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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本의 言論에 비친 한국의 새 대통령 - Ⅰ
권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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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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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정ㅣ일본 류코쿠대 명예교수]

   
 

한국의 대통령 선거가 끝나자마자, 자기 나라 일본을 “너무나 사랑해” 유명해진 우익 저널리스트 사쿠라이요시코(桜井よしこ)와 (이제는 귀화해서 남의 나라가 되었지만) 자기 나라 한국을 “너무나 헐뜯어” 유명해졌고 변변한 학술논문 하나 없이도 대학교수까지 된 오선화(呉善花)의 대담 단행본 ‘빨간 나라(赤い国)’(産経新聞社)가 나돌고 있다. 오선화는 월간지 ‘WiLL’ 7월호에 “공상적 친북자 문재인은 단명으로 끝난다”라는 앞뒤 알 수 없는 글도 싣고 있다. …대한민국이 이렇게 가볍게 회자되는 것은 일본의 오만 탓인가, 한국의 국가적 품격 실추 때문인가?

2017년 5월 10일 일본의 신문 조간은 일제히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을 1면 톱기사로 보도하고 해설, 특집기사, 사설 등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활자의 크기나 지면의 넓이로 보자면 프랑스 대통령 마크롱의 당선보다 훨씬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고, 미국 대통령 트럼프의 당선과 거의 맞먹을 정도다. 한국과 일본은 가깝고 이해관계가 깊은 나라이기 때문일까, 최근 한국 정치의 극적인 상황 변화 때문일까…

아사히(朝日)신문은 1면 톱에 “한국 대통령에 문재인 씨”라는 큰 제목 아래, ‘9년만에 혁신정권’ ‘여당 홍 씨 등에 대차’ 등의 작은 제목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을 전하면서 ‘일한 합의(위안부 문제) 둘러싸고 대립도’ 예상되지만 외교 안보 분야에서 양국의 협력이 크게 요구되는 시기인 만큼 하루빨리 새 정권과의 관계 구축을 서두르고 싶다는 일본 정부의 의사도 보도하고 있다. 같은 1면의 인기 고정 칼럼 ‘텐세이징고(天声人語)’에서는 문 대통령의 양친이 6.25 사변 때 거제도수용소에 피난해 있었고, 초등학교시절 가난해서 월사금을 내지 못해 교실에서 쫓겨났었다는 에피소드를 소개하면서, 격차사회 구조에 비판적인, 정치의식 높은 젊은 층의 지지가 뜨거운 대통령의 ‘따뜻한’ 정치를 보고 싶다고 쓰고 있다. 1면 이외에도 6개 면에 걸쳐 문재인 대통령의 프로필, 주요 공약, 박 전 대통령의 탄핵-파면에서 이번 선거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자세히 기술하고 있으며, 재일동포 등 각계의 견해, 한국의 경제 사ㅇㅇ정 등 관련 기사도 눈을 끈다. 한국의 새 정권에 대한 염려스러운 시각의 기사도 끼어있다. ‘일한, 흐린 침로(針路)’라는 큰제목 아래, ‘위안부 합의 재교섭도’라든가 ‘경제·안보 협력 불투명’ 등의 소제목 기사를 볼 수 있다. ‘융화를 도모하여 국정 재건을’ 당부하는 사설에서도 북한과의 대화를 서둘러 미국, 일본과의 보조가 흔들리지 않기를 바란다든가 한일 양 정부가 외교의 지혜를 짜내어 이루어낸 위안부 합의를 존중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도쿄(東京)신문은 1면 톱에 ‘한국 대통령에 혁신계 문 씨’라 걸어놓고 ‘대북 융화로 전환 농후’, ‘일한 관계 개선 어려워’라는 소제목을 달고 있다. 2면에서는 ‘일본, 미국, 한국의 대북 연대에 틈새’, “북조선(북한)은 혁신정권의 ‘융화’에 기대”라는 소제목 아래 문 정권의 성격과 외교 안보 정책에 대한 예상 기사를 싣고 있다. 9면에서도 “한국 새 대통령에 혁신계 문 씨-중국, 대북(정책)의 변화 가능성”을 내다보고 있다.

「아사히」도 「도쿄」도 문재인 정권을 혁신정권이라 못 박고 있으며 한일관계의 개선은 어렵고 대북(한)관계는 좋아지리라 점치고 있다. 이러한 논조의 흐름은 다른 신문에서도 대체로 공통적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일부의 우익계 일간지, 주간지, 월간지에서는 문 정권 내지 한국을 ‘욕’하고 비아냥대는 기사가 눈에 많이 띈다. 「산케이(産経)신문」은 문 정권을 좌파-반일 정권으로 단정지어놓고 며칠을 계속해서 비판과 비아냥 섞인 기사를 내고 있다. 문 정권은 “반일 세론에 영합하는 것일까?”(5.13.)라는 특집기사에서, “국민의 대다수가 심정적으로(한일 위안부 문제) 합의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라는 문 대통령의 말을 전하고, “자국 국민의 감정을 어떻게 다른 나라가 무조건 존중하리라 믿는가?” 힐난하면서 「국민정서법(国民情緒法)」을 우선시키는 한국에는 역시 민주주의는 무리라고 큰소리치고 있다. 민주주의의 기본인 법치가 실현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또, “문 정권은 좌파색을 내세워”(5.13.) 역사 국정교과서를 폐지하고 친북 월광(月光-moon light) 정책을 펼칠거라고 비아냥거리고 있다.

월간지 「SAPIO」7월 호는 특집으로 “한국에 「반일의 폭풍」 다시”를 꾸며 위안부 합의 재검토, 사드 배치, 한국군의 모럴 붕괴, 격차사회문제(7방 세대) 등을 다루고, 이러한 상황에서 문 정권 아래 반일의 폭풍이 일 것은 뻔하다고 단언하고 있다. 월간지 「타카라지마(宝島)」는 한술 더 떠 별책 “극좌 반일의 대통령 탄생으로 한반도는 대혼란에 빠진다”는 전제가 달린 「한국 대 광란(韓国大狂乱)」을 발행하고 있다. 이 별책은 “문재인 대통령의 탄생은 일한 결렬의 서장…” “배신의 나라와 단교해라!” “중국, 미국과 거리를 두고 북한과 협조 노선을 걷다!?” 등 걷잡을 수 없이 극단적이고 독선적인 기사로 채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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