시설 및 일제강제동원 역사교육 공간과 지역주민을 위한 문화휴식 공간이 되고 있다. 근처에 유엔기념공원이 있어서 평화와 인권 역사를 기억하고 교육하는 구실을 하고 있다.

김우림 관장은 “공인 국립박물관이 됨으로써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국립박물관 구실에 맞는 역사관 사업콘텐츠를 개발하고 중장기 발전계획을 수립해 국민에게 사랑받고 희생자들을 함께 기억하고 일본의 만행을 널리 알리는 역사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