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17.10.20 금 21:23
재외선거, 의료보험
> 오피니언 > 기고
고려인사회의 평화통일활동“고려인 이주 150주년 유라시아대륙횡단, 한반도종단 자동차랠리”를 중심으로
김원일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7.10.09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김원일 / 모스크바프레스 발행인]

   
 

한반도가 분단된 지 이제 벌서 70년을 넘겼다. 남북 분단상황의 지속은 단지 한반도내의 비극에 그치지 않고 재외동포사회의 화합과 발전에도 큰 지장을 초래하는 원인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통일문제는 한민족의 구성원이라면 그 사람이 국내외 어디에 거주하던 누구나가 함께 해결을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가장 중요한 민족적 과제이다. 따라서 우리 재외동포들도 한국민들과 함께 통일사업에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우리가 바라는 온전한 한민족공동체는 남과북의 통일과 더불어 해외에서 생활하는 재외동포들도 아우르는 더 큰 통일로 비로소 완성될 것이기 때문이다.

재외동포사회의 형성과 특징

한국의 재외동포사회의 발생과 전개과정은 한국의 근현대사와 그 궤를 함께 하고 있다. 한국의 근현대사는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조선말 정치경제적 혼란에서 비롯된 약 150년 전 러시아로의 첫 이주를 시작으로 식민지시대에는 연해주와 간도지역으로의 대규모 이주가 이어졌다. 이와 동시에 일본 본토와 사할린, 미국의 하와이 등으로도 간헐적이고 지속적으로 한국민의 이주가 이루어졌다. 그리고 해방 후에는 주로 미국을 중심으로 독일 등 유럽으로의 이주가 이루어지게 되었다.

이러한 한국민들의 이주역사는 약 100여 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이 기간은 한민족사에서 조선의 멸망과 식민지시대 그리고 분단시대를 관통하는 매우 드라마틱하면서도 복잡한 양상을 가지게 되는 시기이다.

다른 국가 국민들의 해외이주와 비교하여 한국민 이주의 독특한 성격을 보여주는 것이 다음에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는 주로 한반도 주변 4대 강국에 한국민들이 대규모로 이주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둘째는 비교적 이주 초창기에 대규모로 이주가 이루어졌던 중국과 러시아지역이 냉전시대의 영향과 외교관계 단절 때문에 반세기가 넘도록 한국과 교류가 끊어져 있었다는 점이다. 이러한 교류의 단절은 문화적 단절을 낳았고 더군다나 러시아와 중앙아시아지역의 이주민들은 모국어인 한국어를 잃어버리는 언어적 단절까지 겪게 되었다.

고려인사회의 현황

고려인은 주로 러시아와 중앙아시아지역에 거주하는 한인후손들을 의미하는 용어이다.

고려인동포는 한반도와의 지역적 사회적 단절로 인해 다른 재외동포사회와 비교하여 독특한 특성을 갖게 되었다. 그들이 생활하고 교육받은 기간은 주로 구소련 시대이다. 소련은 사회주의국가로서 민족이 아닌 계급중심의 사회였다. 그러다 보니 민족교육이나 민족의식 고취를 반사회주의적인 경향으로 판단하고 금지하는 정책을 펴게 된다. 그래서 고려인동포들의 민족교육이나 한국어교육이 제대로 이루어 질 수가 없었다. 게다가 식민지시기에 조국을 떠난 고려인들은 땅 설고 물 설은 타국, 타지에서 생존하고 생활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현지에 빠르게 동화될 수밖에 없었다.

1990년도 한국과 소련의 수교 이후에 한반도 남단에 대한민국이라는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적으로 성공한 국가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고려인 동포들이 접하게 되었다. 그리고 소련에서 사회주의가 몰락하고 새로 독립한 중앙아시아의 국가들이 민족주의적인 성향을 정책적으로 내세우며 국가통합을 이루어 나갔다. 이러한 거주국의 민족주의적 정책의 영향과 대한민국의 발전상에 대한 정보들은 고려인들이 비로소 본인들의 민족적 정체성에 대해서 눈뜨게 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대표적으로 고려인 이주가 집단적으로 이루어 졌던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 양국의 고려인에 대한 정책의 차이가 고려인사회의 발전 방향을 갈라놓게 된다. 카자흐스탄은 비교적 타민족 친화적인 정책을 폈고, 이에 따라 고려인들은 생활기반을 상실하지 않고 고려인사회공동체도 카자흐스탄 국가 안에서 계속 발전해 나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반해 우즈베키스탄정부의 지나친 민족주의 강화정책은 고려인들의 생활기반 상실로 이어졌고, 따라서 이들이 러시아로 재 이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이들 우즈베키스탄출신 고려인동포들은 러시아내에서 고려인사회의 주류를 형성하게 되었다.

통일사업으로서의 이주 150주년 자동차랠리

고려인 동포들은 지난 2014년 러시아 이주 150주년을 기념하는 대규모의 행사들을 자체적으로 준비하고 사업의 성공을 위해서 러시아와 남북한 정부의 협력을 이끌어 내는데 큰 역할을 해냈다.

   
▲ 지난 2014년 7월, '한인 러시아 이주 150주년'을 맞아 고려인 동포가 추진했던 러시아-남북한 종주 자동차 랠리팀이 모스크바를 출발하고 있는 모습.(자료사진)

특히 2014년 7월 7일부터 8월 23일까지 진행되었던 고려인이주 150주년 기념 자동차랠리는 고려인동포사회가 가진 저력을 보여준 훌륭한 통일운동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 사업의 준비와 진행에는 남 북 러 3국이 협력이 반드시 필요했다.

