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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문호 조이기 어디까지 갈까
미주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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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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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유회 / 논설위원

   
 

처음엔 범죄자를 겨냥했다. 멕시코와 국경에 장벽을 쌓는 정책 시행을 둘러싼 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슬람 국가에 대한 입국 금지 조처가 나왔다. 그리고 합법 이민 규모 축소와 불법체류 청년 추방 유예 프로그램(DACA) 폐지 방안이 나왔다. 처음엔 불법 이민이었지만 최근엔 합법 이민도 타겟임이 분명해졌다.

'법대로'를 앞세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새로운 이민정책에서는 귀화 시민권자도 예외가 아니었다. 시민권 신청 과정에서 불법이 없는지 들여다보겠다고 나섰다. 이런 접근 방법은 결국 모든 이민자에 대한 정보 수집 시도로 이어졌다. 불법 이민자에 대한 단속을 넘어 영주권자와 귀화 시민권자까지 소셜미디어 정보를 수집하겠다는 의도다. 이민 과정과 사회보장 혜택까지 이민 이후의 주요 정보를 담은 '이민자 파일'을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정책은 확고해 보인다. DACA 폐지가 여의치 않자 영주권자 감소와 맞바꾸려 하고 있다. 백악관이 DACA를 폐지하지 않는 대신 연간 100만 명 수준인 영주권 발급 건수를 50만 건으로 줄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영주권자 축소의 근거는 레이즈(RAISE) 법안이다. 정식 명칭은 '튼튼한 경제를 위한 미국 이민개혁'이다. 이민 축소가 경제를 살린다는 명분을 앞세운 이 법안은 법안으로서 생명이 다했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다시 테이블 위로 올라왔다. 지금까지 나온 이민정책을 보면 트럼프 행정부의 태도는 분명하다. 불법 이민자는 추방하고 신규 이민자는 줄인다. 명분은 '법대로'일 수도 있고 '경제적 이득'일 수도 있다.

미국의 이민 문호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열렸다 닫혔다를 반복했지만 지금은 닫히는 쪽으로 방향이 바뀌는 시점임을 부정하기 어렵다. 문제는 이것이 트럼프 행정부만의 특성인지, 트럼프 이후에도 이어질 것인지 단언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지난 2월 민주당 선거전략가 스탠리 그린버그는 중서부의 한 카운티에서 백인 유권자를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했다. 최근 민주당에서 공화당으로 돌아선 카운티가 많은 중서부 주의 여론 변화 상황을 파악하려는 시도였다. 이들 카운티의 특징은 이민자 인구 증가율은 가파르게 상승한 반면 토박이 젊은이들은 일자리를 찾아 다른 도시로 떠났고 남은 노년층은 변화를 싫어하는 상황이었다. 문화 충돌의 전형적인 구조였고 트럼프는 이를 잘 활용했다. 그 수가 많아진 이민 2세대가 부모 세대와 달리 전통적으로 이민에 우호적인 도시를 벗어나기 시작한 것도 이런 변화의 원인 중 하나가 됐다. 일부 지역에서는 대선 때 인종 구성 변화에 대한 불만으로 트럼프에 표를 던진 이들이 3명 중 1명이었다. 이민 정책은 연방정부의 몫인 만큼 이들의 투표는 결국 전국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됐다. 이런 추세가 트럼프 정부가 끝나면 종결된다고 확언할 수 있을까. 이건 지금의 정책이 옳으냐 그르냐, 반대하느냐 찬성하느냐는 문제 이상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아무런 근거 없이 단순히 성향 때문에 정책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트럼프 행정부가 놀라운 것은 시민권자까지 이민정책 대상으로 삼겠다는 태도다. 지금까지는 시민권자가 되는 순간 이민정책의 대상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제 이것도 확고한 것이 아닐 수 있다. 지금까지는 미국 땅에서 태어나면 부모의 시민권 여부와 상관없이 자동으로 시민권자가 되는 것이 일치된 합의였다.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이마저도 확신할 수 없다. 트럼프가 추진하는 이민 정책 변화가 이를 떠받치는 여론을 바탕으로 한 것이라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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