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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상황 급변, 문 정부 ‘실력’은 지금부터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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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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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신모 / 외교전문기자

   
 

북한이 지난달 29일 화성-15형 미사일을 발사하고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것은 북핵 문제의 새로운 국면을 예고하는 신호탄이다. ‘2017년 11월29일 이전과 이후’로 구별될 만큼 큰 변화가 생길 수도 있다.

북한이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완전히 입증한 것은 아니지만, 북핵 문제를 다루는 국제적 메커니즘은 이 같은 북한의 ‘정치적 선언’에 따라 변할 수밖에 없다. 국가 전략도 당연히 달라져야 한다.

‘핵·경제 병진노선’의 한 축인 핵무력이 완성됐다고 선언한 북한의 다음 목표는 나머지 한 축인 ‘경제강국 건설’이다.

따라서 북한은 제재 해제에 매달릴 것이다. 북한은 미국의 위협에 대비하는 것 외에는 핵을 다른 곳에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자신들에게 가해진 제재가 부당하다는 점을 부각시킬 것이다. 또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분위기를 누그러뜨리고 비핵화 요구의 강도를 낮추는 데 국가적 역량을 집중할 것이다.

제재가 느슨해진다는 것은 국제사회가 북한의 핵보유를 더 이상 문제 삼지 않기 시작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곧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따라서 북한이 말하는 ‘경제강국 건설’ ‘병진노선 완성’ ‘제재 해제’ ‘핵보유국 지위 인정’ 등은 모두 같은 의미를 가진 동의어다.

지금 북핵에 대한 미국의 입장은 과거와 완전히 다르다. 북한이 핵기폭 장치를 개발하는 단계에 머물러 있을 때 미국에게 북핵 문제는 동북아 지역 문제였다. 지역 동맹국의 안보문제이며 국제 비확산체제의 사안일 뿐이었다. 하지만 북한 미사일이 미국을 사정권에 넣게 되면서 북핵은 지역 문제가 아닌 ‘미국의 안보 문제’가 됐다. 트럼프 행정부가 역대 어느 행정부보다 북핵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 배경이다. 이제 미국은 북핵 문제의 ‘운전석’을 다른 나라에 넘겨주지 않을 것이다.

북한은 마지막 한 걸음을 남겨둔 현 단계에서 ‘동결’을 미끼로 미국을 협상장으로 끌어들이려 할 가능성이 높다.

지금 한·미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추가 제재 등 강력한 대응을 말하고 있지만, 제재를 강화하고 나면 결국 협상론이 고개를 들 수밖에 없다. 그리고 만약 협상이 열린다면 이는 북한과 미국이 주도하게 되고 한·미 관계는 시험대에 오르게 될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는 안보 문제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북한이 미국을 직접 위협하지 않는 선에서 핵능력 동결, 핵 사용 및 확산 금지 등에 합의하고 관계개선을 모색하게 되면 북한에는 최상이며 한국에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북핵 문제는 어느덧 한·미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지점까지 흘러왔다. 미국과의 철저하고 세밀한 협의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협상의 궁극적 목표가 ‘한반도 비핵화’라는 것을 분명히 하고 이에 대한 미국의 확실한 동의를 받아야 한다. 또한 북한이 핵을 갖고 있는 한 절대 제재는 풀릴 수 없고 정상적인 국제사회의 일원이 될 수도 없으며 핵보유보다 비핵화의 인센티브가 더 크다는 것을 북한이 인식하도록 하는 작업도 병행되어야 한다. 이제는 한국이 이 문제를 주도하기 어렵다.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대북·북핵 전략이 필요하다. 달라진 북핵 논의 구조 속에서 한국의 목소리가 실종되거나 국익에 반하는 쪽으로 흐름이 전개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문재인 정부의 실력은 이제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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