자동차를 이용해 유라시아대륙을 횡단하고 북한을 거쳐 한국으로 입국하는 과정에는 먼저 러시아을 비롯한 중앙아시아 각 국가의 동의와 협력이 필요하다. 여기에는 러시아와 중앙아시아에 거주하는 고려인동포사회의 지지와 협력이 큰 힘을 발휘하였다. 뿐만 아니라 사실 이 사업 성공의 관건은 남한과 북한의 자동차랠리사업에 대한 지지와 협력을 확보하는 것에 있었다.

필자는 당시 민주평통 모스크바협의회장으로 재임하고 있었다. 민주평통 모스크바협의회는 이주 150주년 행사들에 협조하고 있었다. 그래서 행사준비 과정에서부터 고려인동포사회 지도자들의 활약상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취재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가졌다. 필자는 취재 과정 중에 자동차랠리 사업을 성사하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이는 그들의 헌신적인 모습에서 큰 감동을 받곤 하였던 기억이 더욱 새롭다.

자동차랠리사업은 고려인 민족문화자치회(대표 김 에네르스트) 전 러시아고려인 연합회(회장 조 바실리) 러시아고려인통일연합회(회장 김 펠릭스) 세 단체의 협력으로 많은 난관들을 극복하고 잘 진행될 수 있었다.

사업을 진행하면서 북러간에는 국경통과 문제, 그리고 남북한간에는 휴전선 통과 문제로 적지 않은 갈등을 겪었다. 이 문제들의 해결에는 러시아쪽은 고려인 민족문화자치회가 담당해서 러시아정부의 협조를 이끌어내었다. 그리고 북한쪽은 러시아고려인통일연합회가 그리고 남한쪽은 전러시아고려인연합회가 설득을 진행해 어렵사리 북러간 국경통과와 남북한간의 휴전선 통과가 이루어질 수 있었다. 사실 그동안 전러시아고려인연합회는 한국에 가까운 단체 그리고 러시아고려인통일연합회는 북한과 가까운 성향의 단체로 분류되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 단체들이 자동차랠리 사업 성공을 위해서 각자 남한과 북한을 설득하는 정치력을 발휘했다. 특히 러시아고려인통일연합회의 김 펠릭스회장은 휴전선 통과를 허가 받기 위해 자비로 북한을 수 차례나 방문하여 북한당국을 설득하였다고 한다. 사실 러시아고려인통일연합회는 그동안 한국 측에서는 이른바 친북단체로 성향이 분류되어 조금은 꺼려해 왔던 조직이었다. 그런데 이 단체는 자동차랠리행사에서 북한의 입장 변화를 이끌어 내는데 큰 역할을 해내었다.

고려인자동차랠리사업의 성사를 통해서 우리는 러시아에서 고려인 동포들이 가질 수 있는 한반도 통일과정에서의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역할을 해낼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해 볼 수 있다. 박근혜정부 당시 남북관계가 매우 경직되어 있을 때 이들은 러시아라는 공간을 활용하여 자동차랠리사업을 준비 함으로서 비록 잠시 동안이었지만 남북한간에 대화와 협력사업의 틀을 만들어 낸 것이다. 고려인 동포사회의 이러한 통일을 위한 활동들이 단지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아야 한다. 남 북 러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사회 문화 교류사업들을 고려인사회에서 계속 준비해 나갈 수 있다면 그 자체로서 큰 의미을 갖는 평화와 통일을 위한 사업이 될 수 있다.
.
평화통일사업과 재외동포의 역할에 가지는 기대

러시아 내의 고려인들은 사할린동포를 제외한다면 대부분이 우즈베키스탄 출신들이 차지하고 있고 고려인사회의 지도층도 마찬가지이다. 이들은 우즈베키스탄에서 러시아로 이주해 오기 시작한지가 불과 20년 정도로 얼마 되지 않았다. 그들에겐 새로 시작한 러시아 생활에 적응해야 하고, 또한 생활터전도 러시아에 다시 만들어야 하는 과제들이 시급하다. 이런 상황은 러시아에서 고려인동포들의 사회정치적 성장이 이제서야 시작되고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런 어려운 사회경제적 조건 속에서도 그들의 표현대로라면 “역사적 조국(한반도)”과 “우리조국(러시아)”사이의 교류와 협력에 대한 관심과 남한과 북한의 통일에 기여하기 위해서 자동차랠리사업을 준비했다고 조바실리 전고려인연합회 회장은 기자에게 밝히기도 했다.

재외동포의 고국과 연계된 사회활동의 범위는 재외동포가 거주하고 있는 국가의 국제적 위상과 대한반도 정책 그리고 거주국의 이민정책 등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

이에 따라 재외동포의 통일활동도 각자 거주하는 국가의 상황에 알맞게 매우 다양한 방법으로 이루어 질 수밖에 없고 또한 당연히 그래야만 할 것이다. 2014년 고려인동포 이주 150주년 행사로 기획된 자동차랠리는 러시아에 거주하는 재외동포로서 실행이 가능한 매우 의미 있고 창조적인 평화통일사업의 사례를 보여주었다. 이렇게 각 재외동포사회의 실정에 적합한 다양한 평화통일사업들이 더욱 많이 개발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재외동포사회의 평화통일 활동에 한국정부의 지원들이 활성화 될 수 있기를 바래본다.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전체기사의견(0)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회사소개광고문의기사제보구독신청찾아오시는길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 110-888 서울시 종로구 종로 19 B동 1118호 (종로1가, 르메이에르종로타운) | Tel 02)2075-7141~3 | Fax 02)2075-7144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 01003 | 등록일자 : 2009. 10. 24 | 발행인 : 이구홍(전 재외동포재단 이사장) | 개인정보취급담당자 : 최유정
Copyright 2008 세계한인신문. All Rights Reserved.mail to oktime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