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현/ 중부지역본부 부장

영국의 저널리스트 마이클 브린은 ‘한국인을 말한다’라는 책을 통해 한국은 부패, 조급성, 당파성과 같은 많은 문제점이 있지만 그와 함께 훌륭한 점도 매우 많다고 직언했다.

세계적 시사주간지 더타임스의 서울 주재기자로 15년간 근무했던 그가 말한 한국인을 간추려 보면 △평균 IQ가 105를 넘는 유일한 나라 △일하는 시간 세계 2위이면서 평균 노는 시간 세계 3위인 잠 없는 나라 △문맹률 1% 미만인 유일한 나라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이자 아직도 휴전 중인 나라 △세계 2위 경제대국인 일본을 발톱 사이 때만큼도 안 여기는 나라 △여성가족부가 존재하는 유일한 나라 △가장 단기간에 IMF외환위기를 극복해 세계를 경악시킨 나라 등이다.

마이클 브린은 또 △미국 여자 프로골프 상위 100명 중 30명이나 들어간 나라 △세계 각국 유수대학의 우등생 자리를 휩쓰는 나라(2위 이스라엘, 3위 독일) △유대인을 게으름뱅이로 보이게 하는 유일한 민족 △세계에서 가장 기가 센 민족으로 강한 사람에게는 무의식적으로 ‘놈(미국놈, 왜놈, 되놈, 러시아놈)자’를 붙여 깔보는 게 습관이 된 나라 △약소국민(아프리카, 인도네시아, 베트남 사람 등)에게는 ‘놈’자를 붙이지 않는 나라 등으로 우리나라와 국민들을 평가했다.

영국 맨체스터 출신으로 이코노미스트지 기자를 지낸 다니엘 튜더도 수년에 걸친 한국 생활로 얻은 한국에 대한 여러가지 현실을 ‘한국, 불가능한 나라(Korea, The Impossible Country)’라는 책으로 엮었다.

그는 이 책에서 극심한 남남갈등 같은 정치적 문제, 재벌의 과도한 영향력, 여성의 고위직 진출에 대한 차별, 과도한 영어 교육과 술 문화 등을 아우르는 한국의 키워드를 ‘경쟁’으로 정의했다.

한국을 잘 이해한다는 두 외국인 기자가 남긴 말을 종합해 보면 좋은 생각인지 나쁜 생각인지는 명확하게 판단을 내리기 어렵지만 분명한 것은 무조건 칭찬은 아니라는 것이다.

어느 부분에서는 얼굴이 화끈거리고, 어느 부분에서는 잔잔한 미소를 짓게 했던 두 기자가 비수처럼 던진 ‘성공의 의미와 경쟁의 부정적 의미를 한국사람은 한 번쯤 되새겨 봤으면 좋겠다’라는 말이 가슴을 찡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