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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달려온다
미주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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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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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용/메릴랜드대학 교수

   
 

최근 중국의 역사, 산업, 교육의 거점 도시인 인구 2,000만의 항저우(杭州)에서 열린 고분자중합공학 국제학회에 참가하고 돌아왔다. 중국은 한국의 많은 기업이 진출해 있고 한국과의 교류가 많아서 그리 낯선 나라는 아니고 중국의 발전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약 열흘 동안 중국에 머물면서 중국에 대해 가졌던 고정 관념이 깨졌고 중국이라는 나라의 놀라운 역동성을 두 눈으로 볼 수 있었다. 이 짧은 글을 통하여 한인 사회와 필자가 중국에 대하여 보고 느낀 것을 나누어 보고자 한다.

중국이라고 하면 싸구려 물건을 전 세계에 만들어 파는 나라, 짝퉁 제품 제조의 원산지, 이웃 나라들을 힘으로 제압하려는 나라 등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번에 중국에 직접 가서 본 느낌을 한 마디로 정리한다면 중국이 세계의 중심을 향해서 맹렬한 속도로 달리고 있는 중이라는 것이다. 이는 눈에 보이는 중국 사회의 변화뿐만 아니라 필자가 만나고 토의한 중국 대학의 교수들의 연구 활동과 그들과의 대화내용을 통하여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괄목할만한 것은 중국 특유의 ‘인해전술’이 과학기술 연구개발에도 그대로 적용되어 미국이나 한국에서는 거의 불가능할 정도의 많은 대학원 학생들(보통 교수 한 사람이 20~30명 또는 그 이상)을 한 명의 교수가 지도하며 연구하고 있는 경우가 흔하고 게다가 이들 대학원생들이 매우 우수하다는 점과 이제 그들의 연구 내용 자체도 상당한 수준에 도달하였다는 점이다.

필자가 방문한 쯔짱(浙江)대학은 북경대학, 청화대학과 더불어 중국의 삼대 명문중의 하나인데 중국의 경제 발전과 더불어 일류 수준의 과학 연구 시설을 갖추고 있었고 인력이 하도 풍부하다보니 수많은 연구원들이 연구 기기를 전담하여 운용하고 있어 대학 연구자들이 신속하고 편리하게 연구할 수 있도록 체제가 되어 있었다. 이는 정말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부러운 모습이었다.

중국의 공학 연구는 실용성, 응용성에 많은 무게를 두고 있는 편인데 특히 미국 학자들의 기초과학 기술연구 결과를 이들은 재빠르게 흡수하여 응용연구로 전환시켜 이를 산업화에 연계하는데 많은 힘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한국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아이디어나 기술을 실용화하는데 미국처럼 많은 비용과 시간을 들이지 않아도 되는 산업 구조가 형성되어 있어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내는 효율이 놀라울 정도이다.

학회에서 발표된 중국학자들의 논문도 과거와는 달리 매우 높은 수준의 논문이 많았고 미국 같으면 오랜 시간이 걸려서 실험하고 분석해야할 연구들을 짧은 시간에 많은 대학원생 연구원들이 달려 붙어 해낸 것을 보고 참 대단하다고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무엇보다도 이번에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중국인들의 자신감과 긍지였는데 그것은 허풍이 아니고 충분한 근거가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중국 과학 기술 연구의 약진하는 모습을 보면서 앞으로 10년 이내에 세계의 과학 기술계 판도가 근본적으로 바뀌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모국 한국은 어떻게 이러한 격랑을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인가 걱정이 되기도 하였다.

여기에 필자의 제한된 관찰 대상이었던 항저우와 수저우(蘇州) 지역은 이미 90년대 말 또는 2000년대 초의 서울의 수준에 육박하고 있지 않은가 하는 인상이었는데 초고층 호화 아파트, 잘 발달된 고속도로, 빠르고 편리한 고속열차, 현대화된 농촌 주택, 비교적 높은 시민정신, IT 기술의 보편화는 중국에 가기 전 상상했던 것을 훨씬 뛰어넘는 것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인상적인 것은 중국 학생들의 교수에 대한 태도였다. 그들은 하나같이 예의 바르고 공손하였다. 특히 나의 많은 논문을 보고 공부했다며 감사하다고 말하는 중국 대학원생들과 젊은 중국 교수들의 인사를 받으며 학자로서의 보람과 기쁨을 느꼈다.

중국은 가깝게 지낼 수밖에 없는 나라지만 두려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는 나라이다. 미국은 그렇다 해도 우리 모국 한국은 정말 국가적으로 분발해서 중국을 능가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나가게 되길 간절히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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